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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절반의 목숨을 앗아간 질병 말라리아의 특효약 퀴닌에 대해서 알아보면아들을 위한 인문학/의학 2022. 12. 1. 03:23
말라리아는 아노펠레스라는 모기의 일종이 감염 매개가 되어 일으키는 전염병이다. 모기가 사람의 피를 빨 때 타액선에 숨어 있는 말라리아 원충이라는 단세포생물이 혈액으로 침투하여 말라리아를 일으킨다. 말라리아 원충은 먼저 간세포로 들어가 증식한다. 그런 다음 적혈구로 잠입해 적혈구를 파괴한다. 환자는 간헐적으로 40도를 오르내리는 고열에 시달리고 자주 의식이 혼미해지거나 황달 등의 증상이 발생해 끝내 사망에 이른다. 말라리아는 현재 진행형으로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매년 4억명이 걸리는데 100만명이 목숨을 잃는다. 지금은 에이즈, 결핵과 함께 세계 3대 감염병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말라리아는 BC 14세기에 재위했던 이집트 투탕카멘왕도 걸렸고 정복자 알렉산드로스 대왕도 원정에서 말라리아로 쓰러졌다. 불후의 고전 신곡을 쓴 시인 단테와 영국의 독재자 크롬웰도 역시 이병에 걸려 목숨을 잃었다. 한편 고대부터 세계의 수도였던 로마는 역병의 도시라고 여겨졌다 현재 바티칸 궁전이 자리한 곳 주변에는 로마시대에는 드넓은 늪지대가 자리하여 모기 번식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많은 교황 내지 추기경들이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다. 말라리아는 이탈리아어로 나쁜 공기를 뜻한다. 서로마제국 말기에 이탈리아 반도를 휩쓸고 간 훈족도 사실은 말라리아에 의해 철수했다고 하고 이후 로마에 침입한 게르만족도 말라리아 장벽에 가로막혀 로마를 점령하지 못했다고 한다
대항해 시대를 맞이하여 아메리카 대륙으로 포교를 떠난 선교사들에게도 말라리아는 무서운 적이었다. 그런데 페루에는 이 병의 특효약이 존재했다. 그것은 바로 높은 지대에 자라는 키나 나무로 그 껍질이 말라리아에 효험이 있다. 속설에 따르면 말라리아에 걸린 사람이 갈증에 시달리다가 키나 나무 둥치에 고인 샘물을 마시자 마법처럼 열이 내려가며 병이 나왔다고 한다. 이 기적적인 약효를 발휘하는 나무껍질은 17세기 중반에 선교사들의 손에 들려 유럽으로 들어갔다. 그후 이 나무껍질은 가루 형태로 가공되어 예수회의 가루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이 기적 덕분에 1655년 콘클라베라는 석달을 끌었지만 말라리아로 인한 희생자는 없었다. 루이 왕 14세와 청 강희제도 살아났다. 키나 나무에 포함된 약효 성분이 퀴닌이다. 키닌은 화학물질로 전염병을 치료한 인류 최초의 성공 사례이기도 하다. 퀴닌은 말라리아 원충의 생태 주기를 차단하고 증식을 방지하는 작용을 한다
한편 키나 나무 등의 약초에서 추출한 액체에 탄산을 첨가해 마시기 쉬운 형태로 만든 제품이 바로 토닉 워터다. 진 토닉이 지닌 씁쓸한 맛이 여기에 녹아 있는 퀴닌에서 나온다. 진 토닉은 제국주의 국가의 침략 도구로 사용되기도 했다. 즉 영국인들은 평소 진 토닉을 즐겨 마셔 말라리아라는 역병의 마수에서 벗어난 덕분에 인도라는 거대한 나라를 집어삼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키나 나무껍질이 귀중품이 되자 벌목이 심해져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지경에 이르자 키나 나무에서 순수한 약효성분만 분리하거나 약효 성분을 인공적으로 합성하려는 노력이 시작되었다. 퀴닌 성분을 분리하는데 최초로 성공한 사람은 프랑스 출신 펠레피어와 카방루로 1820년이었다. 1908년 독일의 라베가 드디어 퀴닌 분자의 전체상을 그리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1942년 미국 하버드 젊은 학자인 우드워드가 사상 최초로 퀴닌 인공합성에 성공하였다. 이를 통해 유기화학이라는 학문 분야가 육성되는 밑거름이 되었다
그러나 우드워드가 만들어낸 퀴닌 합성법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었다. 이 연구에는 지나치게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여 대량공급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다만 화학자들은 퀴닌 구조를 참고하여 다양한 화합물을 합성했고 좀 더 간단한 구조로 항말라리아 작용을 하는 화합물을 개발했다. 한편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살충제인 DDT로 모기를 박멸하는 등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면서 선진국에서 말라리아 발생은 드문일이 되었다. 그러나 말라리아 뿌리는 완벽하게 뽑아내지는 못하고 있다. 말라리아 원충은 환경에 잘 적응하여 어떤 형식으로 생존하는 것이다. 문제는 제약회사의 입장에서 말라리아 신약을 만들어봤자 여기에 들어간 개발비를 회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은 지구온난화로 모기의 서식 지역이 확대되고 습지가 늘어나 선진국에서도 다시 말라리아가 창궐할 가능성이 예견되고 있다 2014년에는 모기가 매개체인 뎅기열도 유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제약회사가 개발비 회수가 안되는 상황이라 이 병에 대해서 무관심하다는 것이 큰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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