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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헨리8세 때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어느 세상을 꿈꾸었을까 ?아들을 위한 인문학/문학 2021. 9. 8. 03:58
유토피아는 유와 토피아를 붙여 만든 그리스어이다. 유는 부정을 나타내는 접두사이고 토피아는 장소를 의미하는 토포스에서 파생한 명사이다. 유토피아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장소 즉 이상향이다. 하지만 어원을 모르는 사람들이 유토와 피아를 나눈 다음 유토 대신에 오토피아, 워터피아, 토이피아,랜드피아 등으로 갖다 붙여 정체불명의 단어를 만들어 내고 있다. 유토피아를 처음 쓴 사람은 영국의 인문주의자 토머스 모어이고 그는 1516년에 <유토피아>를 출간했다. 이책의 1권은 유럽의 사회 및 경제 상황을 제2권은 유토피아의 사회 및 경제상황을 기술하고 있다. 이상 사회는 상상의 섬에 건설된 세계로 실제로 존재할 수 없기에 모어는 이 섬을 유토피아라고 불렀다. 이 책은 모어가 한 선원의 이야기를 듣고 옮겨 적는 형식으로 써내려갔다. 이 선원은 이탈리아 탐험가를 따라 신대륙 탐험에 나섰다가 돌아오는 길에 들른 유토피아 섬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모어에게 말해 주었다. 섬에 사는 10만 주민들은 각자 필요한 만큼의 물건만 시장에서 구입한다. 집들은 모두 똑같고 자물쇠가 필요 없는 정도로 안전하다. 가정부,사제,귀족,하인,거지도 없고 유토피아 섬에서는 이상적인 공산제가 실시되어 사유재산도 없고 가정생활도 건전하며 종교상의 관용도 유지된다.
모어가 살고 있던 영국의 현실은 유토피아와는 거리가 있었다. 강력한 계급제 사회로 농민에 대한 수탈로 날로 심해져 갔다. 또한 국왕 헨리 8세는 왕비 캐서린과 이혼하고 시녀 앤 불린과 결혼하려 했는데 교황이 이를 반대하자 영국교회를 카톨릭 교회에서 독립시켜 버렸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모어는 결혼식에 불참했고 헨리 8세가 교황권을 부정하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 대법관직도 사임했다. 결국 그는 재판에 회부되어 사형선고를 받았다. 판결을 받기 전에도 모어는 세속인은 영적 지도자가 될 수 없다라며 끝까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의 종교신념은 후대에 높이 인정을 받아 1886년에 복자로 시복되었고 1935년에는 성인으로 시성되었다. 모어는 죽을 때까지 유머감각을 잃지 않았다. 사형장에서 자기 수염은 반역죄를 짓지 않았으니 도끼를 받을 이유가 없다며 수염을 잡아 빼고 사형집행에게는 내목은 매우 짧으니 조심하게 자르게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토마스 모어는 자신이 묘사한 유토피아와 현실세계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경험한 인물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아마도 유토피아는 하느님의 나라의 상정하고 표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으로 본다. 카톨릭 교회의 성인의 반열에 오른 상황에서 유토피아는 영국의 참담한 삶의 반대의 하늘세계를 묘사한 것이라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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