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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인즈 일반이론은 정부 개입으로 사회주의 혁명을 막는 자본주의 보완이었다
    아들을 위한 인문학/경제 2023. 8. 22. 03:34

    고용, 이자, 화폐의 일반이론이 쓰이던 당시에는 공급이 그 자체로 수요를 창출한다는 이론이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공급이 수요라면 공급이 아무리 늘어나도 수요가 부족할 일은 없다는 뜻이다. 만들어낸 모든 물건이 다 팔려 나간다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기업은 최대 산출량을 찍어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노동자를 고용할 것이며 노동자들은 일할 의사만 있다면 모두 취업할 것이다 그러나 케인즈의 고용, 이자, 화폐의 일반 이론이 쓰인 당시인 대공황이 한참이던 1932년 미국의 실업률은 25%를 육박했다. 그 당시에는 맞벌이가 없어 가장이 일자리를 못 구하면 온 가족이 굶어야 했다 고전 경제이론이 현 상황이 맞지 않고 경제상황이 골골대고 있었다 다만 정부정책인 최저 임금제와 노조권의 보장, 무역규제와 같은 정부개입이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고전 경제학자들은 정부란 반드시 해야 할 최소한의 역할만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경제 현상을 나라 경제 전체의 관점에서 파악하려는 노력을 크게 기울이지 않았다. 또 누구의 간섭도 없이 시장의 경쟁을 통해 자율적으로 경제를 운영할 때 최선의 결과가 도출된다고 생각했다

     

    고전 경제학파 이론

    케인즈의 생각은 달랐다. 케인즈는 거시 경제학으로 국가의 역할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했고 필요에 따라 국가가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케인즈는 자유시장 경제가 틀렸다고 말하려던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국가의 역할은 자유시장 경제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잠시 균형에서 이탈한 경제를 균형점으로 빠르게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케인즈는 고전경제학이라는 기존의 지도가 담지 못하는 다른 영역이 있다는 것을 파악했을 뿐이다. 케인즈는 종래의 고전 경제학(특수이론)을 포괄하는 더 넓은 케인즈주의 경제학(일반이론)을 완성한 것이다. 고전 경제학의 대체이론이 아니라 일반이론으로 종래의 특수이론을 보강하는 이론이다 시장에 대한 방임만으로는 끝없는 경제공황을 타계할 수 없으며 이를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케인즈의 주장은 학계에 엄청난 반발을 불러왔다. 학계는 시장이 요동칠 수는 있어도 결국 외부의 개입없이 스스로 균형을 이룬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즉 장기적으로 경제가 스스로 회복한다라는 것이다

     

    케인즈는 일반이론에서 시장이 고장 날 가능성을 제기한다. 대공황이란 경제 주기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이라고 여긴 자유시장의 불안정함을 비판한 것이 아니라 케인즈가 제기한 문제는 오히려 경제 불황이 수년간 꼼짝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호황으로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한편 고전 경제학자들은 시장 경제가 가능하려면 두가지 전제 조건이 성립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첫째 임금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하고 둘째 금리가 유연하게 등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두요인이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시장은 최대 역량을 발휘하는 지점 즉 균형을 향해 움직인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케인즈는 두 조건 모두 참이 아닐 수 있는 예외의 경우가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고전 경제학에 따르면 경기 불황이 닥쳤을 때 기업은 임금을 줄인다. 임금이 내려가면 기업의 이익이 늘고 이에 고무된 기업은 생산을 늘리게 된다. 임금이 늘면 다시 이익이 줄며 생산이 감소한다. 과도한 침체와 과열을 스스로 방지한다는 것이 기존의 생각이었다

     

    케인즈는 임금이라는 진자의 추가 불황에 달라붙는다라고 지적했다. 불황기에 임금이 충분히 떨어지지 못하면 진자는 회복의 메카니즘 없이 대침체의 방향으로 쏠린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명목 임금은 떨어져도 실질임금이 떨어지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는 소비자이기도 하다. 소득이 줄어든 노동자는 지출을 줄일 것이고 물가는 떨어질 것이다. 낮아진 물가는 곧 기업 이익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런 과정을 통해 기업이 지불하는 임금의 액수(명목 임금)는 줄었으나 소득이 줄어들어 버린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아 기업 재정 또한 악화되면서 기업이 느끼는 임금의 부담은 줄지 않으면 기업가는 설비투자를 줄인다. 그러면 생산량은 더 줄고 공장이 폐쇄되며 일자라는 더 부족해진다. 이처럼 경제는 가만히 두면 균형점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파국으로 치닫는다. 한편 고전 경제학에;서의 금리도 진자운동을 한다. 경기가 위축되면 기업들이 돈을 빌리지 않으려 한다. 그러면 쌓인 돈은 많은데 투자처가 없으니 금리 즉 돈의 가격이 낮아진다. 이때 이자율이 낮아지면 기업들은 마음을 바꿔 투자하려 한다. 다시 투자가 활성화되면 돈의 수요가 늘며 다시 금리는 오르고 진자가 균형점을 향해 되돌아가는 것이 고전 경제학의 논리다

     

    고전 경제학은 불경기에 금리가 내려가면 기업들이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가정한다 그러나 실제 사람들은 불경기에 투자보다 현금 보유를 선호한다. 물론 현금보유에 대가가 따른다. 당장 투자하면 얻을 수 있었을 수익이 바로 그 대가이다 고전 경제학의 의하면 돈의 수요가 줄면 금리가 따라 내려와야 하고 디시 기업들이 대출을 받아 공장을 확장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금리 즉 현금 보유의 기회비용이 너무 낮아지면 사람들은 투자하지 않는다. 기업을 위한 투자금으로 설비 확장과 고용 확대를 촉진해야 할 돈이 그대로 잠들어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유동성 함정이라고 부른다. 금리가 아무리 낮아도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진자의 추는 불황을 가리킨 채 멈춘다. 케인즈는 경제 대공황의 해결책으로 정부가 수요와 투자를 견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시장 경제에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강력한 반대에 직면했지만 케인즈가 보기에 시장은 자기 조정 능력을 상실했다 시장 경제의 작동을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신뢰였다. 수요의 감소를 예견하고 생산량을 줄이려는 기업에 정부가 나서서 안 팔리면 내가 사주겠다라고 약속하는 것이다 정부가 잉여 농산물을 사들이고 수주가 끊긴 건설 기업들에 대규모 토목공사를 발주하는 것이다 그러면 돈줄이 트인 기업들이 다시 고용과 임금을 늘리고 소득이 는 노동자들이 지갑을 열게 될 것이다 이처럼 시장 참여자들이 경제 회복에 대한 신뢰를 가져야만 대공황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정부의 도움으로 인해 균형점에서 벗어나 있던 경제가 수요와 공급에 의해 시장 경제는 스스로의 최선의 상태를 찾아갈 수 있다. 케인즈는 정부 기능의 확장이야말로 자본주의 전체가 붕괴되는 것을 막는 유일한 현실적 방법이자 개인의 주도권이 성공적으로 발현되게 하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역할은 자유시장과 양립 가능하며 더 나아가 자본주의를 더 튼튼하게 할 수 있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것이다. 한편 확대된 정부의 기능에 많은 사람이 케인즈를 사회주의와 타협한 학자로 오해했지만 그 반대에 가깝다 마르크스가 필연적이라고 했던 프롤레타리아 혁명 존재의 의의를 케인즈가 없앰으로써 혁명을 불필요한 혼란으로 격하시킨 것이다 오히려 그는 자본주의가 혁명으로 이어지지 않고 유지될 수 있도록 기여한 일등공신이다 몰론 케인즈주의가 경제대공황에서 1970년대까지 주류를 이루다가 석유파동 등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 닥치면서 이 이론도 사그러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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