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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름유출에서 다시 태어난 자연과 공존하는 서산과 태안에 가보면
    아들을 위한 인문학/국내여행 2023. 9. 14. 03:44

    굴포란 인위적으로 파낸 하천을 말하는 것으로 운하라는 뜻이다. 서산시와 태안군 경계 선상에 우리나라 최초의 운하가 될 뻔한 미완의 굴포운하 유적이 남아있다. 삼남지방의 세곡을 실은 선박은 보령 앞바다 ~ 태안 ~ 안흥량 ~당진 난지도를 경유하여 한양까지 운반했다고 한다. 그런데 서해는 전형적인 리아스식해안으로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하고 유속이 강한 데다 암초가 많아서 선박이 자주 전복되고 파손되었다. 그래서 가로림만과 천수만의 큰 갯벌이었던 적돌강을 연결하는 운하를 건설해 세곡을 운반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절약하고 안전성도 높이려고 한 것이다. 고려 인종(1134)에 처음 건설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1669년 현종까지 530년간 계속되었지만 결국 전체 7km 4km만 건설되고 나머지는 완공하지 못했다. 굴포운하가 완공되었다면 지금의 태안은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 되었을 것이다.

     

    판목운하(안목운하)

    반대로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큰 섬인 안면도는 원래는 섬이 아니었다. 태안군 남면과 연결돼 있어 지명도 안면곶이었다. 앞서 굴포운하가 실패하자 그 대안으로 남면과 안면도 북쪽 창기리의 목이 좁은 곳을 파내어 천수만과 서해를 잇게 된다. 개미의 목과 같이 좁은 곳을 파내었다 하여 개미목 또는 판목운하로 불리기도 했다. 이 공사로 인해 안면도는 태안반도에서 떨어져 섬이 되었고 세곡선들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안면반도 남쪽을 빙 돌아 올라가는 대신 물결이 잔잔한 천수만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조선 인조때 완공된 이 바닷길이 우리나라 최초의 운하라고 한다 1980년대 초 서산 간척사업 방조제가 완공되면서 갯벌 마을이었던 천수만 북쪽 지역은 여의도 면적의 서른 배가 넘는 엄청난 농경지로 변하게 된다. 이때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방조제 사이를 유조선으로 막은 상태에서 유조선 탱크에 바닷물을 넣고 바닥에 가라앉혀 조류의 유입을 차단한 후 마지막 물막이를 하는 공법을 제안해 성공했다고 한다 이를 유조선공법 내지 정주영공법으로 방조제가 완공되면서 천수만 한가운데 외로이 떨어져 있던 간월도는 육지와 연결되었다

     

    간월암
    철새 도래지(천수만)

    간월도는 방조제 앞쪽의 조그만 섬 속의 섬 안에서 자리한 암자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달빛을 보고 득도했다고 하여 암자이름을 달빛을 본다는 뜻의 간월암이라고 지었다. 이곳에서 수행하던 무학대사가 이성계에게 보낸 간월도 어리굴젓이 궁중의 진상품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한편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갯벌에서 살아가고 있던 수많은 생명체는 삶터를 잃게 되었지만 넓은 농토가 간척으로 생겨나고 겨울철이면 떨어진 나락을 찾아 간월호와 부남호 일대에 모여든 수많은 철새를 만날 수 있다. 국내 최대의 철새 도래지가 되었다 서산버드랜드는 새로운 철새 도래지인 천수만을 체계적으로 보전 관리하여 체험과 교육 중심의 생태관광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제 천수만은 해산물에 의존하는 어업보다는 논농사와 철새 관광의 명소가 되었다

     

    신두리 해안사구

    우리나라는 22개의 국립공원이 있는데 1호 지리산을 포함한 17개 산악형 국립공원이고 사적형인 경주를 제외한 나머지 4곳은 바다와 관련이 있다(다도해상, 한려해상, 변산반도, 태안해안) 그 가운데 열세 번째로 지정된 태안해안국립공원은 국내 유일의 해안형 국립공원이다. 태안해안국립공원은 해안을 따라 펼쳐진 갯벌과 모래사장(사빈), 모래언덕(사구) 크고 작은 섬들의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다양한 해안 생태계가 공존하고 있어 그 가치가 더하는 곳이다. 넓은 모래사장은 대부분 해수욕장으로 이용되고 있다(학암포, 천리포, 만리포 등) 또한 사구로 모래가 바람에 날려 사빈의 뒤편에 쌓여 만들어지는 지형으로 태안반도 일대는 우선 모래해변이 매우 잘 발달한 데다 겨울철 북서계절풍이 강하게 불어 바닷가에 이러한 사구가 잘 만들어졌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신두리 해안사구는 전체 길이 3.4km 1.5-1.3km에 달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사구이다 내륙과 해안의 생태계를 이어주는 완충지 역할을 하는 해안사구는 육지와 바다 사이의 퇴적물이 양을 조절해 해안을 보호하고 폭풍이나 해일로부터 해안선과 농경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한때 이 지역 사구의 모래는 유리의 원료나 공사용 모래로 사용되어 많은 양이 파헤쳐졌다

     

    천리포 수목원
    천리포 수목원

    신두리 사구 뒤쪽에는 사구 배후습지인 두웅습지도 있다. 두웅습지는 모래로 만들어진 호수에 바닷물이 아닌 민물이 고여 있어 해안사구에 살고 있는 생물들에게 수분 공급원 및 서식지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모래 위에 이처럼 민물이 고일 수 있는 이유는 밀도가 높은 바닷물이 아래쪽으로 스며들어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습지에는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금개구리 등이 집단 서식하고 있어 2002년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고 2007년에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었다. 태안반도 끝부분에는 만리포-천리포-백리포 등 고운 모래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이 이어졌다. 이중 천리포 해수욕장에는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받은 천리포 수목원이 있다. 미국 출신 민병갈원장이 설립했고 국내서 가장 많은 16000종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는 화학비료와 농약의 사용을 줄여 자연 그대로의 숲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백제미소
    삼국미소
    천년의 미소

    서산에는 국보 제 84호로 지정된 서산마애여래삼존불상이 자연 암벽에 새겨 넣어져 있다. 이곳은 강댕이골이라고 부르는 운산면 용현계곡에 위치하고 있다. 운산면은 중국의 불교문화가 태안반도를 거쳐 백제의 수도 부여로 가던 길목이었다. 해골 물 일화로 알려진 원효대사의 흔적을 연결한 자아성찰순례길 원효깨달음길도 당진과 이 지역이 연결되어 있다. 보통 백제의 불상은 단아한 느낌이 드는 귀족 성향의 불상과 온화하면서도 위엄을 잃지 않는 서민적인 불상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서민적인 불상이 서산마애여래삼존불상으로 얼굴 가득 온화하고 아름다운 미소가 특징이다. 이 미소는 햇빛의 각도에 따라 그 표정이 오묘하게 변하는데 아침 햇빛에 비친 평화로운 미소가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다. 마애삼존불 인근에는 백제시대 건립되었다는 보원사지 절터도 있는데 지금은 당간지주와 오층석탑만 남아 있다

     

    해미읍성
    해미읍성 병인박해(1866년)

    문화 및 문물 이동의 길목 역할을 하던 태안반도 일대는 옛날부터 왜구를 비롯한 외적의 침입이 잦던 곳이다. 그래서 해미읍성, 안홍진성, 만리성 등 성곽과 전적지가 많다. 그중 해미읍성은 고창읍성과 낙안읍성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보존이 아주 잘 된 읍성 중 하나이다. 한때 이순신 장군이 충청병마절도사로 부임해 10개월간 근무한 곳이기도 하다. 이지역에 자주 침입하는 왜구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건축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해미읍성은 탱자성이란 뜻으로 지성이라 불리기도 한다. 옛날에는 성을 쌓으면 못을 만들고 물을 끌어쓰는 해자를 만들었으나 해미읍성은 못 대신 가시가 많은 탱자를 심어 적군의 접근을 막았다. 또 해미읍성 성벽에는 청주, 공주 등 각각의 고을명이 새겨져 있다. 이는 건설 당시 고을별로 정해진 구간을 맡기고 만약 책임구간의 성벽이 무너지면 공사자에게 책임을 물어 부실공사를 방지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해미읍성은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했는데 이곳은 1866년 병인박해때 1천명이 이곳에서 처형되었다고 하는데 성안의 호야나무에는 고문의 흔적으로 지금도 철사줄이 박혀 있다

     

    석유는 자동차나 가정용 난방의 연료뿐 아니라 옷이나 신발 등과 같이 우리 생활에 필요한 많은 물건을 만드는 원료로 활용한다 이러한 산업을 석유화학산업이라고 한다. 이는 석유를 원료로 하기 때문에 단지를 형성해 입지하는 경향이 있다. 1970년 석유화학공업육성법을 제정하였고 1972년 울산석유화학단지, 1979년 전남 여수석유화학단지를 건설했다 이후 1991년에 충남 서산에 제 3석유화학공단을 건설하면서 현대 오일뱅크, 호남석유, LG화학, 한화토털, KCC 등 대기업이 단지를 형성하게 되었다. 석유화학산업의 규모는 통상적으로 에틸렌 생산능력을 기준으로 한다. 에틸렌이 합성수지인 폴리에틸렌 등 다양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데 기본이 되는 화학물질이기 때문이다. 에틸렌 생산기준으로 볼 때 미국, 중국, 사우디 다음으로 세계 4위 생산국이라고 한다.(2018년기준)

     

    2007년 태안 원유유출사고

    석유는 태안반도를 포함한 서해안의 재앙이 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2007년 태안 원유유출사고 또는 삼성-허베이 스피리트 원유유출사고라고 부른다. 이 사건은 2007127일 태안 앞바다에서 일어난 사상 최악의 해상 오염 사고이다. 그날 삼성물산 소속 크레인 무동력선을 예인선이 끌고 가다가 와이어가 끊어지는 바람에 정박해 있던 홍콩 선적의 유조선 허베이 스피르트와 충돌했는데 그때 유조선 탱크에 있는 7.8만배럴의 원유가 태안 인근 해역으로 유출되고 말았다. 유출된 원유는 태안반도 일대의 양식장과 어장 등 8천 헥타르를 오염시켜 어패류를 폐사하게 만들었다. 또한 검은 기름띠는 깨끗한 백사장을 자랑하던 만리포,천리포 해수욕장을 덮쳤고 천수만, 가로만, 안면도 등 일대에 퍼져 이 지역 수산업 및 관광산업을 초토화시켰다. 타르 찌꺼기는 군산 앞바다까지 밀려갔으며 이후 전남 진도와 해남을 거쳐 제주도와 추자도 해안에서까지 발견되었다 그때 해안 복구 봉사자가 123만이 참여하여 2014년만에 사고 이전 수준으로 복원되었다고 발표했다. 또한 만리포해수욕장에는 사고 발생 10주년 기념으로 유류피해극복기념관이 세워졌고 기념관 앞에 있는 상징탑은 복구과정을 사람과 바다, 그리고 자연을 모티브를 삼아 희망의 고리로 형상화한 작품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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