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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덕경 6 ) 도가 말해질 수 있으면 진정한 도가 아니고 이름이 개념화될 수 있으면 진정한 이름이 아니다라고 하는 이유는 ?아들을 위한 인문학/도덕경(노자) 2022. 9. 3. 04:34
名可名非常名에서 명은 정의하거나 개념화하는 뜻이다. 이름이 개념화될 수 있으면 진정한 이름이 아니다. 공자는 개념화 하자고 하며 노자는 개념화 하지 말자는 입장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편 노자가 살았던 춘추전국시대는 생산도구와 관계가 변화한 시기이다. 철기를 통해 소외되었던 계층이 지배 계층으로 올라서고 그러지 못한 계층은 몰락하는 시기였다. 이시기에 공자와 노자가 혼란의 과도기에 투입된 사상가로 새로운 질서관을 형성하는 입장에 서 있었다. 이 중에는 대표적인 명실 즉 이름과 실질 사이의 관계 정립이 필요했다
예를 들면 군자는 지배자라는 실질을 행하는 사람이다. 군자라는 이름을 달고 지배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명은 이름이고 실은 역할로 본래 군자는 이름에는 지배한다는 역할이 있다. 군자라는 명과 지배자라는 실질이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철기로 생산도구가 크게 바뀌면서 세상이 뒤틀려버리니까 군자가 지배자로서 실질을 실제 삶 속에서 행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군자가 군자 아닌 듯하고 소인이 소인 아닌 듯 되어버린 것이다. 명과 실이 뒤틀린 것이다. 이에 이름과 실질의 정확한 일대일 대응관계를 유지하느냐 아니면 유지하지 못하는 상황을 받아들이느냐의 문제이다
개념을 정하고 이 개념과 실제와의 일대응 대응 관계를 확고히 하자고 말한 사람이 공자이고 d를 정명론이라 한다. 어떤 것에 대해서 개념을 확고하고도 분명하게 정해놓으면 실제의 내용이 이 개념에 다 담기지 않는 현상이 생길 수 있으니 개념을 정하는 일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보는 이가 노자였다. 공자는 개념을 정해서 사회의 요구에 맞는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보았다. 노자는 개념화로 신념이 강해지면 그것이 바로 기준이 되고 구분하고 배제하는 폭력적 상황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노자는 구성원의 자발적이고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훨씬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사랑이 개념에 대해 눈물의 씨앗으로 정의 내리면 사랑은 눈물의 씨앗으로만 정의된다. 하지만 사랑의 범위는 눈물의 씨앗에만 한정되지 않고 웃음의 씨앗일 수도 있고, 인간성의 승화일 수도 있고, 격정적 생명력일 수도 있다. 정의 내리는 것은 특정한 범위 안으로 가둔다는 뜻이다. 세상은 가두어지지 않는 부분이 훨씬 크다. 요즘 세상은 법으로 개념화하여 인간의 행동을 구속하고 생각의 범위를 제한하려 하는데 노자는 정의를 내리거나 개념화하는 것이 인간의 상상력과 자율성을 제한함으로써 결국 전체 사회에는 손해가 된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공자의 개념화와 노자의 개념화 부정은 상대적 개념으로 양립이 어렵게 보일수 있다. 그러나 각 이론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사회를 구성해서 이끌기 위해서는 공자의 사고가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노자의 개념화의 부정도 구성원의 자율성과 독창성을 위해서는 필요한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개인적 결론은 공자의 개념화 속에 노자의 개념 확장성을 담아 현실 사회속에 창의성과 상상력을 부가하는 名의 변화의 의미를 담으면 현실적인 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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