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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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속에 일어나는 온갖 마음의 무늬인 감정과 정서와 감성의 어감 차이는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1. 8. 13. 04:36
우리는 하루에도 수백번씩 감정의 파도를 겪는다. 기뻤다가, 슬뻤다가, 좋았다가, 우울했다가 시시각각 마음은 파닥이고 뒤척인다. 어느 누구도 대상을 접하는 순간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자장을 벗어나기 어렵다. 감정은 우리의 생각과 의식에 끈질기게 달라붙어 행복감을 젖게 하기도 하고 불행에 빠뜨리기도 하며 환희나 고통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감정은 이렇듯 순간순간 어떤 자극에 따라 일어나는 심리적 반응이라 할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칠정 곧 기쁨,노여움,슬쁨,즐거움,사랑,미움,욕심 등이 대표적인 감정이다. 정서는 감정과 의미가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감정이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일시적 심리 현상이라면, 정서는 오랜 시간 지속되는 기질적 심리나 성향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감정은 격해지기도 하고 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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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도움과 은혜를 깊이 느끼는 감사하다와 고맙다의 어감 차이는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1. 8. 10. 06:07
감사하다와 고맙다는 남의 도움이나 은혜에 기쁨을 느끼거나 보답하고 싶은 마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둘의 뜻이 아주 비슷하여 별다른 구별없이 사용한다. 그런데 종종 둘을 비교하는 자리에서 논의가 편협하게 흘러갈 때가 있다. 열정적인 우리말 지킴이 가운데 간혹 한자어를 배척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는데 그들은 한자어를 고유어를 위축시키고 피폐시키는 해악으로 여긴다. 강이 가람을 누르고 천이 즈믄을 몰아낸 것을 두고 몹시 애통해한다. 고유어가 한자어에 밀려난 것을 끔찍한 참사로 치부하는 듯하다. 그들은 그러한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감사하다를 지양하고 고맙다를 열심히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자어의 유입이 우리말을 위축시키기보다 오히려 풍부하게 했다고 보는 것이 훨씬 균형 잡힌 생각이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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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클하게 북받치는 감정의 격랑의 감동,감격,감명의 어감 차이는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1. 8. 6. 07:11
사람은 살아가면서 어떤 일에 감동을 느끼기도 하고 감격을 맛보기도 하며 감명을 받기도 한다. 그러한 경험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 주거나 가슴을 마구 뛰게 하거나 눈시울을 촉촉이 적셔 준다. 감동과 감격과 감명이 없다면 삶은 얼마나 황량하고 쓸쓸할 것인가 ? 이 셋은 모두 행복감을 불러일으키는 긍정적 감정이다. 이 감정은 한 줄기 샛바람처럼 잠든 세포를 일깨워 준다. 감동과 감격이 일어나는 상황은 서로 겹치기도 하고 달리 나타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의 진심 어린 행동을 다른 사람을 뭉클하게 하곤 하는데, 그때 일어나는 감정은 감동일 수도 있고 감격일 수도 있다(나는 그들이 보여 준 성대한 환대와 세심한 배려에 감동/감격했다). 그러나 연설을 듣고 감동할 수는 있어도 감격하기는 어렵다(그의 열정적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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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쓸모와 유용성을 나타내는 가치와 값어치의 어감 차이는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1. 8. 3. 05:05
가치의 일차적 의미는 쓸모와 유용성이다. 아무 가치 없는 물건은 아무 쓸모 없는 물건과 같은 말이고 가치가 있는 정보는 유용성이 있는 정보와 다르지 않은 말이다. 어떤 사물이 쓸모가 잃는 순간 가치도 소멸되고 어떤 대상의 유용성이 부정되는 순간 가치도 상실된다. 곧 가치의 기본 의미는 사물이 어떤 목적에 쓰일 데가 있는 성질이나 정도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가치를 모두 쓸모의 의미로 환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령 원칙을 지키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라거나 회화는 미적가치를 추구하는 예술이다라고 했을 때 이 문장 속의 가치를 쓸모의 뜻으로만 읽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원칙을 지키는 일이나 회화의 아름다움이 가지는 가치는 쓸모를 넘어선 것이거나 쓸모와 무관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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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정체를 숨기는 가면과 복면의 어감 차이를 아시나요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1. 7. 30. 05:47
가면은 얼굴을 가리는 도구다. 왜 얼굴을 가리는가. 타인의 시선을 거부하고 자신의 존재를 은폐하기 위해서다. 얼굴은 공공연한 이름표이고, 그것은 행동의 당위를 요구한다. 그러한 요구는 때로 마음속의 내밀한 욕망을 억압한다. 따라서 얼굴을 가면으로 가린다는 것은 뭇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고 억압되었던 욕망의 고삐를 풀어놓는 일이다. 베네치아의 카니발을 비롯한 축제 행렬에 어김없이 화려한 가면이 등장하는 것도 그 같은 해방의 욕망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정체를 감춤으로써 숨은 욕망을 해방하는 것은 가면의 부분적 기능에 지나지 않는다. 가면을 쓰는 보다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불완전하고 미약한 존재인 인간은 아득한 옛날부터 힘 있는 존재가 되기를 꿈꾸어 왔는데 가면은 그러한 변신의 욕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