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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 24) 꽃을 위한 서시 / 출범의 노래 / 눈물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10. 31. 03:12
< 꽃을 위한 서시 - 김춘수 >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이 젖어드는 이 무명의 어둠에
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 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이 될 것이다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여
< 출범의 노래 - 김해강 >
해는 오르네
둥실 둥실 둥실 둥실.....
어이 내 젊은 가슴에는 붉은 해 오르네
둥실 둥실 둥실 둥실......
바다는 춤 추네
추울렁 출렁 추울렁 출렁
어이 내 젊은 가슴에도 바다는 춤추네
추울렁 출렁 추울렁 출렁
바닷 바람에 햇발을 쪼각 쪼각 깨물며
돗대 끝에 높이 달린 깃발은 펄럭인다
퍼얼럭 펄럭 퍼얼럭 펄럭 .....
어어 내 젊은 가슴에도 깃발은 시원스리
펄럭인다
퍼얼럭 펄럭 퍼얼럭 펄럭
닻을 감아라
배는 떠난다
바다라도 육지라도 드쉬려는
우리 젊은이들 그득 실은 배는 떠난다
북소리 둥 둥
북소리 둥 둥
오색 테이프줄 줄줄이 늘이고
바다를 두쪽에 푸른 물결을 차며
배는 떠난다
두팔은 펄펄
불 붙은 얼굴에
구리 북채를 들어 북을 둥 둥 울리며
배는 떠난다
새 날을 실러 가는 배는 떠난다
< 눈물 - 김현승 >
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을 제,
나의 가장 나의 종 지닌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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