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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도시에서 생태도시로, 더 라이징 시티, 울산
    아들을 위한 인문학/국내여행 2024. 9. 14. 07:56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되면서 시작된 산업화의 물결은 울산은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공업을 주축으로 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중화학공업 도시로 만들었다. 2015년 개통된 울산대교의 길이는 1.4km로 그동안 태화강으로 갈라져 통행이 불편했던 울산 남구와 동구의 공단을 이어주고 있다. 밤늦게 울산대교를 달리면 태화강을 따라 빛나는 가로등의 행렬과 공단의 야경이 색다른 묘미를 준다. 울산대교 전망대는 울산 해안 지역을 가득 메운 공단과 도심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울산은 기후가 온난하고 태화강이라는 큰 강과 주변 충적지가 있으며 조수 간만의 차가 크지 않아 항만과 공장의 입지에 유력한 곳이다. 한편 문무대왕의 왕비가 문무대왕을 따라 나라를 지키는 호국의 용이 되기 위해 잠겼다는 전설이 있어 주민들로부터 댕바위로 불린 대왕암으로 해안까지 송림과 해안 산책로의 경치가 아름다워 예로부터 울산의 대표적인 공원으로 개발되었다. 일제강점기 때 해안에 등대를 만들면서 울산의 끝에 위치한다는 의미로 울기등대라고 이름 붙였는데 등대 100주년을 맞이하여 일제 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울등대로 한자를 변경했다. 공원이름도 울기공원에서 대왕암공원으로 바뀌었다

     

    고래를 알기 위해서는 장생포항을 가야하는데 울산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이 바다와 만나는 하구 남쪽에 있다. 일본인들이 귀신고래를 비롯하여 여러 종류의 고래를 포획하기 위해 1909년 동양포경주식회사의 울산사업소를 장생포항에 설립하면서 우리나라 근대 포경산업이 시작되었다. 광복 이후에는 일본인들이 남겨놓고 간 두척의 배로 계속 고래를 잡았다고 한다. 예전에 고래가 얼마나 많은지 1962년 장생포 앞바다를 귀신고래 회유해면이라는 이름으로 천연기념물 제 126호로 지정했다. 1914년 앤드류스라는 미국인에 의해 처음 알려진 한국계 귀신고래는 여름에 오호츠크해에서 먹이를 먹고 에너지를 비축한 뒤 겨울철 우리나라 동해안을 따라 남하하다 장생포 앞에서 출산과 육아를 하고 따뜻한 봄이 오면 다시 돌아간다고 해서 회유해면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평균수명은 50-60, 최대길이 16m, 몸무게 36톤에 이른다. 가장 큰 구경거리는 고래 해체작업인데 7-9미터 길이의 고래는 6시간이 걸린다. 그것보다 큰 고래는 15시간도 걸린다고 한다. 장생포항은 고래잡이 덕에 울산 최고의 부자 동네로 알려졌다. 그러나 1987년 국제포경회의에서 고래잡이를 금지하는 협약을 맺은 이후 사양사업으로 되었다. 이전에 고래어부는 출항의식인 당산제와 입항의식인 풍경제를 하였다

     

    울주 암각화
    공룡 발자국

    울산은 경주와 가까이 있어 처용암이 유명하다. 처용암은 신라의 국제 무역항으로 알려진 개운포가 위치한 외황강에 떠 있는 바위이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 제 49대 헌강왕이 울산 바다에 행차했을 때 마침 구름과 안개가 너무 자욱해 일관에게 이유를 물으니 동해 용왕의 조화이므로 그의 마음을 풀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왕은 용을 위한 절을 지으라고 명했다. 그러자 구름과 안개가 걷히고 용이 아들 일곱을 데리고 왕의 앞에 나타나 왕의 덕을 찬양하며 춤을 추고 음악을 연주했다. 왕은 용의 아들 중 일곱째를 데리고 경주로 돌아왔는데 그가 처용이었다 또한 울주 반구대 암각화와 천천리 각석이 있다. 300점의 암각화 중에 60점 정도가 고래이다. 2009년 울산 신항만 도로공사 중에 신석기 유물층에서 동물의 뼈로 만든 화살촉인 골촉이 박힌 고래 뼈가 출토되어 선사시대 사람들이 고래잡이를 했던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곳은 해안에서 20km나 떨어져 그 당시 이곳은 바다였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천천리 각석은 선사시대부터 신라시대와 조선시대까지 문양이 새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변 암석은 1억년 전 공룡이 살던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퇴적암이다. 세계 최대 크기의 초식공룡으로 알려진 한외룡을 중심으로 200여점의 발자국을 볼 수 있다

     

    울산의 서부 지역 중심지인 언양읍은 1914년 울산에 통합되기 전까지 행정적으로 분리된 곳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읍성 향교를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었을 만큼 지역 중심지였다. 언양이 가진 장점은 지리적 위치로 울산으로 들어오려면 언양을 거쳐야만 한다. 또 경주에서 김해로 이어지는 거의 직선에 가까운 양산 단층 위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고구려 광개토대왕이 금관가야를 치러 가던 길이자, 경부고속도로와 울산고속도로가 지나고 있는 교통의 요지다. 언양읍성은 고려 말 토성으로 지어졌는데 조선 전기에 석성으로 개축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평지에 지어진 데다가 치성, 옹성, 해자 같은 성벽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고 선조들의 우수한 축성술이 모두 담겨있는 읍성이다 그런 가치를 인정받아 해미읍성, 진주성, 고창읍성 등에 이어 1966년 사적 제 153호로 지정되었다. 따라서 언양에서 북쪽인 경주 방면으로는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이 있는 대곡천이 나오는데 그곳에선 선사시대의 문화와 공룡유적을 볼 수 있다. 서쪽인 밀양 방면으로는 신라시대 창건된 석남사와 숲길, 영남 알프스의 유명한 계곡인 배내골이 있고 남쪽인 양산 방면으로 가면 온천 관광단지인 등억온천단지와 자수정 동굴, 벚꽃거리로 유명한 작천정 계곡으로 갈 수 있다.

     

    태화강

    울산 울주군을 대표하는 언양 봉계 한우 불고기 특구는 2006년 전국에서 최초로 먹거리 특구로 지정되었다. 울주군은 산지가 많고 태화강 상류의 깨끗한 물을 공급받아 소를 방목하는 목장이 많다. 청보리를 사료를 활용해서 고기 맛이 좋다. 언양 불고기는 고기를 다져서 양념으로 버무린 후 마치 전처럼 구워서 먹고 봉계 불고기는 생고기를 석쇠에 구워 먹는다. 특히 언양 특산물인 미나리와 함께 먹으면 풍미가 좋다. 1천미터 이상의 높고 험준한 산 9개가 이어져 있는 이곳은 영남 알프스라고 불리는 장소이다. 시원하게 뻗은 능선을 오르면 넓은 억새 평원이 나타나고 아름답고 깊은 계곡 곳곳에는 울산 석남사 청도 운문사, 양산 통도사, 밀양 표충사 등 유명 사찰도 많다. 울산 울주군에서는 억새로 유명한 간월재로 오르는 등산로 입구에 영남 알프스 웰컴 복합단지를 건설하고 울주 산악 영화제를 개최하는 등 꾸준히 문화적 콘텐츠를 도입하려고 한다. 산과 산악인을 주제로 한 세계적인 영화들이 매년 이곳에서 상영된다. 서부의 영남 알프스와 동해안을 이어주는 태화강은 울산의 상징이다. 태화강은 여름철에는 백로 겨울철에는 까마귀가 찾아오는 철새 도래지이자 1급수에만 산다는 은어와 연어가 회귀하는 생태 하천이다.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악취가 진동하는 오염된 하천이 태화강이었는데 2004년 에코폴리스 선언 이후 각고의 노력으로 국가정원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무채색 도시 울산에서 그 고유의 색깔을 가지며 한 단계 무르익어가는 진정한 라이징 시티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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