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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한 이미지와 절제된 시어를 구사하는 정지용 시인의 고향을 생각하게 한 ‘향수’아들을 위한 인문학/문학 2021. 4. 24. 05:09
향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참아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참아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참아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러치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안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참아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우리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그 곳은 아마도 우리가 태어난 고향 아니면 자연이라고 할 수있겠지요. 어린시절에 아버지와 실개천에서 물장구치며 놀던 시기를 회상하게 하고 밤하늘 별을 보면서 우주 신비의 나라를 생각하게 했지요. 저녁에는 어머니가 맛있는 청국장과 오이무침으로 저녁을 차려 주시던 모습이 그리워지네요. 아마도 정지용 시인도 충북 옥천 출신으로 1910년대 고향의 향수를 느끼며 쓰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이번 주말에 코로나19로 제 4차 유행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잠시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가셔서 힐링을 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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