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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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48) 소녀의 자화상 / 내 소중한 친구여 / 사랑의 세레나데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5. 5. 1. 03:00
나는 정말로 어여쁜가요 ? 이마는 환하고 얼굴은 곱고입술은 연분홍빛이라고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는데내가 정말 어여쁜지 말해 주세요 내 눈은 에메랄드, 가느다란 눈썹금발의 머리카락, 오뚝 선 콧날희다흰 목덜미, 토실토실한 턱나는 정말로 어여쁜가요 ? 내 소중한 친구여, 너 사랑에 빠졌구나새로운 고통에 시달리고 있구나 네 머릿속은 갈수록 어두워지고네 가슴속은 갈수록 환해지겠지 내 소중한 친구여, 너 사랑에 빠졌구나네가 그것을 설사 고백하지 않아도심장의 불길이 벌써 네 조끼 사이로훨훨 타오르는 것이 보이는구나 당신의 푸른 창으로나에게 장미 한 송이를 던져주오내 가슴속은 빛으로 가득 차서여기 계절처럼 그대 창가를 찾아왔소내 눈 속에는 구름, 헝클어진 내 머리카락 당신은 한 잎 한 잎 피어난 장미 꽃송이나의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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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47) 산유화 / 소연가 / 푸른 하늘을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5. 4. 24. 03:00
산에는 꽃 피네꽃이 피네갈 봄 여름 없이꽃이 피네 산에산에피는 꽃은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새여꽃이 좋아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꽃이 지네갈 봄 여름 없이꽃이 지네 꽃 향이 밤 그늘의 품에 안겨끝이 없는 넓은 지열을돌고 돌며 펼쳐와슬픔이 날아 있는 먼 추억을 건드리면 나는 아직도너를 사랑하고 있는 것을분명히 알고 만다 새 주둥이 같은 입술이빨간 열매를 쫓으려던 유혹에너도 여인이므로타박타박 고개 숙인 채 걸어간 것을 지금은 다시 돌아오렴열린 창앞을 쫓는 제비같이너도 나를 찾아오렴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부러워하던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사람이면 알지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노래하는가를피의 냄새에 섞여 있는가를혁명은왜 고독한 것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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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46) 나는 슬픔의 강을 건널 수 있어요 / 사랑 / 시인의 죽음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5. 4. 17. 03:00
나는 슬픔의 강은 건널 수 있어요가슴까지 차올라도익숙하거든요하지만 기쁨이 살짝만 날 건드리면발이 휘청거려 그만넘어집니다. 취해서조약돌도 웃겠지만맛 본 적 없는 게 새 술이니까요그래서 그런 것뿐입니다 힘이란 오히려 아픔닻을 매달기까지훈련 속에 좌초되는 것거인에게 향유를 주어보세요인간처럼 연약해질 테니히말라야 산을 주어보세요그 산을 번쩍 안고 갈 것입니다 키스로 나를 축복해 주는 너의 입술을즐거운 나의 입이 다시 만나고 싶어 한다고운 너의 손가락을 어루만지며나의 손가락에 깍지 끼고 싶다 내 눈이 목마름을 네 눈에 적시고내 머리를 깊숙이 네 머리에 묻고언제나 눈떠 있는 젊은 육체로네 몸의 움직임에 충실히 따라늘 새로운 사랑의 불꽃으로 천 번이나너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하고 싶다 우리의 마음이 온전히 가라앉고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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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45) 사향 / 남으로 창을 내겠소 / 금잔디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5. 4. 10. 03:00
눈을 가만히 감으면 굽이 잦은 풀밭 길이개울물 돌돌돌 길섶으로 흘러가고백양 숲 시립을 가린 초집들도 보이구요 송아지 몰고 오면 바라보던 진달래도저녁 노을처럼 산을 둘러 퍼질 것을어마씨 그리운 솜씨에 향기로운 꽃지짐 어질도 고운 그들 멧냄새도 캐어 오리집집 끼니마다 봄을 씹고 사는 마을감았던 그 눈을 뜨면 마음 도로 애젓하오 남으로 창을 내겠소밭이 한참 갈이괭이로 파고호미론 풀을 매지요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강냉이가 익걸랑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잔디잔디금잔디 심심 산천에 붙은 불은가신 임 무덤가에 금잔디봄이 왔네, 봄빛이 왔네버드나무 끝에도 실가지에봄빛이 왔네 봄날이 왔네심심 산천에도 금잔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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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44) 작은 것 / 수선화 / 반짝이는 별이여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5. 4. 3. 02:26
작은 물방울작은 모래알그것이 크나큰 바다가 되고아름다운 나라가 된다 작은 때의 움직임비록 하찮을지라도그것은 마침내 영원이라고 하는위대한 시대가 된다 조그만 친절조그만 사랑의 말그것이 지상을 에덴이 되게 하고천국과 같게 만든다 골짜기와 산위에 높이 떠도는구름처럼 외로이 헤매 다니다나는 문득 떼 지어 활짝 펴 있는황금빛 수선화를 보았나니 호숫가 줄지어 선 나무 아래서미풍에 한들한들 춤을 추누나 은하에서 반짝이며 깜빡거리는별들처럼 총총히 연달아 서서수선화는 샛강 기슭 가장자리에끝없이 줄지어 서 있었나니 흥겨워 춤추는 꽃송이들은천 송인지 만 송인지 끝이 없구나 그 옆에서 물살도 춤을 추지만수선화의 흥보다야 나을 것이랴 이토록 즐거운 무리에 어울릴 때시인의 유쾌함은 더해지나니 나는 그저 바라보고 또 바라볼 뿐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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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43) 내 마음은 / 송화강 뱃노래 / 성터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5. 3. 27. 03:00
내 마음은 호수요그대 저어 오오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촛불이요그대 저 문을 닫아 주오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최후의 한 방울도 남김 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그대 피리를 불어 주오나는 달 아래 귀를 기울이며, 호젓히나의 밤을 새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이요잠깐 그대의 뜰에 머무르게 하오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같이외로이 그대를 떠나오리다 새벽 하늘에 구름장 날린다에잇 에잇 어서 노 저어라 이 배야 가자구름만 날리나내 맘도 날린다 돌아다보면은 고국이 천리런가에잇 에잇 어서 노 저어라 이 배야 가자온 길이 천 리나갈 길은 만 리다 산을 버렷지 정이야 버렸나에잇 에잇 어서 노 저어라 이 배야 가자몸은 흘러도넋이야 가겠지 여기는 송화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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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명시들-42) 진정한 여행 / 꿈속의 여행 / 이별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5. 3. 20. 03:00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리지 않았다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어느 길로 가야 할 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하롱베이에 비가 내리네한 차례 폭풍이 진한 커피를 저어내고하롱베이는 아직 만나지 못한 연인들처럼기다림에 지친 마음을 흔들어놓네 이제는 다시 만날 수가 없네괴롭게도 내가 돌아서야 한다면오 아름다웠던 꿈이여 !계속 멀어져만 가는 그대 뒷모습흔들리네, 하롱베이처럼 그대의 모습 상상 속에 두기로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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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41) 장미 / 이발사의 봄 / 체념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5. 3. 13. 03:00
장미밭이다붉은 꽃잎 바로 옆에푸른 잎이 우거져가시도 햇살 받고 서슬이 푸르렀다 벌거숭이 그대로춤을 추리라눈물에 씻기운발을 뻗고서붉은 해가 지도록춤을 추어라 장미밭이다피 방울 지면꽃잎이 먹고 기진하며는가시마다 살이 묻은꽃이 피리라 봄의 요정들이단발하러 옵니다 자주공단 옷을 입은 고양이는 졸고 있는데유리창으로 스며드는 프리즘의 채색은면사인 양 덮어 줍니다 늙은 난로는 가맣게 묵은 담뱃불을 빨며힘없이 쓰러졌습니다 어항 속에 금붕어는용궁으로 고향으로꿈을 따르고 젊은 이발사는 벌판에 서서구름 같은 풀을 가위질할 때 소리 없는 너의 노래 끊이지 마라벽화 속에 졸고 있는 종달이여 봄 안개 자욱히 내린밤거리 가등은 서러워 서러워깊은 설움을 눈물처럼 머금었다 마음을 앓는 너의 아스라한 눈동자는빛나는 웃음보다 아름다와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