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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8) 거친 밥과 험한 옷을 감추려 하는 자와 도를 논하지 마라아들을 위한 인문학/논어 2022. 9. 29. 05:06
士志於道而恥惡衣惡食者, 未足與議也
- 선비로서 도에 뜻을 두면서 나쁜 옷, 나쁜 음식을 부끄러워하는 사람과는 더불어 도를 논의할 수 없다
공자가 살았던 춘추시대에는 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정신적인 가치를 탐구하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도를 논의하기 위해 공자를 찾았을 것이다. 하지만 공자의 유명세를 시험해 보기 위해 도를 추구하는 척 행동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라고 보인다. 그래서 공자는 자신을 찾는 사람들의 진심을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공자는 의식주를 통해 사람의 내면을 알아 볼 수 있다고 하였고 나쁜 옷과 나쁜 음식을 부끄러워하는 사람과는 이야기하거나 토론할 가치가 없다고 보았다. 여기서 나쁜은 저렴한 음식과 허름한 옷을 말한다. 정신적인 가치인 도에 뜻을 둔 사람이라면 이런 것들에 부끄러워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나쁜 옷과 나쁜 음식에 부끄러워하는 사람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가. 그것은 내면의 나약함이 표현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겉치레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내면의 빈약함을 숨기려 한다. 누군가가 겉으로는 어짊을 좋아하는 척하면서도 실제로는 물질적인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직함에 신경을 쓰고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집중한다. 타인의 눈에 예의 없고 보잘 것 없는 사람으로 보일까 봐 걱정하는 사람은 어짊이 아니라 외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온 힘을 쏟을 것이다.
의복과 음식에 대한 가치관은 우선 주어진 현실에 만족할 줄 아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부유하다면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음식을 먹으며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겠지만 경제력이 좋지 못하다고 해서 힘들어하지 말고 그렇게 지낼 수 밖에 없는 자신의 모습을 초라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경제력이 좋은 사람은 생활이 힘든 사람을 자신과 동등하게 대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다. 그러니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진정으로 어짊을 좋아하는 것은 어짊의 본질을 좋아하는 것이다. 어진 듯하게 보이는 외면을 좇는 것이 아니라 학자처럼 행세한다고 해서 갑자기 어짊이 생기지 않는다. 외부 조건에 안달할 필요는 없다. 사람은 누구나 안 좋을 때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 형편이 안 좋을 때는 저렴한 음식을 먹고 값이 싼 옷을 입는 것을 평온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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