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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덕경 20 ) 장차 뺏고 싶으면 먼저 주어야 한다며 이것을 微明이라고 하였는데아들을 위한 인문학/도덕경(노자) 2022. 12. 10. 03:45
노자 : 將欲奪之, 必固與之, 是謂微明
(장차 뺏고 싶으면 먼저 주어야 한다 이것을 미명이라고 한다)
노자는 유무상생의 원칙을 근거로 하는 지혜를 미명이라 부른다. 대립면을 동시에 장악하는 방식으로 실현하는 지혜다. 이런 지혜는 대립면을 각각 다른 것으로 구분해서 보는 知와 다르다. 그런데 유무상생의 원칙은 세계의 운동 속에 잠복해 있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잠복해 있어서 잘 드러나지 않고 보통 사람들이 쉽게 알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미라는 글자를 쓴다. 뺏는 일과 주는 일이 한 벌의 사건이어서 뺏는 일 따로 주는 일 따로 있지 않은데, 이런 원칙은 감춰져 있기 때문에 매우 미묘하다
미명은 유무상생의 원칙이 삶 속에서 발현되는 하나의 형태이다. 노자의 도덕경은 전체적으로 정치철학 즉 통치술의 성격이 강한 책이다. 국가 경영을 논한 책이다. 높은 수준의 인식 능력과 성숙을 통해서 국가 전체의 통치를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향을 이야기한 것이다. 세계에 대한 일정한 인식을 가지면 그 인식 내용에 맞춰서 가장 효율적인 결과를 낼 수 있는 태도를 결정해야 된다. 한편 노자는 국가를 신기 즉 신묘한 그릇이라고 보았다. 신묘하다는 것은 우리의 인식능력을 벗어난다는 뜻이고 예상대로 되지 않기 십상이라는 뜻이다. 세계 자체가 대립면의 상호의존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한면만을 담을 수 있는 개념적 인식으로는 대립면 양쪽을 하나로 인식하는 것이 쉽지 않다
국가는 특히 규모가 커서 예상을 벗어나는 일들이 훨씬 다양하게 일어난다. 그래서 노자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작은 생선을 굽듯이 조심조심하라고 한다. 노자는 정치적 도덕적 등 단순하게 정책을 단선적으로 펼치는 사람을 知者라고 불렀다. 좁다란 인식에 갇혀 전문가 행세를 하는 사람들이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나라가 잘 되려면 저 헛똑똑인 자자로 하여금 과감하게 행동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파트 가격이 과하게 올라갔다고 하면 그것은 아파트 가격 문제로만 보거나 유산자와 무산자의 갈등으로 보는 등 일면만의 문제로 보는 것이다. 국가의 일이란 여러 국제적 관계뿐 아니라 금리수준 등 다양한 변수의 작용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자는 미명을 설명하면서 주어라 그러면 더 많이 얻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국민과 국가의 관계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된다. 국가는 국민으로부터 정책을 펴기 위해 세금을 거둔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과 기업이 자유로운 활동을 해서 부를 많이 창출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세금을 많이 거둘 수 있고 거기에 따라 부의 재분배를 통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더 많이 도울 수 있다. 그러나 사회주의 계획경제 즉 공산주의는 국민과 기업의 역할을 축소하고 국가가 그 임무를 다할려고 하여 시장의 왜곡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작용하여 발전하는데 한계를 가지게 된다. 한마디로 국가는 과부하로 기능에 마비가 오고 시장의 기능이 떨어져 발전이 늘여져 악순환이 이루어진다. 그러면서 노자는 항상 어떤 기준이나 권력화한 이념으로 세계를 통제하려고 하지 말라고 하였다. 그것을 없애고 국민에게 더 다양하게 더 많은 것을 허용하라고 하였다. 그러면 생산력이 높아지고 얻는 것은 더 많아진다고 한다. 유무상생을 인식한 미명을 안 자는 국민들에게 다 허용해서 더 많은 것을 얻고 지자는 조급해서 단편적인 정책으로 국민들에게 허용을 줄이고 스스로 쪼그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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