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과 진해를 아우른 새로운 도시인 창원에 대해서

 

마산, 진해 창원 세도시를 통합하면서 통합도시의 이름으로 창원을 선택한 것을 보면 창원이란 이름의 역사가 오래되었고 가장 큰 도시이다. 이 지역은 마산만을 중심으로 서쪽에 진해, 동쪽에 웅천이 있었고 그 사이에 회원과 의창이 있었다 조선시대에 왜구의 약탈을 방어하기 위해 회원과 의창을 통합해서 만든 것이 창원이다. 그 중심은 의창구 서상동, 소답동이고 그 유명한 동요로 고향의 봄은 바로 소답동을 가리킨다. 창원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철새들의 휴식처인 주남저수지가 위치하고 있다. 습지는 철새 등 생물에게도 중요하지만 홍수와 가뭄을 조절하고 토양 침식을 방지하며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등 다양한 환경적 기능도 수행한다. 세계 각국은 람사르협약을 맺어 습지를 보호하고 있다. 국제환경올림픽의 람사르총회는 매 3년마다 개최되고 우리나라는 2008년 주남저수지가 위치한 경남에서 열렸다. 한편 홍수때마다 반복되는 강물의 범람으로 인해 하천 주변에는 넓은 범람원 평야가 만들어진다. 홍수가 날 때 상대적으로 굵은 입자는 하천의 가까운 곳에 쌓이는데 이렇게 쌓인 모래는 주변보다 높아지게 되고 넘쳐흐른 물이 다시 강으로 배수되는 것을 막는다. 이를 자연제방이라고 한다. 이 제방 때문에 그 뒤편에는 넘친 물이 오래 머물게 되고 진흙 같은 부유물이 가라앉아 늪지대가 형성된다. 이를 두고 배후습지라고 한다. 그래서 대하천의 하류는 대부분 강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자연제방, 배후습지 순으로 단면이 형성된다

 

낙동강의 홍수는 반복되었고 지대가 높은 자연제방에서 과수원과 밭농사를 일구며 살았다. 넓은 배후습지는 버려진 땅으로 인식되었다. 일본 자본가들이 배후습지를 옥토로 만들었다. 제방을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지대가 높은 낙동강 쪽은 넓은 평야를 만들고, 지대가 낮은 산 밑에는 가뭄과 홍수 때 물을 통제할 수 있는 저수지를 조성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곳이 바로 주남저수지다. 주남저수지는 동남쪽에 있는 동판저수지와 북쪽으로는 산남저수지 그리고 한가운데 주남저수지로 이루어졌다. 주남저수지 물은 동쪽에서 주천을 통해 낙동강으로 흘러나간다. 한편 마산은 한때 전국 7위권을 유지하던 도시였다가 지금은 마산회원구와 마산합포구로 명맥만 이어가고 있다. 마산지역의 도시화는 대동법 시행으로 비롯한 쌀의 운반을 위한 조창에서 시작된다. 일제는 1899년 마산을 개항한 후 조계지로 하여 기존 조선인 중심의 거주지는 구마산으로 부르고 일본인들의 조계지는 신마산으로 불렀다. 마산의 뒷산인 무학산은 해안가에 위치해 있지만 비교적 높은산(761m)이다. 평지가 비좁은 편이나 수심이 깊어 큰배도 될 수 있어 일본의 조계지로 만들었다고 본다 일본식 건물이 더러 있는데 마산헌병분견대가 일본식 기와를 얹고 붉은 벽돌이 고풍스럽다. 일제강점기에 도시로 발전한 마산은 한국전쟁 중 피난민들이 정착함으로써 인구가 급증했다. 더욱이 산업화 시기에 한일합섬과 수출자유지역이 성립되면서 1990년대 인구 5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금은 도시재생사업으로 오동동타령의 발상지인 오동동 문화의 거리는 통술, 아귀찜과 미더덕 요리집들이 모여 있는 특화거리로 탈바꿈하였다.

 

창원의 음식으로 마산의 아귀찜이 있다. 이름처럼 못 생긴 우귀는 몸의 2/3이 입으로 탐욕으로 살다 죽어 굶주림의 형벌을 받은 귀신인 아귀의 이름을 받았지만 맛이 좋아 인기가 많다. 아귀 살 자체에는 별맛이 없어 횟감 등으로는 사용하지 않지만 식감이 좋아 아귀찜은 인기다. 그런데 식감을 살려 칼칼한 양념장을 넣고 찌는 아귀찜의 역사는 길지 않다. 마산만의 아귀찜은 말린 아귀인 건아귀를 현지인들이 좋아하나 외지인들은 생아귀찜을 선호한다. 또한 마산의 명물은 미더덕으로 이는 주재료는 아니지만 해물탕을 끓일 때 없으면 섭섭한 것이 미더덕이다. 마산에는 미더덕찜 요리도 인기가 많다. 한편 진해는 원래 이름이 웅천이었다. 진해는 일본인들이 한반도의 해상권을 장악하기 위해 억누를 진 바다 해로 고쳐 부른 것이다. 즉 부산과 마산 사이 웅천군 웅서면에 신도시를 조성하면서 이름을 진해로 한 것이다. 웅천은 조선시대 이전부터 제포라는 이름으로 일본인들에게 시장을 개방했으며 삼포왜란 때의 하나가 제포였다. 나머지 둘은 동래와 울산이다. 임진왜란 때 왜군은 웅천으로 상륙했고 수세에 몰리면 왜성을 쌓아 장기전에 대비했다. 고려시대부터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제포성지와 웅천왜성, 제포의 왜관을 통제하기 위해 쌓은 웅천읍성이 있다.

 

진해우체국

해군탑

진해는 근대역사 테마거리로 조성된 시내 중심가에 가야 볼 수 있다. 1912년 일본은 최초의 계획도시로 지금의 진해시가지를 조성했다. 그때 핵심적인 가로망은 방사형이었다. 일본의 방사상로터리를 조성한 것을 두고 일본군의 상징인 욱일기를 표현하려고 했다는 주장도 있다. 로터리 동남편을 보면 모서리에 진해우체국이 자리하고 있다. 외관은 소박하지만 진해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 공사관 자리에 건축됐다는 이유로 겉모습은 러시아풍이고 실내는 일본식의 기본인 목재 건축물로 되어 있다. 중원로터리 동편으로 가면 육중한 건물이 산 정상에 있는데 이것이 진해탑이다. 원래 일본인들이 러일전쟁이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승전탑을 세웠는데 해군이 이것을 허물고 조성한 해군탑이다. 한편 진해하면 군항제를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 제일의 벚꽃 축제이다. 1963년부터 매년 봄이면 이순신 장군의 나라사랑 정신을 기리는 기념행사로 알려진 벚꽃 축제가 열린다. 2014년 국내 최초로 벚꽃 테마공원도 개장했다.

 

성산패총

창원시는 직사각형의 바둑판 같은 시가지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지금의 창원은 1970년대 공업단지를 건설하면서 주거지와 공장지대를 직교형으로 설계한 계획도시이다. 1973년 창원국가산업단지 건설이 진행되던 중에 조개껍질 쓰레기장인 패총이 서너 곳에서 발견되었다. 그리고 산정부에서 성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패총에서 어로, 수렵도구와 장신구뿐 아니라 기원전 중국 한나라때의 동전까지 나왔다. 철을 제련하던 야철지까지 발견되었다. 지금 성산패총은 광활한 공단 한가운데 위치하게 되었다. 이곳은 자전거특별시로 공공자전거인 누비자와 전용도로도 많이 있다. 압권은 세계적인 도시광장이라는 창원광장으로 서울광장의 2배 크기로 지름만 200m가 넘는다 한편 1983년에 경남도청이 부산에서 창원시로 이전하였다. 물론 창원의 성장과 더불어 마산도 1990년도까지는인구가 늘어 50만명이 넘어감으로써 회원구와 합포구가 생겼다. 그러나 2000년 마산시 인구는 40만명 이하로 줄면서 10년만에 구제가 폐지되었다. 2010년 통합창원시 출범 당시 창원의 인구가 50만명이고 마산이 40만명이다. 그러나 마산 창동의 도시재생사업에 더해 옛 마산항을 향하던 임항선 철길을 따라 아름다운 걷기 길이 생겼다. 마산 임항선은 마산항으로 석탄이나 군수물자 등을 운반하던 화물전용 철길이었는데 2011년 2월 폐선됐다. 창원시는 다시 마산 구도심 활력을 위해 녹색길로 만들었다.

 

임항선 그린웨이 철길은 화려했던 마산항과 그 주변의 깊이 밴 삶의 애환을 들려준다. 그린웨이 출발지인 마산세관 앞은 마산 가고파 국화 축제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마산이 한때 국내 국화의 70%를 생산해서 일본으로 수출했고 지금은 외곽의 화훼단지에서 국화를 생산하고 있다. 출발지에는 마산항여객터미널이 있었는데 부산에서 목포까지 뱃길의 중간 기착지였다. 그러나 육로통로의 발달로 사라진지 오래되었다. 그 근처에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라는 표지석이 있다. 1960년 3월 15일 대통령 선거는 심각한 부정선거로 마산에서 제일 먼저 저항이 일어났다. 한데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10대로 추정되는 소년이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떠오른 것이다. 이에 시민들은 격분해서 2차 대규모 봉기로 이어졌고 이는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 또한 몽고정이라고 고려와 몽고 연합군이 이곳 마산에 일본 정벌을 위한 진을 설치했는데 그때 군사들에게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만든 우물로 추정하고 있다. 몽고정은 마산의 물맛이 뛰어나 이후 일본인들은 마산에 수많은 양조공장을 세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