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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의 하층민의 삶을 그린 에밀졸라 ‘목로주점’
    아들을 위한 인문학/문학 2021. 4. 14. 04:10

    에밀졸라는 프랑스 파리에서 이태리출신 토목기사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니 밑에서 생활고를 겪으며 힘겨운 생활을 하며 파리의 하층민을 경험했다. 그래서 이 작품을 자연주의 문학으로 부르는데 인간의 삶과 사회문제를 해부하듯이 적나라하게 묘사하여 사회의 부조리를 냉혹하게 보고 있다. 목로주점은 낭만적인 느낌보다 파리의 하층민의 비참한 삶을 까발리듯 그려내고 있는데 에밀졸라는 일체의 감정을 배제한 채 동정심 없이 주인공의 비극적 삶을 이야기로 풀어냈다. 이 책 내용을 보면 스물두살이 된 제르베즈는 술취한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랑티에라는 남자와 동거하여 두자녀를 낳고 기르나 랑티에도 바람이 나고 자식을 버리고 도망간다. 제르베즈는 좌절할 여유도 없이 생계를 책임지고 하루 종일 손빨래하는 세탁소에 취직한다. 그녀는 억척스럽게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에 함석장인 쿠포가 좋아해서 구애하고 결혼하여 즐거운 부부생활을 하고 나나라는 딸을 낳기도 한다. 그러나 쿠포는 높은 곳에서 떨어져 큰 부상을 입고 그 후에 생활태도가 바뀌어 비관하며 술로써 세월을 보내고 만다. 그녀는 자신을 사모하는 금속공 구제에게 돈을 빌려 세탁소를 차렸는데 사업수완이 뛰어나 번창하여 종업원을 두게 된다. 쿠포는 술에 빠져 살고 랑티에도 다시 나타나 그들은 같이 함께 살게 된다. 랑티에는 뻔뻔하게 그녀가 번 돈을 사치스럽게 쓰고 교묘하게 재산을 잠식한다. 부조리한 삶 속에 그녀는 몰락해 가고 폭식과 술에 빠지고 만다. 세탁소는 일감이 줄고 재산이 탕진되어 딸 나나도 가출해 성숙한 외모로 매춘부 삶을 살고 남편도 알콜 중독으로 폐인이 되어 비참하게 죽는다. 그녀는 돈이 떨어지자 랑티에는 또 다시 그녀를 버린다. 그녀는 매춘부로 타락하나 그녀를 원하는 남자가 없게 된다. 그녀는 건강악화와 굶주림으로 비참하게 죽는다는 내용이다. 제르베즈의 운명이 불행하여 마지막까지 비참하게 죽고 여러 조연들도 하층민으로 비참하게 산다. 술에 취해 어린 자녀를 수시로 폭행하는 아버지나 가난으로 인해 동생을 외면하는 누나 등 안타까운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이는 외과수술 장면을 모자이크 없이 그리는 메디컬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하층민의 삶을 묘사하면서 동정심과 같은 일체감정을 배제하고 담담하게 묘사하니 비참함이 배가되는 느낌이다. 이것이 인간의 삶과 사회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 자연주의 문학이라고 보인다. 이 책 제목인 목로주점에서 우리는 선술집으로 퇴근후 지인들과 한잔 기울이는 낭만적으로 볼 수 있으나 여기서는 제르베즈와 남편 쿠포 그리고 더 나아가 파리 하층민이 몰락을 부추기는 상징적인 장소라고 본다. 가난하게 살면서 돈만 생기면 술을 마시러 가는 인생을 탕진하는 하층민의 공간이다. 제르베즈는 목로주점에 증류주기계를 보면서 괴물 같다고 표현한다. 여기 증류주는 하층민의 삶을 비참하게 만드는 요소이며 그들이 벗어나지 못하는 습관을 보여주는 장치이다. 우리도 좀먹는 잘못된 습관이 뭔지 알면서도 끊지 못하는 경우이다. 쿠포 남편이 술로 폐인이 되어 죽고 말고 제르베즈도 술에 중독되어 안타까운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목로주점은 낭만적인 공간이 아니라 하층민를 궁지에 몰아넣은 외과수술대와도 같다. 우리는 도시개발사업 등과 같은 정부정책의 양면성을 보아야 하는데 이책 말미에서도 파리개조사업을 나타냈다. 19세기말 파리는 도시화로 심각한 몸살을 겪는데 1870년 인구가 200만으로 급격히 팽창하여 오스만지사는 파리개조를 하였다. 도로의 확장, 하수도정비, 신축건물 건립 등이 있다. 여기에서 혜택을 보는 사람은 중상류층으로 하층민은 오히려 구도심에서 밀려난다. 마치 더러운 것을 안 보이는 곳으로 치우는 것처럼 하층민을 새로 정비된 곳에서 몰아내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매춘부가 된 제르베즈는 새로운 파리거리에 자신이 이물질이 된 느낌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정책이나 명과 암이 있지만 어두운 부분을 한번 더 배려하는 세심한 정책이 수립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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