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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과의 싸움에 종지부를 찍은 약으로 마취제를 알아보면아들을 위한 인문학/의학 2023. 1. 26. 03:29
인류 역사의 초기 시점부터 병을 치료해주고 고통을 완해해 주는 약을 찾아 노력을 기울였다. 외과수술에서 고통을 완화하는 마취제가 나온 것은 100년도 되지 않았다. 그전에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술을 진탕 먹거나 아편을 투여하고 최면수을 활용하는 등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였지만 별반 효과가 없었다. 심지어 환자의 경동맥을 압박하여 실신하거나 둔기로 머리를 때려 기절시키는 엽기적인 방법까지 동원되었다. 게다가 수술 중에 환자가 깨어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술 의료진이 긴장을 가지게 되었다 수술의 고통이 인류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사례가 있다. 프랑스 왕 루이 16세는 발기 후에도 포경 상태를 유지하는 진경 포경으로 성 기능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 탓에 그는 열다섯 살에 마리 앙투아네트와 결혼했으나 후사를 보지 못했다. 왕실의 대를 잇기 위해 수술 시도에 들어갔으나 루이 16세가 날붙이를 본 순간 겁에 질려 수술을 거부하며 치료가 미루어졌다고 한다. 결국 8년 후에나 수술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벌어진 스캔들이 프랑스 혁명에 도화선이 되었다
고대 그리스의 의사 디오스코리데스는 맨드레이크 뿌리를 와인에 넣고 끓인 약제를 환자에게 마시게 한 다음 다리 절단 수술을 했다고 한다. 맨드레이크는 뿌리가 사람 모양을 닮은 식물로 땅에서 뽑으면 비명을 지르고 그 비명을 들은 사람은 광기에 휩싸여 죽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실제로 맨드레이크 뿌리에는 각종 알칼로이드가 함유되어 있어 환각과 환청을 일으킨다. 사용량에 따라 약간의 마취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자세한 처방 기록은 전해지지 않는다. 후한 말의 명의 화타가 마비산이라는 마취약을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어 일본 에도 후기의 의 사 세슈가 도전했다. 1760년에 세슈는 서양과 한방 양의학을 두루 익혀 독자적으로 마취약 연구에 몰두했다. 세슈는 흰독말풀이라는 식물에 주목했다. 그는 흰독말풀에 투구꽃이라 불리는 바곳 등 몇 종류의 약초를 첨가하여 절구에 넣고 찧어 덖은 물질에 마취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어머니와 아내가 실험대상으로 해서 중독사와 실명으로 이어졌다. 1840년 세슈는 쓰센산이라는 약으로 전신마취하고 유바암 수술에 성공했다. 그는 세계 최초로 전신마취 수술을 성공했다. 그러나 기록은 남아있지 않아 서방에서는 쓰센산을 세계 최초의 마취약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영국에서는 화학자 데이비가 아산화질소라는 가스를 직접 들이마셨다. 아산화질소는 질소 원자 두 개와 산소 원자 한 개로 이루어진 다소 묘한 구조의 기체다. 아산화질소를 흡입한 데이비는 술에 취한 것처럼 정신이 몽롱해졌다가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었다. 그의 발견은 미국으로 전해졌고 일종의 오락용 약품으로 인기를 얻었다. 어느새 아산화질소를 활용한 공연이 극장에서 성행했다. 이를 마시고 고주망태가 되어 코믹을 주어 웃음가스로 불렸다. 1844년에 미국 코네티컷주 치과의사인 웰스가 이 공연을 보고 이를 고안해 자신을 모델로 발치를 해서 무통증을 느끼며 발치에 성공했다 그러나 공개 시술에서는 발치를 빨리하여 성공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웰스의 제자였던 모턴이 아산화질소 대신 에테르를 사용하는 마취수술을 실연해 멋지게 성공했다. 1846년 인류가 통증이라는 공포에서 해방되어 외과학에 거대한 진보를 이룩한 날이었다.
이후 새로운 마취약으로 클로로폼이 등장하여 인화성이 강한 위험한 에테르 대신 사용되었다. 클로로폼은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1853년 여덟 번 째 아들인 레오폴드 왕자, 1857년에 아홉 번째 딸인 베아트리스 공주를 출산할 때 무통 분만에 성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유명해 졌다. 이후 20세기 초반까지 클로로폼은 흡입마취제로 인정받으며 대중적으로 사용되었다. 드라마에서 클로로폼을 묻힌 손수건 등으로 입과 코를 막아 기절시키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이는 과정된 장면이다. 클로로폼은 독성이 강해 한꺼번에 다량을 들이마시면 의식을 잃거나 자칫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물질이다. 지금은 안전한 마취약이 등장해 사용하고 있다. 마취제를 둘러싼 최대 미스터리 사건이 마이클 잭슨의 갑작스러운 죽음이다. 마이클 잭슨은 런던 공연을 앞둔 2009년 6월 25일 세상을 떠났다. 그는 당시 심각한 불면증으로 고생해서 결국 마이클 잭슨은 바로 의식을 잃게 해주는데다 신속하게 깨어날 수 있는 마취약 프로포폴을 투여해줄 전속의사를 구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프로포폴은 링거로 정맥에 주사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약이다. 마취하면 떠오르는 흡입방식과는 다르다. 마이클 잭슨은 약제 투여 후 2분가량 눈을 뗐을 시점에 이미 그는 호흡이 정지되었다. 사실 그 의사는 마취 전문의가 아니었다.
일본은 한해 250만건의 전신마취 시술이 이루어지고 있다. 만약 마취약이 없었다면 많은 사람들이 고통에 시달려야 하겠는가 세상에서 존재하는 온갖 다양한 약품 중에서 우리 인류에서 가장 크게 이바지한 약물은 마취약이라고 볼 수도 있다. 좀 더 효과적인 마취약을 찾는 연구는 앞으로도 쉼없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세계 곳곳에서 마취약을 사용하고 있으나 지금도 마취의 원리를 속 시원히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 흡입마취에 사용하는 화합물의 구조는 천차만별이다. 앞에서 나온 아산화질소, 에테르, 클로로폼외에 사이클로프로페인, 할로탄, 아이소플루레인, 제논 등이 마취작용을 한다고 알려졌지만, 각 분자식을 살펴보면 아무런 공통점을 발견할 수 없다. 세포막에 녹아 들어가 유동성을 변화시키거나 신경전달물질수용체에 작용한다는 등의 가설이 나오기는 했다. 인간의 의식은 현대과학으로 풀지 못한 최고의 미지 영역에 속한다. 마취약 연구가 사람의 마음과 의식이라는 인류 최대 수수께끼를 풀 열쇠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마취의 진정한 가능성을 깨닫은 날은 아직도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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