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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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44) 작은 것 / 수선화 / 반짝이는 별이여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5. 4. 3. 02:26
작은 물방울작은 모래알그것이 크나큰 바다가 되고아름다운 나라가 된다 작은 때의 움직임비록 하찮을지라도그것은 마침내 영원이라고 하는위대한 시대가 된다 조그만 친절조그만 사랑의 말그것이 지상을 에덴이 되게 하고천국과 같게 만든다 골짜기와 산위에 높이 떠도는구름처럼 외로이 헤매 다니다나는 문득 떼 지어 활짝 펴 있는황금빛 수선화를 보았나니 호숫가 줄지어 선 나무 아래서미풍에 한들한들 춤을 추누나 은하에서 반짝이며 깜빡거리는별들처럼 총총히 연달아 서서수선화는 샛강 기슭 가장자리에끝없이 줄지어 서 있었나니 흥겨워 춤추는 꽃송이들은천 송인지 만 송인지 끝이 없구나 그 옆에서 물살도 춤을 추지만수선화의 흥보다야 나을 것이랴 이토록 즐거운 무리에 어울릴 때시인의 유쾌함은 더해지나니 나는 그저 바라보고 또 바라볼 뿐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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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43) 내 마음은 / 송화강 뱃노래 / 성터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5. 3. 27. 03:00
내 마음은 호수요그대 저어 오오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촛불이요그대 저 문을 닫아 주오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최후의 한 방울도 남김 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그대 피리를 불어 주오나는 달 아래 귀를 기울이며, 호젓히나의 밤을 새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이요잠깐 그대의 뜰에 머무르게 하오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같이외로이 그대를 떠나오리다 새벽 하늘에 구름장 날린다에잇 에잇 어서 노 저어라 이 배야 가자구름만 날리나내 맘도 날린다 돌아다보면은 고국이 천리런가에잇 에잇 어서 노 저어라 이 배야 가자온 길이 천 리나갈 길은 만 리다 산을 버렷지 정이야 버렸나에잇 에잇 어서 노 저어라 이 배야 가자몸은 흘러도넋이야 가겠지 여기는 송화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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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명시들-42) 진정한 여행 / 꿈속의 여행 / 이별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5. 3. 20. 03:00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리지 않았다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어느 길로 가야 할 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하롱베이에 비가 내리네한 차례 폭풍이 진한 커피를 저어내고하롱베이는 아직 만나지 못한 연인들처럼기다림에 지친 마음을 흔들어놓네 이제는 다시 만날 수가 없네괴롭게도 내가 돌아서야 한다면오 아름다웠던 꿈이여 !계속 멀어져만 가는 그대 뒷모습흔들리네, 하롱베이처럼 그대의 모습 상상 속에 두기로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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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41) 장미 / 이발사의 봄 / 체념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5. 3. 13. 03:00
장미밭이다붉은 꽃잎 바로 옆에푸른 잎이 우거져가시도 햇살 받고 서슬이 푸르렀다 벌거숭이 그대로춤을 추리라눈물에 씻기운발을 뻗고서붉은 해가 지도록춤을 추어라 장미밭이다피 방울 지면꽃잎이 먹고 기진하며는가시마다 살이 묻은꽃이 피리라 봄의 요정들이단발하러 옵니다 자주공단 옷을 입은 고양이는 졸고 있는데유리창으로 스며드는 프리즘의 채색은면사인 양 덮어 줍니다 늙은 난로는 가맣게 묵은 담뱃불을 빨며힘없이 쓰러졌습니다 어항 속에 금붕어는용궁으로 고향으로꿈을 따르고 젊은 이발사는 벌판에 서서구름 같은 풀을 가위질할 때 소리 없는 너의 노래 끊이지 마라벽화 속에 졸고 있는 종달이여 봄 안개 자욱히 내린밤거리 가등은 서러워 서러워깊은 설움을 눈물처럼 머금었다 마음을 앓는 너의 아스라한 눈동자는빛나는 웃음보다 아름다와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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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40) 화살과 노래 / 사람에게 묻는다 / 새끼손가락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5. 2. 27. 02:00
하늘 우러러 나는 활을 당겼다화살은 땅에 떨어졌었지. 그 어딘지는 몰라도그렇게도 빨리 날아가는 그 화살을그 누가 볼 수 있으랴 하늘 우러러 나는 노래를 불렀다노래는 땅에 떨어졌었지. 그 어딘지는 몰라도눈길이 제 아무리 예리하고 강하다 한들날아가는 노래를 그 누가 볼 수 있으랴 오랜 세월이 흐른 후 한 느티나무에나는 보았다. 아직 꺾이지 않은 채 박혀 있는화살을, 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한 친구의 가슴 속에 살아있는 것을 나는 들었다 땅에게 묻는다땅은 땅에게 어떻게 사는가 ?땅이 대답한다우리는 서로 존경하지 물에게 묻는다물과 물은 어떻게 사는가 ?물이 대답한다우리는 서로 채워 주지 사람에게 묻는다사람은 사람과 어떻게 사는가 ?사람은 사람과 어떻게 사는가 ?스스로 한번 대답해 보라 새끼손가락은 조그맣지학교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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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39) 호접 / 청개구리 / 자화상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5. 2. 20. 02:41
가을 바람이 부니까호접이 날지 않는다 가을 바람이 해조같이 불어와서울 안에 코스모스가 구름처럼 쌓였어도호접 한 마리도 날아오지 않는다 적막만이 가을 해 엷은 볕 아래 졸고그 날이 저물면 벌레 우는 긴긴 밤을등피 끄스리는 등잔을 지키고 새우는 것이다 달이 유난하게 밝은 밤지붕 위에 박이 다른 하나의 달처럼화안히 떠오르는 밤 담 너머로 박 너머로지는 잎이 구울러 오면호접같이 단정한 어느 여인이 찾아올 듯 싶은데..... 싸늘한 가을 바람만이 불어와서나의 가슴을 싸늘하게 하고입김도 서리같이 식어 간다 청개구리는 장마 때에 운다. 차디찬 비 맞은나뭇잎에서 하늘을 원망하듯 치어다보며 목이터지도록 소리쳐 운다 청개구리는 불효한 자식이었다. 어미의 말을 한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 어미 청개구리가 오늘은 산에 가서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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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38) 유월이 오면 / 그녀는 유령이었네 / 도움말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5. 2. 13. 03:00
유월이 오면 나는온종일 향긋한 건초더미 속에내 사랑과 함께 앉아산들바람 부는 하늘에흰 구름 얹어놓은눈부신 궁전을 바라보련다 그녀는 노래를 부르고나는 노래를 지어주고아름다운 시를 온종일 부르리다남몰래 내 사랑과 건초더미 속에 누워 있을 때인생은 즐거우리라 내 눈길에 처음 반짝이고 띄었을 때그 여인은 환희의 유령이었네한순간의 장식을 위해 불쑥 튀어나온사랑스런 유령 사려 깊은 자세로 살아가는 여인삶과 죽음 사이로 걸어가는 여행자흔들림 없는 이성과 조화로운 의지통찰력과 재능을 지닌 여인고귀한 품성과 신의 계시를 따라 태어난완전한 여인경고하고 위로하며 지배하는 여인그러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천사 같은 빛으로찬란한 빛을 발하는 유령이었네 내 말을 잘 듣게, 여보게들태어난다는 것은 괴로운 일죽는다는 것은 비참한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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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37) 황혼에 서서 / 설야 / 비는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5. 2. 6. 03:00
산이여, 목메인 듯지긋이 숨죽이고 바다를 굽어보는먼 침묵은 어쩌지 못할 네 목숨의아픈 견딤이랴 너는 가고애모는 바다처럼 저무는데 그 달래임 같은물결 같은 내 소리 세월은 덧이 없어도한결 같은 나의 정 어느 먼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이 한밤 소리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 가며서글픈 옛 자췬 양 흰 눈이 내려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내홀로 밤 깊어 뜰에 내리면머언 곳에 여인의 옷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이는 어느 잃어진 조각이기에싸늘한 추회 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료 한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호올로 찬란한 의상을 하고흰눈은 내려 내려서 쌓여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린다 비는 하나씩 불안을 벗어 던졌어비는 하나씩 인습을 벗어 던졌어비는 하나씩 속력을 벗어 던졌어비는 그날떨어지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