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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126) 진정한 멋 / 바람인 것을 / 입춘이면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6. 7. 2. 01:34
< 진정한 멋 - 박노해 >
사람은 자신만의
어떤 사치의 감각이 있어야 한다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것을 위해
나머지를 기꺼이 포기하는 것
제대로 된 사치는 최고의 절약이고
최고의 자기 절제니까
사람은 자신만의
어떤 멋을 간직해야 한다
비할 데 없는 고유한 그 무엇을 위해
나머지를 과감히 비워내는 것
진정한 멋을 궁극의 가기 비움이고
인간 그 자신의 빛나는 것이니까
< 바람인 것을 -전길중 >
나비와 꽃잎 사이 몰아쉬는 숨
햇살이 점점 아래쪽에서 속살대자
야외어만 가는 가지들
점점 바람의 목소리 닮아간다
서로의 관계를 모르면서
바람이 흔드는 날개가 어지럽지만
평상시 몸짓을 지탱하고자 한다
조가비에 물려 몸부림하는 갯벌을
뒷걸음으로도 다 읽는 게가
달의 태반을 저리 긁어대도
상처를 입는 건 파도뿐
가계나 이름이 뭐 그리 중요한가 ?
나무에 집 지어 살던 새 호적부 없고
마른 삭정이 하나 부러뜨리지 못하고
평생 떠돌다 가는 바람인 것을
< 입춘이면 - 박노해 >
입춘이면 몸을 앓는다
잔설 깔린 산처럼 모로 누워
은미한 떨림을 듣는다
먼 데서 바람이 바뀌어 불고
눈발이 눈물로 녹아내리고
언 겨울 품에서 무언가 나오고
산 것과 죽은 것이
창호지처럼 얇구나
떨어져 자리를 지키는 씨앗처럼
어픈 몸 웅크려 햇빛 쪼이며
오늘은 가만히 숨만 쉬어도 좋았다
언 발로 걸어오는 봄 기척
은미한 발자국 소리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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