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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단술과 이슬람의 연금술의 결합, 일본의 청주, 잉카의 옥수수술 치차아들을 위한 인문학/술의 세계 2024. 5. 8. 03:37
술은 양조주와 증류주, 혼성주의 세 종류로 구분된다. 양조주를 가열하고 증류하여 알코올 농도를 높인 술이 증류주이다. 증류주는 포도로 만드는 브랜드, 곡물로 만드는 위스키, 진, 보드카, 소주와 사탕수수로 만드는 럼, 용설란으로 만드는 데킬라 등이 있다. 증류주에 허브, 향신료, 과실 등을 첨가하면 혼성주가 된다. 혼성주는 중세 유럽의 연금술사가 불로장생의 술을 만들려고 했던 데에서 유래하며, 수도원에서 약용주로 활발히 만들었다. 증류란 물의 끊는 점이 100도인 데 반해 알코올의 끓는 점이 약 78도라는 점을 이용해 고농도의 알코올을 얻는 방법이다. 술을 증류기에 넣고 가열하면 처음에는 알코올 농도가 높은 증기가 발생한다. 이 증기를 채취하여 식히면 고농도의 알코올음료를 얻을 수 있다. 한편 증류기는 술을 제조하기 위해 고안한 것이 아니라 금속을 변질시켜 귀금속을 얻기 위한 도구로 연구한 것이다. 코란은 음주를 금지하고 있어 이슬람 세계의 증류기는 연금술로 철과 납 등의 비금속을 금이나 은을 인공적으로 만들기 위한 도구였다
이슬람 세계에서 연금술이 발달할 수 있었던 계기는 중국에서 불로장생의 약을 만들기 위해 시도한 신선술이 모습을 바꾸어 인위적으로 귀금속을 만들고자 한 연금술이 되었고 이 과정에서 땀이라는 의미의 알렘빅이라는 증류기가 탄생했다. 이슬람 세계에서 알렘빅은 술 제조가 아니라 향수를 정제하는 데 이용하였다. 그러나 점차 이것은 양조주에서 다양한 증류주를 탄생시켰다. 유럽의 위스키, 브랜디, 보드카, 진, 서남아시아에서 동남아시아로 퍼진 아락, 중국의 백주, 일본의 소주, 멕시코의 데킬라 등은 모두 알렘빅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탄생한 술이다. 한편 5세기에 도교가 성립되자 연금술이나 연단술이 불로불사를 얻는 확실한 방법으로 인정받으며 크게 유행했다. 도사들은 도교의 최고신을 모시며 금이나 은, 자기로 된 다양한 형태의 화로를 만들어 어떻게 해서든 단이라는 불로장생의 약을 만들려고 실험을 거듭했다. 중국에서 연단술이 가장 성행했던 시기는 위진남북조(221-589)에서 당(618-907)시대까지로 당대에는 수은이 들어간 단을 마시고 많은 황제가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뒤이어 송이 들어서면서 점차 단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되었고 연단술은 사라져갔다. 당대에 중국에 진출했던 이슬람 상인이 연단술을 알게 되었는데 천국을 믿는 그들은 불사의 약에는 흥미를 보이지 않았고 금속을 변화시키는 연금술의 측면에 주목했다.
이슬람 세계 최고의 연금술사는 유럽에서 게베르라고 알려진 자비르 이븐 하이얀이었다. 아바스 왕조 초기에 활약한 인물로 그의 생애는 수수께끼에 쌓여있다. 하이얀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광석과 금속이론, 중국의 연금술 등을 바탕으로 하여 독자적인 연금술 이론을 펼쳤다. 그는 모든 금속은 남성원리인 유황과 여성원리인 수은이 결합하여 형성된 것으로 물질의 전환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양자의 조합을 변화시킴으로써 비금속을 귀금속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유황은 금속의 염색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던 이집트의 연금술에서도 금속을 황금으로 만드는 물질로 주목받았다. 수은은 고체, 기체, 액체로 변화무쌍하게 형태를 바꾸는 특수한 물질로 금이나 은을 녹여 아말감으로 만드는 금속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이얀은 연금술의 목적을 세상의 모든 조화를 추구하는 데에 있다고 했다. 그리고 연금술에서는 고체를 액체로 바꾸고 이를 다시 기체로 바꾸는 증류야말로 귀금속 생성의 열쇠로 자리잡게 되었다. 실험이 거듭되면서 증류기도 개량되었다. 알렘빅은 상인들의 활발한 상업활동을 통해 이슬람 세계로부터 유라시아의 동과 서 양방향의 광활한 지역으로 서서히 퍼져나갔다 동쪽의 이락과 소주, 서쪽의 위스키와 브랜드, 러시아의 보드카와 같은 새로운 증류의 술 즉 증류주가 각지에서 출현되었다
쌀을 원료로 하는 일본의 술 제조법은 중국과 조선으로부터 전해졌는데 결국 숲이 많은 일본의 풍토를 활용한 술 문화가 만들어진다. 일본의 청주 제조법은 일본주를 쌀, 쌀누룩 및 물을 원료로 하여 발효시키고 여과시킨 술로 정의했다. 1923년에 개발된 술쌀 야마 다니시키가 양조미로 유명한데 이처럼 큰 입자의 멥쌀에 황국균과 효모를 첨가하여 만드는 술이 일본주이다. 일본주를 중국의 황주와 비교하면 중국 황주의 원료는 기장이나 찹쌀이고 벽돌 형태의 딱딱한 누룩곰팡이를 사용하는데 비해 일본주는 멥쌀을 원료로 하고 누룩곰팡이를 이틀 정도 번식시킨 산국을 사용한다는 점이 특색이다. 이 누룩은 일본 고유의 것이다. 8세기에 물에 적셔 곰팡이를 피운 말린 밥으로 술을 만든다고 기록되어 이미 누룩으로 술을 만들었다. 헤이안 시대에는(794-1192) 술 제조법, 술 종류가 기록되어 있어 일본주 양조의 기초가 만들어졌고 궁정행사에 필요한 술을 직접 궁정에서 빚었다. 가마쿠라 시대(1192-1333)에는 막부와 사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업자인 술집이 술 제조를 담당했다. 무로마치 시대(1336-1573)에는 술집의 수가 증가하여 술집에 부과된 세금이 정부의 중요재원이 되었다. 술 판매가 민간으로 확대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본에서는 술 제조 기술은 주로 사원의 승려가 개발했다. 이 시기에 이미 가열 살균 기술로 발효를 멈추었다고 기록되었는데 유럽에서는 19세기 후반 파스퇴르가 저온 살균법을 개발하여 비로소 맥주, 와인을 대량 제조하게 되었다
신대륙에서도 옛날부터 주요 곡물인 옥수수를 원료로 하는 다양한 술을 만들어왔다. 대표적인 것으로 잉카제국(1200-1532)의 신성한 술 치차를 들 수 있다. 잉카제국의 쿠스코는 수도이면서 동시에 태양신 신앙의 총본산이었다. 태양신인 잉카(왕)가 사는 이 성스러운 도시는 우주의 중심이라고 여겨졌다. 신 잉카를 모시기 위해 전국에서 엄선되어 쿠스코에 모인 젊은 여성들을 아크라라고 불렀다. 그녀들은 아크라와시에서 집단생활을 하고 술 양조, 실잣기, 직물 재배 등의 일을 했다. 치차는 그녀들이 옥수수를 씹어서 뱉은 타액으로 발효시킨 술이다. 쿠스코의 중심에는 거대한 태양 신전이 세워져 있다. 6월에는 인티 라이미라고 하는 제국 최대의 축제가 열렸다. 축제 당일 잉카는 친족들과함께 쿠스코 광장에서 떠오르는 아침 해를 숭배하고 치차가 들어있는 잔을 높이 들어 태양에게 바쳤다. 이어서 태양에게 바친 치차를 석조 도관으로 늘어선 태양 신전을 향해 쏟아붓고 친족들과 치자 술잔을 주고 받았다. 광장에 모인 사람들에게도 아크라들이 돌아다니며 술을 따라주었다. 1532년에 잉카제국이 스페인인 피사로에게 멸망당한 후에도 사람들은 치차를 계속 마셨다. 현재의 치차는 옥수수를 타액으로 발효시키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들지 않았다. 옥수수를 물에 재운 후 며칠 동안 멍석을 덮어 발아시키고 발아시킨 옥수수를 햇볕에 건조시킨 후 맷돌로 갈아 가루를 만들어 냄비에 넣고 끊인 후 며칠 동안 항아리에 넣어 숙성시키는 방법으로 양조한다. 이 양조법은 스페인인이 유럽에서 가지고 온 방법이었다. 잉카문명의 술문화도 유럽의 술 문화를 받아들이며 모습을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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