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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대초원이 키운 마유주에 대해서 알아보면아들을 위한 인문학/술의 세계 2023. 4. 21. 03:25
유라시아를 동서로 관통하는 약 8천 km에 달하는 대초원은 유목민 생활의 터전이었다. 유목민은 과실이 부족한 초원에서 술이 될만한 소재를 찾았는데 바로 말젖이었다. 6%의 유당을 함유한 말젖을 발효시켜 알코올 농도가 낮은 마유주를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다. 세계의 술 대부분은 식물을 원료로 하는데 마유주는 대초원이라는 환경에서 발견해 낸 진기한 술이다. 말젖에 함유된 유당은 원래 알코올 발효에 잘 쓰이지 않는 소재이나 초원 지대에 우연히 유산을 발효시키는 효모가 존재했기 때문에 운 좋게 마유주라는 결실을 맺게 되었다 유목민은 2500년 이전부터 가죽부대를 사용하여 말젖을 발효시켰다고 여겨진다. 터키어로 쿠미스, 몽골어로 아일락이라고 부르는 술이 모두 마유주이다. 기원전 5세기에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역사에서 흑해 북안의 스키타이인이 마유주를 마셨다고 기록했다
마유주는 비타민 C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마시면 사람의 혈관을 강화시키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갓 짜낸 신선한 말젖을 유산 발효시킨 알코올음료인 마유주는 건강에도 좋다. 말젖은 백포도주와 같은 음료로 쿠미스라고 불렀다고 기록했다. 현대에는 마유주는 갈증을 해소해주는 단순한 음료수로 여길뿐 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유목민이 말젖을 발효시켜서 마신 이유는 말젖을 생으로 마시면 설사를 일으키기 쉽기 때문이다. 말은 3-4월에 출산하고 6-10월 사이는 마유주의 원료로 사용한다. 한편 마유주는 알코올 도수가 1-3%정도에 불과하고 유산 발효로 인하여 걸쭉한 요구르트의 형태를 띠기 때문에 몇 대접을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
마유주는 제조법은 간단하지만 각 가정에서는 나름대로 비밀스럽게 전수되는 맛이 있다. 기본적으로는 가죽 부대에 갓 짠 말젖을 넣고 교란봉으로 7-10일 동안 저으면 가죽 부대에 부착된 유산균이나 이스트균에 의해 발효가 되면서 손쉽게 마유주가 완성된다. 대량으로 만든 마유주는 겨울 내내에 실외에 두고 얼려서 보관하고 정월을 축하하는 행사에 사용하였다. 유목민의 마유주는 가정용 술이며 영양 보급원이었기 때문에 상품화되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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