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덕경 18 ) 구부러짐이 자연의 이치를 담았다고 하는데아들을 위한 인문학/도덕경(노자) 2022. 11. 26. 03:25
노자 : 曲則全
(구부리면 온전해진다)
공자는 개념을 옳게 정하고 그것을 잘 지키면 이 세상은 바르게 된다고 믿었다. 그걸 정명론이라고 했다. 그런데 노자는 개념이라는 것은 이 세계의 진실을 그대로 다 담을 수 없다. 개념은 특정 내용으로 가두는 것이라고 봤다. 특정 내용으로 세계를 가둘 때 갇히지 않는 내용은 소외되니까 세계의 진실을 드러낼 수 있으려면 다른 방식으로 개념을 사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여기에 正言若反과 曲則全이 노자는 말하고 있다. 세계를 대립면의 상호의존으로 보는 것이 노자의 기본 원칙이다. 그래서 진실은 항상 대립면이 동시에 포착되거나 동시에 표현되는 방식으로 드러난다. 해와 달이라는 두 대립면을 하나의 사건으로 포착하는 것을 明이라고 했다. 그런데 개념 특성상 하나의 개념은 하나의 의미만을 담는다. 예를 들면 유라는 개념 안에; 무를 담을 수가 없다. 하지만 진실은 유와 무가 상호의존하여 세계가 존재하고 세계의 진실을 접촉하려면 개념을 항상 대립면과의 관계 속에서 이해할 수 밖에 없다
노자와 공자는 개념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다르다 공자의 개념의 의미를 정하고 그 의미대로 개념을 수행하거나 따르면 도덕적으로 완성될 수 있다고 믿었다 도덕적으로 완성된 사람이 많아지면 특히 지도자가 도덕적으로 완성되면 사회는 도덕적인 사회가 되고, 그런 사회의 도덕성은 경제나 국방력까지 보장해서 부강한 나라가 된다는 것이 공자의 기본 구상이다. 그러나 노자는 정해진 의미대로 개념을 믿고 수행하는 한, 그 개념이 만들어내는 이념과 가치가 지배적인 기준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보았다. 기준이 되면 구분을 하고 구분을 하면 한쪽이 다른 한쪽을 억압하고 억압하는 과정에서 폭력이 등장해서 결국은 도덕적인 사회를 이루려는 꿈은 멀어지고 오히려 폭력이 난무하는 비도덕적인 사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곡즉전은 구부러지는 것이 자연의 원칙이 아니다. 구부러지면 온전해지는 것 혹은 구부러지는 것과 온전해지는 것이 하나임이 자연의 원칙임이다. 곡과 전이 한 벌이라고 것이다. 곡과 전을 하나로 보는 것이 명이고 곡과 전을 각각 별개의 사건으로 보는 것이 지이다. 주면 가질 것이다. 파인 곳은 메꿔질 것이다라는 문장들도 모두 주는 것과 갖는 것 그리고 파이는 것과 메꿔지는 것이 한 벌의 사건임을 말한다 대립면을 동시에 장악하는 운동 방식과 태도를 한마디로 표현해서 곡즉전이라 말한다. 노자의 사상은 항상 도의 적용과 실천을 염두에 두고 있다. 흔히 노자를 온전해지는 것, 갖는 것, 앞서는 것을 포기한 사람으로 오해하는데 실상은 통합을 통해 앞서가는 일에 관심이 있다. 이말은 극명하기 나타내는 것이 無爲而無不爲로 무위는 곧 무불위로 일이 잘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정리하면 통합과 개방의 원리로 만사가 잘 되어가기를 바라는 것이 노자의 철학사상이다
'아들을 위한 인문학 > 도덕경(노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도덕경 20 ) 장차 뺏고 싶으면 먼저 주어야 한다며 이것을 微明이라고 하였는데 (0) 2022.12.10 ( 도덕경 19 ) 恒無欲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0) 2022.12.03 ( 도덕경 17 ) 진정한 앎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노자는 絶學에서 찾았는데 (0) 2022.11.19 ( 도덕경 16 ) 노자의 知와 明을 어떻게 이해하여야 하는지에 대해 (1) 2022.11.12 ( 도덕경 15 ) 도를 잘 실천하는 자는 손님과 같다라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 (0) 2022.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