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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들-123) 여자의 남자 / 세번의 키스 / 행복해진다는 것아들을 위한 인문학/세계명시 2026. 6. 4. 01:58
< 여자의 남자 - 자크 프레베르 >
삶을 어여뻐하지도 포기하지도 않되
함부로 열광하지도 함부로 통곡하지도 않는
진한 열정을 잔잔하게 품고 있는
그런 모습의 여자라면 좋겠다
화사한 자태를 잔뜩 뽐내면서도
실은 달랑 몇 개의 허울 좋은
가시만으로 버티는 장미를
남겨두고 떠나온 어린왕자를
헤아릴 수 있는 여자라면 좋겠다
아홉만큼의 내 상처는 잊은 체하고
하나 남은 기운만큼 날 위해 무엇인가 궁리하다가
위로받는 건 오히려 나인걸
깨닫게 하는 그런 여자라면 좋겠다
< 세번의 키스 - 브라우닝 >
그분이 처음으로 내게 키스했다
이 시를 쓰는 나의 손가락에
그 후로 손은 더욱 희고 깨끗해졌다
보석반지는 키스보다 너무 천하게 보여
감히 이 손가락에 낄 수가 없다
두 번째 키스는 첫번째보다 한결 뜨거웠고
이마를 더듬다가 제대로 맞추지 못해
그만 머리카락에 그분 입술이 닿고 말았다
그것은 사랑이 신성하고 감미로운 손길로
자기 왕관을 씌워 주면서 이마에 발라주는
거룩한 기름이었다
세번째 키스는 내 입술에 어김없이
무척이나 정중하게 내려앉았다
그 후 내내 나는 참으로 긍지에 가득 차서 응답했다
< 행복해진다는 것 - 헤르만 헤세 >
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다른 아무것도 없다네
그저 행복하라는 한 가지 의무뿐
그런데도
그 온갖 도덕, 온갖 계명을 갖고서도
사람들은 그다지 행복하지 못하다네
그것은 사람들 스스로 행복을 만들지 않는 까닭
인간은 선을 행하는 한 누구나 행복에 이르지
스스로 행복하고 마음속에서 조화를 찾는 한
그러니까 사랑을 하는 한
모든 인간에게 세상에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그의 가장 깊은 곳
그의 영혼
그의 사랑하는 능력이라네
보라죽을 떠먹든 맛있는 빵을 먹든
누더기를 걸치든 보석을 휘감든
사랑하는 능력이 살아 있는 한
세상은 순수한 영혼의 화음을 울렸고
언제나 좋은 세상
옳은 세상이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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