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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덕경 7 ) 유의 대립 개념으로 노자는 무를 어떻게 해석하였는지아들을 위한 인문학/도덕경(노자) 2022. 9. 9. 04:43
無라는 개념으로 동양문화은 높은 수준의 사유에 이를 수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서양문명에는 0이라는 개념이 있다. 0은 원래 인도에서 발견되었지만 수학이라는 탁월한 사유 방식에 들어와 서양문명을 급격히 상승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0이 들어오면서 자릿수가 생기고 아무리 큰 수라도 계산할 수 있게 되었다. 0이 없으면 산업혁명도 없었을 것이다. 동양에서 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철학적 사유의 맥락에서 제기한 사람이 노자이다.
무는 기본적으로 없는 상태이거나 안 보이는 상태이다. 물론 절대적으로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니다. 서양에서 말하는 nothing과는 다르다. 없는 상태라고 해도 서양의 시각은 오히려 being처럼 존재적 개념에 가깝다. 즉 노자는 무 개념을 통해 안 보이는 세계를 삶 속으로 끌고 들어온 것이다. 0이 등장하면서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세계가 연결되었다. 0도 없는 것이 아니라 플러스와 마이너스 사이에 독특하게 있는 것이다. 무도 있음의 독특한 형식이다
노자가 무라는 개념을 철학적으로 제기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 인간은 없는 것과 안 보이는 것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새로움이나 창의나 창조 모두 아직 없는 것이나 안 보이는 것이 현실화된 것이다. 보이고 만져지고 확실히 있는 것만 다룬다면 새로운 이론을 생산해내기 어렵고 새로운 것을 지향하는 태도를 가질 수가 없다. 그렇게 되면 궁금증과 호기심도 사라진다. 문명의 전형적인 특성은 확장에 있다. 아직 없는 세계로 가고 가 본적도 없는 것을 만들고 본 적도 없는 것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없는 세계를 다루는 세계가 형성되어 있어야 비로소 가능해진다. 0이나 무를 다룰 수 있을 때만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노자가 동양 사회에 끼친 가장 큰 공헌은 무라는 개념을 제시한 것이다. 인간의 독특한 특성 가운데 하나가 무를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없음 자체를 상상하는 것이다
노자가 말하는 무는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은면서 가능성과 활동력은 있는 것이다. 즉 경계에 있지만 그것 자체의 실재적 존재성은 없다. 그런데 그것 때문에 일이 일어나고 만물이 제대로 생기고 작동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과거나 미래는 어떤 범위를 정해서 설명할 수 있지만 현재라는 순간은 전혀 포착할 수 없다 문도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문짝은 있지만 저문은 없는 것이다. 문은 안과 밖의 사이로만 있는 것이다. 경계인 것이다. 지금 이 방의 허공, 공간, 이것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들이 있어야 방이 방으로서 기능을 하고 방으로서 존재할 수 있다
노자는 눈으로 볼 수 있고 손으로 만져지는 세계와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 세계가 있는데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 않는 세계를 무라 하고 보이고 만져지는 세계를 유라 한다. 무는 마치 시작이나 출발이나 현재처럼 자신의 실재적 존재성은 감추고 있지만 이 세계를 드러나게 해주는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 노자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는 이 세계가 무와 유의 상호의존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유뮤상생이다. 이는 우리 입안의 공간은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지만 그런 공간이 있어야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노자는 세계 전체가 두 영역의 상호의존으로 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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