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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7년 구약성경 창세기에 기술된 인간이 타락하는 이야기를 다룬 <실락원>아들을 위한 인문학/문학 2021. 9. 2. 03:42
존 밀턴이 1667년 발표한 서사시 <실락원>은 구약성경 창세기에 기술되어 있는 인간이 타락하는 이야기를 상세히 그린 대작이다. 영어로 쓰인 가장 정교한 서사시로 서양문학사에 기념비적 작품일뿐 아니라 종교개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실락원>은 약강 5보격의 무운시(운 구속이 없이 산문적 서술시)이다. 셰익스피어도 여럽 작품에서 무운시 형태를 사용했지만 밀턴은 무운시의 가능성을 확대 가능성을 확대시키고 폭넓게 적용했다. 그뿐만 아니라 밀턴은 호메로스와 다른 고대 시인들이 서사시에 자주 사용했던 길고 복잡한 비유 양식인 서사시적 비유를 광범위하게 사용했다. 실낙원의 문이 열리자 사탄과 타락한 천사들이 신에 대항해 천국에서 반란을 일으키고 전쟁에서 패한다. 신은 그 벌로 이들을 지옥으로 추방한다. 사탄과 그 추종자들은 복수를 다짐하며 신의 가장 소중한 피조물인 인간을 타락시키기로 한다. 사탄은 지옥에서 몰래 빠져나와 에덴동산으로 들어간다. 아담과 이브가 잠들자 사탄은 두꺼비로 변신해 이브의 귀에 속삭이며 불만의 씨를 뿌린다. 사탄의 계획을 알아차린 신은 천사 라파엘을 보내 아담에게 경고해준다. 뱀으로 변장한 사탄은 아첨과 속임수로 이브를 설득해서 신의 뜻을 어기고 지혜의 나무에서 선악과를 따먹게 했다. 아담은 이브의 행동을 알고 절망했지만 그도 선악과를 먹기로 결정한다. 이브가 없는 에덴동산에서 혼자 살아가기보다 차라리 타락한 상태의 이브와 함께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서이다. 대천사 미카엘이 나타나 인간에게 닥칠 불운의 모습을 아담에게 보여주자 아담과 이브는 서로 손 잡고서 눈물을 흘리며 비틀거리고 느린 걸음으로 에덴동산을 떠난다. <실락원>에서 사탄은 가장 복잡하고 완전한 깨달음을 얻은 매력적인 인물이다. 그는 비전과 리더십, 능숙한 말솜씨를 가지고 있지만 그런 자질들은 오만하고 이기적인 목표를 추구하도록 유도한다. 게다가 사탄은 완전히 사악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는 자의식이 매우 강해서 신이 자신을 추방했다는 비참한 현실에 고통스러워한다. 궁극적으로 사탄은 비극적인 인물처럼 보인다. 이와 같은 신학적 반전은 밀턴을 비판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밀턴이 악마에 대해 지나친 동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비난하도록 촉발시켰다. 밀턴은 녹내장때문인지 눈이 멀게 되었고 1654년 무렵에는 조수에게 대필을 맡겨야 했다. 밀턴은 <실락원>에 이은 속편으로 <복락원>을 1671년 발표했다. 이는 예수가 황야에서 40여일을 보내는 동안 사탄을 만나는 신약성경의 이야기를 다시 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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