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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존재의 근원적 쓸쓸함을 나타내는 고독과 외로움의 어감 차이는 어떤가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1. 9. 3. 07:05
호모 사피엔스의 유전자에는 무리 지어 사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경험이 생존 정보로 각인되어 있다. 벌판에 혼자 내던져진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현생 인류는 수십만 년 동안 수없이 경험하여 왔다. 사납고 힘센 동물의 습격을 피하려면 더불어 살면서 서로 협력하는 것만이 최선이다. 홀로 있을 때 불현 듯 불안, 두려움, 쓸쓸함, 고독, 외로움 등의 감정에 사로잡히는 것은 유전자에 프로그래밍된 생존 기제의 발로라 할 수 있다. 고독과 외로움은 혼자일 때 느끼는 쓸쓸한 감정이라는 점에서 거의 같다. 아무도 없이 혼자 동떨어져 있는 상태, 또는 의지하거나 마음을 나눌 누군가가 곁에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상태가 고독이고 외로움이다 이들은 별반 차이가 없다. 외로움은 고독보다 폭넓게 쓰인다. 외로움은 혼자 있음과 쓸쓸함의 의미 자질만 충족되면 두루 쓰이지만 고독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 외로운 아이와 외롭게 서 있는 나무는 자연스럽지만 고독한 아이와 고독하게 서 있는 나무는 어색하다. 외로움이 유년을 포함한 모든 인간과 무정물에 대해 쓸 수 있는 데 반해 고독은 유년을 제외한 인간에 대해서만 쓸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외로움을 타다라고 하지만 고독을 타다라고는 하지 않는다. 곧 타다는 외로움와 결합하지만 고독과는 결합하지 않는다. 또한 고독은 자발적 고립을 통해 내면을 성찰한다 예술적 상상력이나 철학적 사유에는 자기 내면으로 침잠하는 고독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니체의 고독과 예술가의 고독이 나온다. 외롭다는 구어적 표현이고 고독은 문어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나 고독해라기 보다 외로워라고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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