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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세에는 포크를 사용하는 일이 야만인의 행동이었다고 ?
    아들을 위한 인문학/일반상식 2021. 9. 27. 06:01

     

    흔히 손으로 음식을 먹으면 야만인이고 포크와 나이프로 먹으면 문명인인 것처럼 생각하였다. 중세 서양에서는 정반대였다. 포크로 식사하는 것을 오랫동안 금했기 때문이다. 포크의 어원은 건초용 갈퀴를 의미하는 라틴어 푸르카이다. 어원에서도 엿 볼 수 있듯이 포크는 처음에 식사용 도구가 아니었다. 식탁 위에 올라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포크는 성경에 등장한다. 8세기 말 앵글로·색슨계 사람들의 유물에서도 발견된다. 하지만 중세에 들어와 사라져 버린다. 그렇게 만든 사람들은 바로 성직자였다. 그들은 포크로 하는 식사가 하느님이 주신 음식이 인간의 손으로 만지지 못할 만큼 더럽다고 선언하는 불경한 행동이라고 생각해 사람들에게 포크를 사용하지 않도록 가르쳤다. 동로마 제국의 왕궁에서는 포크 문화가 그대로 이어졌다. 그러다 보니 두 문화권 사람들이 만나면 갈등이 생기기도 했다. 11세기 동로마 제국의 한 공주가 베네치아 총독에게 시집을 오자마자 곧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녀가 두 갈래로 된 금제 포크로 식사를 했기 때문이다. 곧바로 베네치아 사람들은 비잔틴 공주를 따라 포크로 음식을 찍어 먹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성직자들은 지나친 사치라고 비난했지만 사람들을 완전히 막지는 못했다. 이런 변화는 오랜 시간이 지나 이탈리아 중심부에까지 도달했다. 포크 사용을 금지하는 관행은 15세기에도 이어졌다. 1480년에 발간된 <훌륭한 아동의 행동에 관한 책>을 보면 세 손가락으로만 고기를 집고, 두손으로는 입에 넣지 마라고 했다. 당시에는 음식을 먹을 때 다섯 손가락이나 두 손을 사용하는 사람은 하층민이었다. 앵글로·색슨계 사람들 중에서도 포크 사용을 시도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12세기에 대법관과 대주교를 역임한 영국의 토머스 베킷이다. 그는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교에서 법률를 공부하고 돌아와 영국 왕실에 포크 사용을 소개했다. 하지만 1170년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이러한 시도도 끝이 나고 말았다. 1611년 영국 여행가 토머스 코리아트도 이탈리아 사람들의 포크를 사용하는 관행을 영국에 소개했지만 사람들은 그를 포크를 가져오는 여행자라고 비웃거나 까다로운 사람으로 생각했다. 이탈리아 문화를 영국보다 좀 더 일찍 수용한 프랑스에서조차 포크 사용은 쉽게 확산되지 못했다. 16세기 말 프랑스의 사상가 미셸 몽테뉴는 이탈리아를 여행할 때 식탁에 있던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식사했다고 한다. 자신이 음식을 너무 빨리 먹는다고 자책하며 이따금씩 나는 너무 급하게 음식을 먹다가 손가락을 깨물기도 한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포크가 지금처럼 네 갈래가 된 것은 17세기로, 18세기말이 되어서야 모든 사람들이 포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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