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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처럼 통일을 염원하며, 생명과 자연이 함께 어울러진 ‘해’ 를 감상해보세요아들을 위한 인문학/문학 2021. 5. 22. 04:20
해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넘어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여
해야, 고운 해야
늬가 오면 늬가사 오면
나는 나는 청산이 좋아라
훨훨훨 깃을 치는 청산이 좋아라
청산이 있으면 홀로래도 좋아라
사슴을 따라, 사슴을 따라
양지로 양지로 사슴을 따라
사슴과 만나면 사슴과 놀고
칡범을 따라 칡범을 따라
칡범을 만나면 칡범과 놀고
해야, 고운 해야. 해야 솟아라
꿈이 아니래도 너를 만나면
꽃도 새도 짐승도 한자리 앉아
워어이 워어이 모두 불러 한자리 앉아
앳되고 고운 날을 누려 보리라
박두진 시인 : 경기 안성에 출생하였고 문장에 시가 추천됨으로써 시단에 등장하였고 1946년에 박목월, 조지훈 등과 함께 청록파 시인으로 활동한 이래 자연과 신의 영원한 참신성을 노래한 30여권의 시집과 평론, 수필, 시평 등을 통해 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연세대와 이화여대 교수를 역임하다가 1998년에 타계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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