아들을 위한 인문학/채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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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55) 가난하면서도 여유 있는 것이 낫다아들을 위한 인문학/채근담 2023. 7. 18. 04:08
사치스러운 사람은 부유해도 만족하지 못하니, 어찌 검소한 사람이 가난하면서도 여유 있는 것과 같을 수 있겠는가 일에 능숙한 사람이 애써 일하고서도 원망을 불러들이니, 어찌 서투른 사람이 한가로우면서도 본래 상품을 지키는 것과 같을 수 있겠는가 한나라의 엄군평은 점을 치는 것이 생업이었다. 그러나 그는 다른 점쟁이들과는 달리 일정한 액수만 벌면 손님을 받지 않았다. 엄군평은 부리나케 가게문을 닫고 자신의 책을 쓰기 위해 공부를 하곤 하였다. 옛날에는 이렇듯 엄군평처럼 벼슬을 하지 않고 숨어서 학문을 닦는 사람이 꽤나 많았다. 엄군평의 이름이 나라 안에서 퍼져 나가자 실력을 아까워하며 벼슬자리에 추천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았다. 엄군평은 늘 정중히 거절하곤 했다. 하루는 어떤 이름난 부자가 엄군평을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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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54) 마음 바탕을 깨끗이 한 후에 배우고 익히라아들을 위한 인문학/채근담 2023. 7. 11. 03:17
마음 바탕을 깨끗이 한 다음에야 비로소 책을 읽어 옛것을 배울 수 있다. 그렇치 않으면 한가지 착한 일을 보는 대로 훔쳐 자기 욕심을 채우고, 한가지 착한 말마저도 자기의 잘못을 덮는 데 쓸 뿐이다. 이는 곧 적에게 군사를 대주고 도둑에게 양식을 대주는 것과 같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본디 선을 추구하는 양심이 있다. 그런데 살아 나가면서 욕심이 마음을 더럽히기 시작한다. 먹고 입고 사는데 불편함이 없으면 자족할 일이지, 열등의식을 느낀다거나 더 많이 갖겠다는 생각으로 악을 행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욕심을 비리며 다시 마음이 차분히 안정되고 정결한 기쁨을 맛볼 수 있다. 마음이 깨끗하게 되었을 때 학문을 하고 벼슬을 해야 한다. 마음을 제대로 닦지도 않은 사람이 지식을 쌓아 높은 벼슬자리에 오른다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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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53) 세상 일에 균형을 잘 잡으며 살라아들을 위한 인문학/채근담 2023. 7. 4. 03:43
사람들의 형편을 보면 다 달라서 많이 가진 이도 있고 못 가진 이도 있는데 어찌 나만 홀로 다 가지려고 할 수 있겠는가 또 자기의 마음을 보더라도 도리에 맞는 것도 있고 맞지 않는 것도 있는데 어찌 모든 사람이 다 도리에 맞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이같은 자신과 남을 견주어 가면서 자신을 다스려 나간다면 이것도 세상을 살아가는 한 방편이 될 것이다 자살이라는 말을 바꾸어 읽으면 살자가 된다. 냉랭하게 느껴지는 남이라는 말에 한 획자 빼면 님이 되고 힘든 말에 한 획을 더하면 짐은 무거움을 벗고 가뿐한 잠이 된다. 벌은 사람의 생명을 뺴앗을 수도 있는 독침을 잊고 반짝이는 별이 된다. 악은 나쁜 모양새를 버리고 좋은 사람을 살리는 약이 된다. 힘든 일에서도 한 획을 더하면 정신의 줏대인 얼이 된다. 징 그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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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52) 베푼 은혜를 따져 보답을 바라지 말라아들을 위한 인문학/채근담 2023. 6. 27. 03:21
은혜를 베푼 사람이 안으로 자신을 의식하지 않고 밖으로 남에게도 나타내지 않는다면 곡식 한 알이 뿌려져서 온 들판을 덮은 것과 같고 남에게 베푸는 사람이 자기의 은혜 베푼 것을 따져서 남에게 보답을 강요한다면 비록 수십억의 재물을 베풀었다고 해도 한 푼의 공로도 없는 것이다 위무는 진나라의 대부였다. 그에게는 아름다운 첩이 한명 있었다. 어느날 위무가 병으로 몸져눕게 되었다. 아직 정신이 맑을 때 그는 아들 위과에게 일러 말했다. 내가 죽으면 첩을 좋은 사람에게 개가시켜 주어라 그러나 그 뒤 병이 깊어져 죽게 되자 위무는 또 유언을 하였다. 내가 죽으면 저 첩을 나와 함께 순장을 시켜라. 위무가 죽자 아들은 아버지의 어떤 유언을 따를지 생각하였다. 차라리 정신이 있을때의 명령을 좋아서 개가를 시키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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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51) 잘못한 일을 마음 깊이 새겨두라아들을 위한 인문학/채근담 2023. 6. 20. 03:27
내가 남에게 베푼 일은 마음에 새겨두지 말고 잘못한 일은 마음 깊이 새겨두어야 한다. 남이 내게 베푼 일은 잊지 말고 내가 남에게 원한이 있거든 잊어야 한다 어느날 저녁, 미국의 황야에 살던 한 개척자의 집에 지치고 허기진 인디언 한 사람이 와서 먹을 것을 청했다. 개척자는 거칠게 퍼부었다 내게 줄 것은 아무것도 없어 가라 인디언놈아 인디언은 잠시 그 개척자를 흘겨보더니 가 버렸다. 그런 일이 있은 뒤 며칠이 지나서 개척자는 사냥하러 갔다가 깊은 숲 속에서 그만 길을 잃고 말았다. 저녁이 되어 희미한 불빛을 보고 그곳을 향해 갔다. 그는 그 불빛이 어떤 인디언의 막사 안에서 비쳐 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막사에 가서 자기 집으로 가는 길을 물었다. 그러나 그 인디언은 만류하며 말했다 길이 아주 멉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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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50) 보통 사람은 너그럽고도 엄격하게 조절하여 대하라아들을 위한 인문학/채근담 2023. 6. 13. 03:11
태평한 세상에 살 때는 몸가짐을 방정하게 하고 어지러운 세상에 살 때는 마땅히 원만해야 하며 평범한 세상에 살 때는 마땅히 떳떳하면서도 원만하여 적절하게 처신해야 한다. 선량하고 착한 사람은 대할 때는 마땅히 너그러워야 하고 약한 사람은 대할 때는 마땅히 엄격해야 하며 평범한 보통 사람을 대할 때에는 마땅히 너그러움과 엄격함을 함께 자녀 적절하게 대해야 한다 안회는 배움을 좋아하고 성품도 좋아 공자의 총애를 받는 제자 중의 하나였다. 하루는 공자의 심부름으로 시장에 들렀다가 한 포목점 앞에서 가게주인과 손님이 시비가 붙어 소란스러운 것을 보았다. 38은 분명히 23인데 당신이 왜 나한테 24전을 달라느냐 말이야. 안회는 이말을 듣자마자 바로 정정을 해주었다. 38은 분명히 24인데 왜 23입니까 ?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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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49) 일에 시달려본 사람만이 일 적음이 복인 줄 안다아들을 위한 인문학/채근담 2023. 6. 7. 03:05
일이 적은 것보다 더한 복이 없고 마음 쓸 일이 많은 것보다 더한 화가 없다. 그러므로 오직 일에 시달려 본 사람이라야 일이 적은 것이 복됨을 알고 마음이 평안한 사람이라야 마음 쓸 일이 많은 것이 화임을 알게 된다 얼마전 빌 게이츠가 과로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기사가 있다. 일이 많고 돈이 많은 것이 백 프로 복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자칫하면 건강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성피로와 과로사의 위험이 따르는 것을 알고 주위해야 한다. 빌 게이츠는 돈을 더 벌고 싶어서가 아니라 일이 그렇게 좋아서 몰두한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는 몇 년째 전세계 부자 순위에서 1위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건지 모를 정도로 갑부인데 빌 게이츠의 재산으로 보스턴시의 모든 주택을 살 수 있다는 조사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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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48) 어두운 곳에서도 죄를 짓지 말라아들을 위한 인문학/채근담 2023. 5. 31. 03:12
간이 병들면 눈이 멀게하고 콩밭이 병들면 귀가 들리지 않는다. 병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 들지만 반드시 남들이 모두 다 볼 수 있는 곳에 나타난다. 그러므로 참된 사람은 밝은 곳에서 죄를 짓지 않으려면 먼저 어두운 곳에서 죄를 짓지 않아야 함을 안다 정조 때의 명신인 정홍순은 영조 21년 문과에 급제한 후 좌의정까지 올랐다. 그의 과거에 합격하기 전, 동구릉에 다녀오는 영조의 행차를 구경하고 돌아올 때였다.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정홍순은 항상 가지고 다니던 갈모를 꺼내 썼다. 그리고 여분으로 있던 갈모를 젊은 선비에게 선뜻 빌려 주었다. 마침 선비가 사는 곳이 이웃 동네였다 어느 댁인지 알려 주시면 날이 밝은 대로 돌려 드리겠습니다. 정홍순은 집의 위치를 설명해 주었다. 정홍순은 어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