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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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23) 살아남아 고뇌하는 이를 위해서 / 여자의 마음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10. 24. 02:59
술이야 언젠들 못 마시겠나취하지 않았다고 못 견딜 것도 없는데술로 무너지려는 건 무슨 까닭인가미소 뒤에 감추어진 조소를 보았나가난할 수밖에 없는 분노 때문인가그러나 설혹 그대가 아무리 부유해져도하루에 세번의 식사만 허용될 뿐이네술인들 안 그런가가난한 시인과 마시든, 부자이든 야누스같은정치인이든 취하긴 마찬가지인데살아남은 사람들은 술에조차 계급을 만들지 세상살이 누구에게 탓하지 말게바람처럼 허허롭게 가게나그대가 삶의 깊이를 말하려 하면누가 인생을 아는 척하려 하면 나는 그저 웃는다네사람들은 누구나 비슷한 방법으로 살아가고살아남은 사람들의 죄나 선행은 물론밤마다 바꾸어 꾸는 꿈조차 누구나 비슷하다는 걸바람도 이미 잘 알고 있다네 때때로 임종을 연습해 두게, 언제든 떠날 수 있어야 해돌아오지 않을 길을 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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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 22) 꽃병 / 망향 / 조춘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10. 17. 03:01
누군가 너의 가는 허리에 이처럼 손을 얹고 있는 여인...그는 누군가 이제부터 이처럼 조용히기다리는가항시 남모를 하나의 충만을 스스로 잉태하고 있는 꽃병 누가 꽂은 것 아닌아아그날 스스로의 어쩔 수 없는 소망으로피어 올린연로 같은꽃 강원도에서 울던새가그 삼림 속으로 날아버린다 잠잠하게 가라앉은청공은저편 동해 물소리에귀가멀었다 대한민국의 한쪽아직도청청하게 푸르러빛나는 목화의기를 흔든다 원목을 두들기는통소리강원도에서 날던새가 울며 가버린아득한삼림에희디흰 빛이 자꾸 일면서가만한옛 고향의 소리도 살아나온다 그럴싸 그러한지 솔빛 벌써 더 푸르다산골에 남은 눈이 다산 듯이 보이고녀토담집 고치는 솔 별발 아래 들려라 나는 듯 숨은 소리 못 듣는다 없을손가돋으려 터지려고 곳곳마다 움직이리나비야 하마 알련만 날기 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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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21) 누른 포도잎 / 산노을 / 깃발 / 소곡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10. 4. 02:00
검젖은 뜰 위에하나 둘....말없이 내리는 누른 포도잎 오늘도 나는 비 들고누른 잎을 울며 쓰나니 언제나 이 비극 끝이 나려나 ! 검젖은 뜰 위에하나 둘....말없이 내리는 누른 포도잎 먼산을 호젓이 바라보면누군가 부르네산너머 노을에 젖은 내 눈썹에잊었던 목소린가산울림 외로이 산 넘고행여나 또 들린 듯한 마음 아, 산울림 내 마음 울리네다가왔던 봉우리 물러서고산 그림자 슬며시 지나가네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아 !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맨 처음 공중에 단 줄을 안 그는 올 가을은음악을 듣고다음은사랑을 할까 우유빛 새벽 하늘장미빛 석양이면가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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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20) 비 오는 날 / 마음의 교환 / 고상한 인품 / 가을비(자작시)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9. 26. 03:40
날은 춥고 어둡고 쓸쓸도 하다비 내리고 바람은 쉬지도 않고넝쿨은 아직 무너져 가는 벽에떨어지지 않으려고 붙어 있건만모진 바람 불때마다 죽은 잎새 떨어지며날은 어둡고 쓸쓸도 하다 내 인생은 춥고 어둡고 쓸쓸도 하다비 내리고 바람은 쉬지도 않는구나나는 아직 무너지는 옛날을놓지 아니하려고 부둥키건만질풍 속에서 청춘의 희망은 우수수 떨어지고나날은 어둡고 쓸쓸도 하다 조용하거라, 슬픈 마음들이여 !한탄일랑 말지어다구름 뒤에 태양은 아직 비치고그대 운명은 뭇 사람의 운명이러니누구에게나 반드시 얼마간의 비는 내리고어둡고 쌀쌀한 날 있는 법이니 나는 내 사랑과 마음을 교환하였다내 품에 그녀를 품었으나왜 그런지 나는포플러 나뭇잎처럼 와들와들 떨었다그녀는 아버지의 승낙을 받으라고 했다그녀의 아버지를 만나며 나는 갈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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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19) 세월이 가면 / 청포도 / 오륙도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9. 19. 03:05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그 눈동자 입술은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비가 올 떄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그날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수가, 가을의 공원그 벤치 위에나뭇잎은 떨어지고나뭇잎은 흙이 되고나뭇잎에 덮여서우리들 사랑이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그 눈동자 입술은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내 고장 칠월은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주절이 열리고먼 데 하늘이 꿈 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하이얀 모시 수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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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18) 타는 가슴 하나 달랠 수 있다면 / 사랑, 모든 감각 속에서 지켜지는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9. 12. 03:24
애 타는 가슴 하나 달랠 수 있다면내 삶은 결코 헛되지 않으리 한 생명의 아픔 덜어줄 수 있거나괴로움 하나 달래 줄 수 있다면,헐떡이는 작은 새 한 마리 도와둥지에 다시 넣어줄 수 있다면내 삶은 결코 헛되지 않으리 사랑,그 존재 하나만으로도 세상의 모든 점을 가볍게 해주는최상의 선 내 사랑을 지켜보네, 잠들 때까지나 피곤하여도 지치지 않으며불편할지언정 강요받진 않네 사랑,그것은 진실하고 부드럽고 강하며충실하고 신중하고 오래 참으며 용감하네 사랑은 용의주도하며 겸허하고올바르며 지치지 않고변덕스럽지 않고 헛되지 않으며침착하고 순결하고 확고하고 조용하며모든 감각 속에서 지켜진다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마음 아픈 날엔 가만히 누워 견디라즐거운 날이 찾아오리니 마음은 미래를 산다지나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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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17) 청노루 / 풀잎 / 떠나가는 배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9. 5. 03:11
머언 산 청운사낡은 기와집 산은 자하산봄눈 녹으면 느릅나무속잎 피는 열 두 구비를 청노루맑은 눈에 도는 구름 풀잎은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우리가 풀잎하고 그를 부를 때는우리들의 입 속에서는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거든요바람이 부는 날의 풀잎들은왜 저리 몸을 흔들까요소나기가 오는 날의 풀잎들은왜 저리 또 몸을 통통거릴까요그러나, 풀잎은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우리가 풀잎 풀잎하고 자꾸 부르면우리의 몸과 맘도 어느덧푸른 풀잎으로 돼 버리거든요 나두야 간다나의 이 젊은 나이를눈물로야 보낼 거냐나두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구인들 손쉽게야 버릴 거냐안개같이 물어린 눈에도 비치나니골짜기마다 밭에 익은 묏부리 모양주름살도 눈에 익은 이 -사랑하는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잊는 마음쫓겨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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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16) 연인곁에서 / 미아, 내사랑 / 금빛은 오래 머물 수 없는 것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4. 8. 29. 03:46
태양이 바다의 수면 위를 비추면나는 너를 생각한다희미한 달빛이 우물에 떠 있으면나는 너를 생각한다 먼 길 위에 먼지가 일어날 때나는 너를 본다깊은 밤 좁은 오솔길에방랑객이 비틀거리며 다가올 때거기서 먹먹한 소리를 내며 파도가 일 때나는 네 소리를 듣는다모든 것이 침묵에 빠질조용한 숲 속으로 가서 난 이따금 바람이 살랑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나는 너와 함께 있다. 너는 아직도 멀리 있다지만내게는 무척 가깝구나태양이 지고 이어 별빛이 반짝인다아, 거기 네가 있다면 미아네 이름 아름답다미아 태양빛미아 장미와 불꽃 내 영혼 위에향기를 보낸다넌 날 사랑한다오, 미아 ! 미아, 그대는여자인 너와남자인 나를 녹여서두개의 동상을 만드네 외로운 너 외로운 나목숨이 남아 있는 한사랑하리.오, 미아 ! 자연의 첫 푸름은 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