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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22) 친한 친구 사이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선이 있다아들을 위한 인문학/논어 2023. 1. 5. 03:53
子游曰 : 事君數, 斯辱矣, 朋友數, 斯疏矣
- 군왕 곁에 자주 있으면 욕을 당하고, 친구 곁에 자주 있으면 소원해진다
공자의 제자 자유가 군왕과 친구를 비교하여 말했다. 군왕이나 지도자 곁을 지키고 있다보면 모욕을 당하는 일이 생길 수 있고, 친구와 지나치게 친해지면 오히려 소원해질 수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적당한 거리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막역한 사이일지라도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독립된 공간이 있어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거리가 너무 가까워 너와 나를 구분하는 경계가 사라지면 가까웠던 사이는 오히려 불편해지기 마련이다
군자의 사귐은 물처럼 담백하고 소인의 사귐은 술처럼 달콤하다는 말이 있다. 소인의 사귐은 너무 나도 달콤해서 매일 함께 있어도 시간이 부족한 것처럼 아쉽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렇게 좋은 시간도 술에 취할 무렵이면 싫어지게 마련이다. 반면 군자의 사귐은 담백한 물과 같다. 진한 향기도 없고 달콤하지도 않지만 순수하고 맑은 물처럼 진실한 관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친구와 단둘이 여행을 떠난 적이 있으면 다툼이 벌어진다. 나만의 사적인 공간과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 친구의 일이고 어떤 일은 자신의 일인지를 구분해야 하며 만약 친구의 일에 어떤 의견을 제시했는데 친구가 반응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참견하는 것을 그만둘 수 있어야 한다. 그 일은 친구의 일인 만큼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진정한 친구이다.
친한 친구인가 아닌가를 판단하는 방법이 있다. 어떤 친구와 있다가 말이 끊겼을 때의 조용한 분위기가 어색하다면 그 친구와의 관계는 막역한 사이는 아니다. 정말로 가까운 친구는 말을 하지 않아도 편안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친구간의 신뢰감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친하지 않은 사람과 같이 있을 때 우리는 왜 자꾸 어떤 화제를 찾으려 하는 것이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상대방을 무시할 수 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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