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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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15) 청자 수병 / 아침 이미지 / 하늘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8. 22. 03:45
아련히 번져내려구슬을 이루었네벌레를 살며시풀포기를 헤치듯어머니의 젖빛아롱진 이 수병으로이윽고 이르렀네 눈물인들또 머흐는 하늘의 구름인들오롯한 이 자리어이 따를손가서려서 슴슴히희맑게 엉긴 것이랑여민 입은은히 구을른 부푸름이랑궁글르는 바다의둥긋이 웃음 지은 달이라커니 아롱아롱묽게 무늬지어 어우려진 운학엷고 아스라하여라있음이여 ! 오 저으기 죽음과 이웃하여꽃다움으로 애설푸레 시름을어루만저어라 오늘 뉘 사랑 이렇듯 아늑하리야 ?꽃잎이 팔랑거려손으로 새는 달빛을 주우려는 듯나는 왔다 어둠은 새를 낳고, 돌을 낳고꽃을 낳는다아침이면,어둠은 온갖 물상을 돌려 주지만스스로는 땅 위에 털고물상들은 몸을 움직이어노동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즐거운 지상의 잔치에금으로 타는 태양의 즐거운 울림아침이면,세상은 개벽을 한다 하늘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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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14) 사랑하는 여인 / 이기주의 / 지금의 나를 사랑해 주세요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8. 8. 03:42
그녀는 내 눈꺼플 위에 있고그녀의 머리칼은 내 머리칼 속에그녀는 내 눈과 같은 빛깔하늘 위로 사라진 조약돌처럼그녀는 내 그림자 속에 잠겨 사라진다 그녀는 언제나 눈을 뜨고 있어나를 잠 못 이루게 한다그녀의 꿈은 눈부신 빛으로 싸여태양을 증발시키고나를 웃게 하고 울고 웃게 하고할말이 없어도 말하게 한다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세상이 오더라도여전히 남아있는 것은 이기주의 그것은 감기 바이러스와 같은 것이어서늘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전염시킨다 전염경로인 공기와 물을 없앨 수도 없는 일오직 마음을 개조시킬 수밖에 없는 일 그것의 유일한 방법은 인류 최고의 무기인 사랑이다그 사랑은 만능열쇠처럼 어떠한 마음도 열 수 있다 만일 자신을 용서하고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당신은 자신의 아름다움만알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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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13) 강강술래 / 난초 / 어느 시간의 대위법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8. 1. 03:05
여울에 몰린 은어떼삐비꽃 손들이 둘레를 짜면달무리가 비잉빙 돈다 가아웅 가아웅 수우워얼래에목을 빼고 설움이 솟고.... 백장미 밭에 공작이 취했다 뛰자 뛰자 뛰어나 보자강강술래 누리에 테이프가 감긴다열 두 발 상모가 마구 돈다달빛이 배이면 술보다 독한 것 기폭이 찢어진다갈대가 쓰러진다 강강술래강강술래 빼어난 가는 잎새 굳은 듯 보드랍고자주빛 굵은 대공 하얀 꽃이 벌고이슬은 구슬이 되어 마디마디 달렸다 본디 그 마음은 깨끗함을 즐겨하여,정한 모래 틈에 뿌리를 서려 두고미진도 가까이 않고 우뢰 받아 사느니라 다같이 발을 멈추면더욱 어수선한교통 차단의 질서 밖에서 ------------- -----------가만히 어깨를 치는-----------가로수의 가랑잎의 하나 습기 어린 정지를 넘어시민의 말없는 의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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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12) 생의 계단 / 사랑하는 사람 가까이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7. 25. 03:34
만발한 꽃은 시들고청춘은 늙음에 굴복하듯이인생의 간 계단도 지혜도 덕도 모두영원히 존재하지는 않는다 삶이 부르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마음은 용감하게 그러나 슬퍼하지 말고새로운 계단에 들어갈 수 있도록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만 한다 생의 단계의 시초에는우리를 지켜주고 살아가게 하는 마력이 깃들어 있다우리는 이어지는 생의 공간을 명랑하게 지나가야 하나니 우리가 어떤 생활권에 뿌리를 내리고마음 편히 살게 되면 무기력해지기 쉽나니세로운 출발과 여행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자만이우리를 게으르게 하는 습관에서 벗어나게 하리라 희미한 햇빛, 바다에서 비쳐올 때나 그대 생각하노라달빛 휘영청 샘물에 번질 때나 그대 생각하노라 길 저 멀리 뽀얀 먼지일 때나 그대 모습 보노라이슥한 밤 오솔길에 나그네 몸 떨 때나 그대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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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10) 불사르자 / 자화상 / 빛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7. 18. 03:22
아, 빨간 불을 던지라, 나의 몸 위에 그리하여 모두 태워 버리자나의 피, 나의 뼈, 나의 살 !자아를 모두 태워 버리자 ! 아, 강한 불을 던지라, 나의 몸 위에그리하여 모두 태워 버리자나의 몸에 붙어 있는 모든 애착, 모든 인습그리고 모든 설움 모든 아픔을 자아를 모두 태워 버리자 아, 햇불을 던지라, 나의 몸 위에그리하여 모두 태워 버리자나의 몸에 숨겨 있는 모든 거짓, 모든 가면을오 그러면 나는 불이 되리라타오르는 불꽃이 되리라그리하여 불로 만든 새로운 자아에 살아보리라 불 타는 불, 나는 영원히 불나라에 살겠다모든 것을 사루고, 모든 것을 녹이는 불나라에 살겠다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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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11) 그대가 늙거든 / 물망초 / 고양이와 새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7. 11. 03:26
그대 늙어서 머리 희어지고잠이 많아져 난로 옆에서 졸게 되거든이 책을 꺼내서 천천히 읽으라그리고 한때 그대의 눈이 지녔던 부드러운 눈매와 깊은 그늘을 꿈꾸라 그대의 기쁨에 찬 우아한 순간들을얼마나 사랑했으면 그릇된 혹은 참된 사람으로그대의 아름다움을 사랑했는지를그러나 어떤 이는 그대의 떠도는 방랑벽을 사랑했고그대 변한 얼굴의 슬픔을 사랑했음을 그리고 난롯가의 붉게 타는 방책 옆에몸을 굽히고 조금은 슬프게 중얼거려라남몰래 높은 산 걷기를 얼마나 좋아하고그의 얼굴을 별무리 속에 감췄다라고 맑은 물 흐르는 시냇가에하늘색 물망초가 홀로 피었다물결은 밀려와 입맞춤하지만다시금 사라져 잊어버린다 온 마을사람들이 슬픔에 잠겨상처 입은 새의 노래를 듣네마을에 한 마리뿐인 고양이고양이가 새를 반이나 먹어 치워 버렸다네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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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9) 머들령 / 소라 / 승무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7. 4. 03:24
요강원을 지나머들령옛날 이 길로 원님이 나리고....등짐장사가 쉬어 넘고도둑이 목 축이던 곳분홍 두루막에남빛 돌띠 두르고할아버지와 이 재를 넘었다뻐꾸기 자꾸 우는 날감장 개명화에 발이 부르트고파랑 갑사댕기손에 감고 울었더니흘러간 서른 헨데우월 하늘에 슬픔이 어린다 바다엔 소라저만이 외롭답니다허무한 희망에 몹시도 쓸쓸해지면소라는 슬며시 물 속을 그린답니다 해와 달이 지나갈수록소라의 꿈도 바닷물도 굳어간답니다 큰 바다 기슭엔온종일 소라저만이 외롭답니다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대에 황촉 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을 넓고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올린 외씨버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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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8) 태만의 죄 / 사랑을 물으신다면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6. 27. 03:18
태만의 죄당신이 하지 않은 일들에 대한 죄해가 질 무렵에 당신의 마음을아프게 하는 것은 바로 그것 부드러운 말을 잊었다면편지를 보내지 않았다면보내야 할 꽃을 보내지 않았다면잠자리에 든 당신은 괴로울 것이다 형제의 길 앞에 놓인 돌을 치우지 않았다면신중히 충고해야 할 때쓸데없을 잔소리만 늘어놓았다면당신이 애정을 보여야 할 때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당신의 걱정만 생각했다면 그것이 문제다 작은 친절의 가치, 그것은 소홀히 대하기가 쉽다도울 수 있는 기회를 그것도 소홀히 대하기 쉽다 태만의 죄해가 질 무렵에 당신의 마음을아프게 하는 것은 바로 그것 머리 위로 파란 가을 하늘이 드리우고낙엽들 하나둘씩 떨어질 때 말해주세요우리가 왜 사랑에 빠지는지사랑이 무엇을 줄 수 있는지다시 말해주세요 우리 둘 사이로 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