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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58년 풍요한 사회을 역설한 갤브레이스 경제학 이론은 무엇인가
    아들을 위한 인문학/경제 2024. 1. 3. 03:56

    갤브레이스는 과거의 학문적 업적이 현재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고방식들을 관습적 지혜라고불렀다. 그러나 갤브레이스가 보기에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미국은 관습적 지혜에 갇혀 인간성을 상실하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었다. 고전 경제학에 뿌리를 둔 당대의 경제학은 많이 생산하여 최대한 소비하는 것을 경제활동의 궁극적 목표로 삼았다. 시대와 환경이 변화하는데도 생산과 소비의 확대를 중시하는 이론은 수정되지 않았다. 이렇듯 물질적 풍요에 집착한 미국 경제가 정신적 빈곤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 상황을 경고하기 위해 갤브레이스가 쓴 책이 바로 풍요한 사회다. 보편적 지혜의 토대를 마련했던 애덤 스미스, 리카도 그리고 맬서스가 경제에 관한 이론을 제시하던 시기는 물질적으로 풍요한 사회가 아니었다. 그래서 생산과 분배가 경제학의 핵심적인 주제로 인식됐다. 즉 먹고사는 문제가 최우선이었던 사회에서 경제학이 처음 태동한 것이다. 그렇기에 당대의 경제학은 경제 효율을 최대로 끌어올려서 물질적 풍요를 달성하는 것을 추구했다. 애덤 스미스가 시장 경제의 보이지 않는 손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다. 국제무역과 자유시장 경제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기까지를 황금기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번영케 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세계 경제는 점차 팽창했고, 인류는 물질적 풍요만이 전부가 아닌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기술적 진보와 경제의 팽창 그리고 생산시설에 대한 충분한 투자로 인해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경제 능력이 많이 향상되어 이제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이 갤브레이스가 말한 풍요한 사회다. 특히 갤브레이스는 국가경제의 남아도는 생산 역량을 공공과 정신적 풍요를 위한 방향으로 재배치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못하던 때의 경제학은 이익의 극대화가 중요한 목적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보건, 교육, 인프라 등 누구나 그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수익성 없는 요소들은 늘 공급 부족에 시달렸다. 갤브레이스가 보기에 풍요한 사회에서 정부는 민간의 남아도는 생산 역량을 십분 활용하여 도로, 공원, 교육 등을 충원하는 역할을 해야 했다. 그리고 이런 정부 투자는 다시 경제의 선순환을 불러올 것이라 주장했다

     

    교육은 개인의 자아실현을 돕는다. 교육을 통해 역량과 인적 자본을 쌓은 개인은 활발한 경제 활동을 벌인다. 개인의 활발한 경제 활동은 시장이 잘 작동하는데 도움이 된다. 즉 정부는 교육을 통해 보이지 않는 손의 힘을 더 촉진할 수 있다. 또 사회 안전망과 소득 재분배 정책은 빈민층의 구매력을 확대하여 경제가 성장하는데 기여하며 결국 기업들에도 더 큰 이익을 약속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 전환이 이루어지기란 쉽지 않다. 이는 갤브레이스가 말한 관습적 지혜의 특성 때문이다. 애덤 스미스의 신봉자들은 보이지 않는 손만이 유일한 정답이라고 맹목적으로 주장하며 정부의 개입을 가로막았다. 임금이 오랫동안 생계유지 수준 이하로 떨어질 수 없다고 주장한 리카도의 임금 생계 이론을 가리켰다 이러한 관습적 지혜가 지속된다는 것이다. 융통성이 부족한 이러한 상황에서 갤브레이스는 관습적 지혜를 뚫고 지적 전환을 이뤄내기 위해 비주류 이론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교육과 연구에 대한 투자 확대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갤브레이스는 풍요한 사회에서 민간 부문의 생산량이 민간 수요를 넘어서는 수준에 도달할 경우 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은 인위적으로 소비자 욕망을 자극하거나 군사적 방법을 동원해 강압적으로 해외 시장에 제품을 팔아넘기려는 동기가 형성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리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공공 부문의 지출을 늘리는 것으로 민간 부문의 생산 역량을 활용하면서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혼합경제 체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갤브레이스가 주장한 정부 역할의 확대는 자유주의에 기반한 시장 경제의 결점을 지적한 것으로 개개인의 계획하고 소비하는 권한의 일부를 더 많은 세금의 형태로 정부에 넘기는 것을 의미했다. 또 정부의 민간 부문에 대한 재정 지원은 비자발적 실업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경제학의 근본 가정 중 하나는 개인이 소득을 얻고 부를 축적하고자 하는 욕망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생산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의 대가 없이 주어지는 금전적 지원은 경제 주체에게 잘못된 동기를 부여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경기를 퇴행시킬 수 있다는 반박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편 풍요한 사회에서는 그에 맞는 새로운 경제학이 필요하다는 것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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