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근담-56) 관복을 입은 도둑이 되지 말라아들을 위한 인문학/채근담 2023. 7. 25. 03:58
글을 읽으면서 그 속에서 성현을 보지 못한다면 그는 글이나 베끼는 사람이 될 것이고 벼슬자리에 있으면서도 백성을 자식같이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는 관복을 입은 도둑에 지나지 않는다. 학문을 가르치면서도 몸소 실천하지 않는다면 말로만 거창하게 떠들어대는 이이 될 것이고 사업을 하면서도 덕을 베풀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그 사업은 한때 눈앞에 피었다가 지는 꽃같이 되고 말 것이다
화신은 청나라 최전성기인 건륭 황제 때, 황제의 특별한 총애를 받아 국정을 마음껏 요리한 사람이었다. 화신은 무려 20년 동안 마음껏 권력을 휘두르면서 미친 듯이 뇌물을 챙기고 온갖 부정한 짓을 다하여 무려 은화 8억냥에 해당하는 재산을 보유하게 되었다. 그 당시 세계 최대의 제국으로 자타가 공인하던 청나라의 1년 예산 총액이 7천만 냥에 불과했고 베르사유 궁전을 지은 프랑스의 절대 군주 태양 루이 14세가 지녔던 사유재산의 총액이 중국돈으로 환산해 2천만 냥에 불과했다는 사정을 안다면 화신이 지니고 있었다는 재산의 규모를 가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1799년 화신이 하느님처럼 믿고 의지하던 건륭제가 89세의 나이로 승하하자 미처 10일이 지나지 않아서 화신은 뭇 사람들에 의하여 탄핵의 대상이 되었다 그때 그의 죄목은 무려 20가지에 이르러 결국 그는 사형을 당했다. 평소에 금전의 출납은 반드시 자기 손으로 하고 수많은 처첩들에게 지급되는 생활비마저 아까워서 그들로 하여금 매일 죽을 먹고 살도록 하면서까지 모았던 그 엄청난 재산은 한푼도 남지 않고 전부 국고에 환수되고 말았다. 화신은 과연 누구를 위해 그토록 재산을 모았는가
'아들을 위한 인문학 > 채근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채근담-58) 괴로움 속에서 오히려 마음을 즐겁게 다스리라 (0) 2023.08.08 (채근담-57) 진정한 보람을 얻으려면 본래의 참마음을 찾으라 (0) 2023.08.01 (채근담-55) 가난하면서도 여유 있는 것이 낫다 (0) 2023.07.18 (채근담 54) 마음 바탕을 깨끗이 한 후에 배우고 익히라 (0) 2023.07.11 (채근담-53) 세상 일에 균형을 잘 잡으며 살라 (0) 2023.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