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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의 술인 와인의 역사와 4대 종교는 어떤 입장이었나
    아들을 위한 인문학/술의 세계 2024. 11. 19. 03:00

     

     

    술은 인간이 조작하지 않아도 자연 속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술의 역사는 기록된 것보다 길다. 선사시대부터 와인을 마셨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기록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유물로 그 시기를 추정할 수 있다. 출토된 토기에 포도 성분이 남이 있거나 포도씨가 발견되는 경우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술과 관련된 유물 중 가장 오래된 것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발달한 조지아 지역에서 발견되었다. 이 지역에서는 와인 항아리인 크베브리가 다량 발견되었는데 그 시기는 기원전 8천년 전으로 추정된다. 그곳에 살던 수메르인은 와인과 맥주를 즐겼다. 맥주에 비해 귀한 술이었던 와인은 아마도 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성스러운 의식에 쓰였을 것이다. 동물을 제물로 바치고 그 피를 나누어 마시며 신과의 연결 고리를 만들었던 부족들은 와인을 접하면서 선홍빛의 와인이 피를 닮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의식이 끝나고 마시는 술은 몽롱함으로 미지의 세계에서 신과 만나는 듯한 착각을 불러오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술은 자연스럽게 신에게 제사를 올릴 때 쓰이는 중요한 음식이 되었다. 술을 마시면 느끼는 기분 좋은 취기는 당시 사람들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이었고 술은 자연스럽게 신의 음료가 되었다.

     

    코란
    무함마드

    인류 역사상 최초로 술을 마신 곳으로 알려진 서아시아와 북아프리카 지역은 오늘날 술을 금지하는 이슬람 국가가 대부분이다. 인류 최초로 술을 즐겼던 곳이 지금은 금주의 땅이 되었다. 알코올의 어원에 대한 정확한 기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랍어 알쿠홀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이슬람교 경전인 코란에도 천국에서는 술을 마음껏 마실 수 있다. 그 술은 두통과 취하는 일이 없는 술이다 등과 같이 술에 대한 기록이 많다. 이슬람교가 술을 금지한 이유는 무함마드가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한 일이 있었는데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이 술에 취해 서로 싸우기 시작하고 급기야는 죽는 사람까지 생기게 된다. 무함마드는 이 모든 일의 원인이 술에 있다고 여겨 모든 신도에게 금주령을 내렸다고 한다. 금주령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와인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무함마드는 포도즙을 만들거나 저장하는 용기의 종류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와인을 만들지 못하게 했다. 호리병, 송진을 칠한 토기, 속을 파낸 야자나무 그릇을 금지했고, 가죽 주머니만 허락했다. 와인의 생산 기반 자체가 무너지면서 중동이나 북아프리카에서는 와인 문화가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요즘 25개의 이슬람 국가 중에서 금주령을 철저히 지키는 나라는 사우디를 포함해 다섯 곳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편 술을 금지하는 강도로 보면 그 다음 순서는 불교라고 볼 수 있다. 불가의 승려가 먹지 말아야 할 음식 중 대표적인 것은 고기와 술이다. 출가한 승려가 지켜야 할 다섯가지의 계율 중에 술을 마시지 말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5가지 계율은 살생하지 말고, 도둑질하지 말고, 음란한 짓을 말고, 거짓말하지 말고, 그리고 술을 마시지 말라는 내용이다. 술 마시는 행위를 살생과 도둑질과 같이 하지 말아야 할 덕행으로 여긴 셈이다. 힌두교 국가인 인도 헌법에 주정부는 건강을 유해하게 하는 술과 약물의 소비를 금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헌법의 명시에도 인도인들은 여전히 술을 마시고 있다. 세계 4대 종교 중에서 경전과 교리에 명시적으로 금주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유일한 종교가 있다. 바로 기독교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제자들과 함께 나눈 최후의 만찬에 포도주가 등장한 사실로 알 수 있듯이 성경은 금주를 말하지 않는다 예수가 최초로 행한 기적도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꾼 일이다. 우리가 개혁을 말할 때 자주 쓰는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표현도 예수가 한 말이다. 기독교가 다른 종교에 비해 술에 대해 비교적 관대했음을 알 수 있다

     

    술을 만드는 과정을 보면 술은 당분이 발효를 통해 알코올로 만들어 진 것이고 이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은 효모라고 하는 미생물이다 술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당분과 효모만 있으면 된다. 자연에서 당분이 많은 식품은 과일이다. 이제 효모만 있으면 된다. 효모는 과일의 껍질에 가장 많이 가지고 있고 특히 포도에 효모가 많다 효모가 포도에 많은 이유는 당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다른 열대과일도 포도보다 당도가 높은 것은 많지만 특정지역에서만 자라는 한계가 있다. 당분을 먹고 사는 효모가 포도를 선택하게 되었다. 포도알 하나가 바로 당분과 효모를 가지고 있어 작은 양조장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고대 인류가 바위틈에 고인 자연산 와인을 발견하면서 인간과 술의 역사적 조우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인 서아시아 지역에서 시작된 와인 문화는 이집트로 전해진다. 이집트는 나일강 하류의 비옥한 삼각지에서 포도를 재배해 와인을 생산했다. 기원전 1400년대에 그려진 이집트 귀족 무덤에서 발견된 벽화 중에는 포도를 수확해 와인을 만드는 과정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이집트 와인 문화는 교역이 활발했던 그리스를 통해 유럽으로 진출한다. 산과 구릉지가 많아 포도 재배에 적합한 조건을 가진 그리스도 와인이 전해지면서 와인은 그리스 문화에 깊숙이 스며든다.

     

    디오니소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올림포스 12신에 술을 관장하는 디오니소스가 당당히 포함된 것을 보면 당시 와인이 위상이 높았음을 알 수 있다. 디오니소스는 술의 신인 동시에 풍요의 신이기도 하다. 와인은 자연스럽게 유럽의 술 문화를 이끌게 된다.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가 잔을 들어 와인을 자신의 피라고 했던 것처럼 와인 문화는 기독교를 기반으로 탄탄하게 정착한다. 이후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국교로 선포되면서 유럽에서 기독교와 와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형성된다. 서양 문화의 정수처럼 생각되는 와인의 시작이 유럽이 아닌 중동이었다는 사실이다. 수메르, 이집트, 그리스, 로마, 그리고 유럽을 거치는 과정에서 와인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편 와인은 다른 술과 달리 따져야 할 게 너무 많다. 포도 품종, 생산 국가, 생산 지역, 제조사, 그리고 생산 연도 등 와인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와인이 복잡하고 어려워진 이유는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을 듯하다. 귀족을 중심으로 일부 계층이 마시던 와인은 생산기술이 발달하면서 점차 대중화된다. 운반과 저장 기술이 뒷받침되면서 와인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양조장이 하나둘 늘어났다. 와인을 병에 담아 판매하려다 보니 와인에 대한 정보를 담은 레벨이 필요했다. 벼에 붙은 라벨에는 와인 이름을 비롯해 포도 종류, 생산자, 포도 수확연도 등이 적혔을 것이다 이때부터 와인은 어려운 술이 된다. 와인 이름을 붙이는 방법이 제각각이었던 탓에 너무 많은 종류의 와인이 시장에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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