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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팬데믹으로 보건상 중요하게 강조되는 마스크에 대해서아들을 위한 인문학/의학 2024. 1. 23. 03:08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19 팬데믹 이후 국제기구는 보건용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고 글로벌 물류난과 수요급증 속에 전 세계적인 마스크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마스크 물량 확보는 위기 상황에서의 국가적 대응능력을 판가름하는 지표가 되었다. 마스크는 바이러스, 세균, 그 밖의 다른 입자 전파를 차단하면서 인적 교류를 지속해나갈 수 있도록 해준다. 인류는 과학과 의학의 발전으로 전염병의 위협이 사라지기를 바랐지만 새로운 질병이 등장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생활로 되돌아가야만 했다. 감염 예방용 마스크가 발명된 시기는 19세기 말이었다. 수술용 마스크를 본떠 만든 감염 예방용 마스크는 예방 조치의 개인화를 상징했다. 독일 의사 카를 플뤼게는 환자가 내뱉는 비말에 의료 인력이 감염되는 걸 막기 위해 1890년대부터 천을 여러겹 겹쳐서 끈으로 연결한 수술용 마스크의 사용을 적극 권장했다. 반면 중세 시대에 흑사병을 치료하던 의사들이 쓰던 마스크는 이와 사뭇 달랐다. 그들이 쓰던 마스크는 17세기 프랑스의 의사였던 샤를 드 로름의 발명품으로 얼굴 전체를 가리는 가면에 가까웠다. 코 부분은 새 부리처럼 길고 뾰족하고 튀게나와 있었는데 그 길쭉한 공간에는 공기 중의 불쾌한 냄새를 막기 위해 향료를 채워 넣었다
20세기 초에 들어서는 전염병이 두차례나 유행했다. 첫째는 1911년 만주에서 창궐한 흑사병, 두 번째는 1918년에 발생한 스페인 독감이다. 만주에 흑사병이 돌자 중국, 유럽, 일본의 의사들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중국 의사 우렌더는 마스크 보급에 큰 역할을 했다. 한편 스페인 독감이 유행했을 때는 오히려 마스크를 많이 쓰지 않았다. 일본만이 마스크를 권장하여 1970년대까지 독감이 유행할 때마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20세기 중후반에는 마스크를 둘러싼 양상이 복잡해졌다. 현대 생물 의학의 보루인 선진국 병원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당연해졌다. 이식수술과 인공기관 삽입술 같은 침습 시술을 하려면 무균 환경이 갖춰져야 했기 때문이다. 마스크와 함께 항생제 복용을 비롯한 약물 혁신이 일어나며 감염병 발생률은 현저히 낮아졌다. 결핵 같은 감염병들은 예방 외에 대책이 없어서 오랫동안 사회의 재앙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백신과 치료제가 발달하며 선진국에서는 감염병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쓰는 비율이 줄어들었다
착용률은 감소하기는 했지만 1945년 이후부터 마스크는 산업영역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19세기부터 공장 노동자들은 석면과 규토 가루를 흡입하지 않기 위해 방진 마스크를 썼는데 이 마스크 시장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농축사업 종사자들도 산업의 현대화에 따라 살충제나 박테리아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썼고 냉전시기 군인들도 원자력, 방사능, 화학적 위험 요소를 피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했다. 일본에서는 1980년대부터 꽃가루 알레르기를 앓는 사람이 늘어나며 마스크가 보편화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삼나무를 대량으로 심었는데 삼나무가 알레르기 항원이 될 수 있다는 걸 그때까지 몰랐던 것이다. 자동차 산업의 발전으로 대도시의 환경오염이 심각해지자 중국에서는 20세기 말부터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늘어났고 21세기 초에는 마스크 착용이 주요 정책 안건이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20세기 말부터 다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건 전 세계로 퍼진 감염병을 의학적으로 제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독감 바이러스와 신흥 전염병은 통제가 불가능했다.
동남아시아는 세계보건기구보다도 먼저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동남아시아가 이렇게 빠르게 행동에 나설 수 있었던 건 2003년 급성호흡기증후군의 유행과 동남아 지역을 끊임없이 위협하던 조류독감 떄문이다. 2010년대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바이러스가 유행하자 국제사회는 마스크와 방호복을 착용한 의료진을 파견했다. 이는 물론 현지 주민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이었지만 선진국까지 병이 퍼지지 않게 하겠다는 조치이기도 했다. 이렇게 마스크와 방호복은 세계 보건 시대 긴급 구호의 모순된 상징이 되었다. 세계화 속에서 진행된 산업 통상 지정학은 코로나 19의 유행과 함께 관심의 중요 소재가 되었다. 합성섬유 필터로 만든 마스크, 인공호흡기의 전 세계적 품귀 현상은 많은 나라가 일부 생산국에 일회용 물품 생산을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세계 마스크의 생산량의 70%정도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은 핵심 원자재를 모조리 끌어들였다. 인간은 다른 종이 사는 공간을 침범하고 화학제품을 남용하며 환경을 파괴했다. 앞으로도 코로나 19처럼 새로운 병원체가 출현할 가능성이 크다. 유일한 방어책인 마스크는 우리의 생존에 얼마나 불안정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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