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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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27) 그리움은 나의 숙명 / 장미 잎사귀 / 그대가 있기에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11. 28. 02:59
그리움은 나의 숙명나는 그리움의 계곡 한복판에 홀로 서 있는 외로움 성기묘한 현악기의 울림이부드러이 그 성을 에워싸고 있다 말해다오어두운 성 깊숙한 곳에서 탄식하는 파도여너는 어디서 온 것인지너 역시 나처럼 꿈꾸는 나날을 노래하고잠들지 못하는 밤을 노래하는가 비밀의 현으로부터 울리는한숨과도 같은 그 영혼은 누구인가짙은 벌꿀의 향기처럼 황홀한황금빛 들판으로 향하는가 작렬하던 태양도 스러져세월이 나를 지치게 하여도장미는 여전히 향기를 내뿜고추억은 속삭이듯이 가슴속에 새겨진다 너의 노래를 들려다오, 비밀의 현이여꿈꾸는 성에 너와 함께 머물고 싶다 그리움은 나의 숙명나는 그리움의 계곡에 홀로 서 있는외로운 성 장미 잎사귀 노랗게 시들어분수문에 파르르 떨어질 때고요히 들리는 갈피리 소리서글픈 마을을 더하여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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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26) 벌거숭이의 노래 / 예감의 새 / 별의 아픔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11. 21. 03:12
나는 벌거숭이다옷 같은 것은 나에게 쓸 데 없다나는 벌거숭이다제도 인습은고인의 옷이다나는 벌거숭이다시비도 모르고 선악도 모르는 나는 벌거숭이다. 그러나 나는 두루마기까지 갖추어 단정히 옷을 입는제도와 인습에 추파를 보내어 악수하는썩은내가 물씬물씬 나는 구도덕에 코를 박은본능의 폭풍 앞에 힘없이 항복한 어린 풀이다 나는 어린 풀이다나는 벌거숭이다나에게는 오직 생장이 있을 뿐이다태양과 모든 성신이 운명하기까지,나에게는 생명의 감로가 내릴 뿐이다온 누리의 모든 생물들로 더불어나는 영원히 생장의 축배를 올리련다 그리하여 나는 노래하려 한다만물의 영장이라는 감투를 쓴 사람으로부터똥통을 우주로 아는 구더기까지그러나 형제들아내가 그대들에게 이러한 노래를서슴지 않고 보내는 것을 기뻐하라새로운 종족아, 나의 형제들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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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25) 꿈을 잊지 마세요 / 의심하지 말아요 / 거두어들이지 않은 것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11. 14. 03:17
어둡고 구름이 낀 것 같던 날은 잊어버리고태양이 환하게 빛나던 날을 기억하세요실패했던 날은 잊어버리고승리했던 날을 기억하세요 지금 번복할 수 없는 실수는 잊어버리고그것을 통해 교훈을 기억하세요어쩌다 마주친 불행은 잊어버리고우연히 찾아온 행운을 기억하세요 외로웠던 날은 잊어버리고친절한 미소를 기억하세요이루지 못한 목표는 잊어버리고항상 꿈을 지녀야 한다는사실을 기억하세요 그대를 생각할 때면사랑하는 마음이 다시 솟구쳐요아마 그대는 상상도 못할 거에요내가 얼마나 당신을 그리워하는 지를지금 이 순간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당신의 손을 잡고 말하는 거에요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나의 삶에서 당신을 얼마나 원하는지를요 부탁이에요당신에 대한 나의 사랑을의심하지 말아요나의 사랑은 지금도우리가 처음 만나 사랑을 나누기 시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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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 24) 꽃을 위한 서시 / 출범의 노래 / 눈물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10. 31. 03:12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미지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너는 이름도 없이피었다 진다 눈시울이 젖어드는 이 무명의 어둠에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 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을 흔들다가돌에까지 스미면 금이 될 것이다......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여 해는 오르네둥실 둥실 둥실 둥실.....어이 내 젊은 가슴에는 붉은 해 오르네둥실 둥실 둥실 둥실...... 바다는 춤 추네추울렁 출렁 추울렁 출렁어이 내 젊은 가슴에도 바다는 춤추네추울렁 출렁 추울렁 출렁 바닷 바람에 햇발을 쪼각 쪼각 깨물며돗대 끝에 높이 달린 깃발은 펄럭인다퍼얼럭 펄럭 퍼얼럭 펄럭 ..... 어어 내 젊은 가슴에도 깃발은 시원스리펄럭인다퍼얼럭 펄럭 퍼얼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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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23) 살아남아 고뇌하는 이를 위해서 / 여자의 마음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10. 24. 02:59
술이야 언젠들 못 마시겠나취하지 않았다고 못 견딜 것도 없는데술로 무너지려는 건 무슨 까닭인가미소 뒤에 감추어진 조소를 보았나가난할 수밖에 없는 분노 때문인가그러나 설혹 그대가 아무리 부유해져도하루에 세번의 식사만 허용될 뿐이네술인들 안 그런가가난한 시인과 마시든, 부자이든 야누스같은정치인이든 취하긴 마찬가지인데살아남은 사람들은 술에조차 계급을 만들지 세상살이 누구에게 탓하지 말게바람처럼 허허롭게 가게나그대가 삶의 깊이를 말하려 하면누가 인생을 아는 척하려 하면 나는 그저 웃는다네사람들은 누구나 비슷한 방법으로 살아가고살아남은 사람들의 죄나 선행은 물론밤마다 바꾸어 꾸는 꿈조차 누구나 비슷하다는 걸바람도 이미 잘 알고 있다네 때때로 임종을 연습해 두게, 언제든 떠날 수 있어야 해돌아오지 않을 길을 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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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 22) 꽃병 / 망향 / 조춘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10. 17. 03:01
누군가 너의 가는 허리에 이처럼 손을 얹고 있는 여인...그는 누군가 이제부터 이처럼 조용히기다리는가항시 남모를 하나의 충만을 스스로 잉태하고 있는 꽃병 누가 꽂은 것 아닌아아그날 스스로의 어쩔 수 없는 소망으로피어 올린연로 같은꽃 강원도에서 울던새가그 삼림 속으로 날아버린다 잠잠하게 가라앉은청공은저편 동해 물소리에귀가멀었다 대한민국의 한쪽아직도청청하게 푸르러빛나는 목화의기를 흔든다 원목을 두들기는통소리강원도에서 날던새가 울며 가버린아득한삼림에희디흰 빛이 자꾸 일면서가만한옛 고향의 소리도 살아나온다 그럴싸 그러한지 솔빛 벌써 더 푸르다산골에 남은 눈이 다산 듯이 보이고녀토담집 고치는 솔 별발 아래 들려라 나는 듯 숨은 소리 못 듣는다 없을손가돋으려 터지려고 곳곳마다 움직이리나비야 하마 알련만 날기 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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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21) 누른 포도잎 / 산노을 / 깃발 / 소곡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10. 4. 02:00
검젖은 뜰 위에하나 둘....말없이 내리는 누른 포도잎 오늘도 나는 비 들고누른 잎을 울며 쓰나니 언제나 이 비극 끝이 나려나 ! 검젖은 뜰 위에하나 둘....말없이 내리는 누른 포도잎 먼산을 호젓이 바라보면누군가 부르네산너머 노을에 젖은 내 눈썹에잊었던 목소린가산울림 외로이 산 넘고행여나 또 들린 듯한 마음 아, 산울림 내 마음 울리네다가왔던 봉우리 물러서고산 그림자 슬며시 지나가네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아 !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맨 처음 공중에 단 줄을 안 그는 올 가을은음악을 듣고다음은사랑을 할까 우유빛 새벽 하늘장미빛 석양이면가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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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20) 비 오는 날 / 마음의 교환 / 고상한 인품 / 가을비(자작시)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9. 26. 03:40
날은 춥고 어둡고 쓸쓸도 하다비 내리고 바람은 쉬지도 않고넝쿨은 아직 무너져 가는 벽에떨어지지 않으려고 붙어 있건만모진 바람 불때마다 죽은 잎새 떨어지며날은 어둡고 쓸쓸도 하다 내 인생은 춥고 어둡고 쓸쓸도 하다비 내리고 바람은 쉬지도 않는구나나는 아직 무너지는 옛날을놓지 아니하려고 부둥키건만질풍 속에서 청춘의 희망은 우수수 떨어지고나날은 어둡고 쓸쓸도 하다 조용하거라, 슬픈 마음들이여 !한탄일랑 말지어다구름 뒤에 태양은 아직 비치고그대 운명은 뭇 사람의 운명이러니누구에게나 반드시 얼마간의 비는 내리고어둡고 쌀쌀한 날 있는 법이니 나는 내 사랑과 마음을 교환하였다내 품에 그녀를 품었으나왜 그런지 나는포플러 나뭇잎처럼 와들와들 떨었다그녀는 아버지의 승낙을 받으라고 했다그녀의 아버지를 만나며 나는 갈대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