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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덕경 22 ) 去皮取此인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하라는 의미가 무엇인가아들을 위한 인문학/도덕경(노자) 2022. 12. 24. 03:20
인간이 지닌 가장 높은 수준의 덕목은 꿈일 꾸고 정진하는 것이다. 그런데 꿈은 이상이나 이념과 다르다. 이상이나 이념은 자본주의, 사회주의, 도덕주의 등을 말할 수 있다. 한편 자본주의 내지 사회주의를 가지고 내 삶을 규정하는 한 내 삶은 그로부터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한다. 나에게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삶은 없어지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삶은 자본주의나 사회주의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복잡하다. 넓고 복잡한 삶을 제한하고 규정하는 것들을 버려야 한다. 그래야 꿈을 꾸는 존재가 될 수 있다. 이상이나 이념은 항상 나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고 어딘지 모를 다른 저곳에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것을 취하라는 것은 나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나의 욕망 내지 꿈을 성취하라는 것이다. 즉 내가 이념을 추구하는 한 나의 욕망은 이념에 제어당한다는 것이다. 집단이 만든 정해진 이념을 쫓는 한 나는 집단의 제어와 통제 하에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내 꿈이 아니라 우리의 꿈을 꾸거나 다른 사람의 꿈을 대신 꾸는 것에 불과하다. 그 대신 나의 욕망과 꿈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저기 멀리 걸려 있는 집단적 이상을 추구하지 말고 바로 너의 욕망을 집중하라는 것이다. 즉 去皮取此는 정해진 이념을 따르는 자가 되지 말고 너의 꿈을 꾸는 자가 되라는 뜻이다. 정해진 이념의 수용자가 되지 말고 이념의 생산자가 되라는 뜻이다. 타인과 경쟁하지 말고 자기자신과 경쟁하라는 뜻도 된다. 한편 안빈낙도와 안분지족은 네가 가난해도 당당함을 잃으면 안 된다고 하는 적극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너의 꿈을 정해진 이념과 기준에 견주어서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처럼 이상을 추구하면 너의 집단이 정한 것을 수행하는 사람에 불과하므로 자신을 추구해야 진정으로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인격이 될 수 있고 거기서 큰 성취가 나온다는 것이다 타인의 눈으로 너를 보지 말고 너의 눈으로 너를 보라는 것이다
봐야 하는 대로 보는 것은 세상이 정해준 대로 보는 것이고 보이는 대로 보는 것이 내 눈으로 보는 것이다. 봐야 하는 대로 보는 것은 우리의 눈으로 보는 것이고 보이는 대로 볼때만 나는 독립적으로 자유롭게 존재한다. 이것이 거피취자적 삶이다. 노장자는 낡고 헛되고 진실도 아니면서 권위를 세우며 저 멀리 걸려 있는 이념에 봉사하느라 너의 영혼을 탕진하지 말라는 것이다. 진짜 있는 것은 저 멀리 걸려 있는 이념이 아니라 바로 너 자신이고 바로 여기다. 또한 사람들 모두가 오늘을 위해서 사는 날을 꿈꾸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오늘만 존재하고 내일은 오지 않았고 과거는 지나가버렸다. 과거와 미래는 저기에 있는 것이고 오늘만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저기에 있는 것들에 봉사하느라 여기 있는 것들을 희생시키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현실적으로 큰 성취를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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