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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러시아의 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는 심리소설의 거장이라고 하는데아들을 위한 인문학/문학 2022. 6. 28. 04:20
표도르 도스토옙스키(1821-1881)는 심리소설의 거장이다. 40년 동안 그가 보여준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와 특히 죄와 절망, 죽음에 대한 집착 등 인간감정에 대한 통찰력은 지금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도스토옙스키가 인생에서 겪었던 역경과 비극은 오히려 그가 소설을 쓰는데 풍부한 밑거름이 되었다. 모스크바의 엄격한 러시아 정교회 가정에 태어난 도스토옙스키는 1839년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아버지의 요구에 따라 공병학교에 입학해 교육을 받았지만 일이 맞지 않았고 결국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첫 소설 가난한 사람들(1846)로 비평가들로부터 대단한 호평을 받았지만 1849년 급진적인 좌파 출판물 공작에 참여한 혐의로 체포되면서 작가로서의 이력이 중단되었다. 그는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형 집행이 취소되었고 대신 시베리아 강제노동 수용소에서 4년을 보냈다. 그때의 끔찍한 경험은 그의 작품 속 분위기와 내용에 뚜렷한 흔적을 남기게 된다
1880년대에 들어 도스토옙스키는 문학적으로 한 단계 발전했다. 그 시기에 사회적 기능이 결여된 신경과민의 은둔자를 다룬 중편소설 지하로부터의 수기(1864)와 한 할머니를 살해한 청년의 죄책감과 고통을 분석한 대작 죄와 벌(1866)을 집필했다. 특히 죄와 벌은 심오한 심리묘사뿐만 아니라 죄를 저지른 후 죄인 내면에서 느끼는 자기 비난이야말로 사회가 부과하는 어떤 벌보다 더 가혹하다는 결론이 인상적이다
나이가 들면서 도스토옙스키는 젊었을 때의 무신론을 거부하고 조상 대대로 믿어온 러시아 정교회로 돌아갔다. 백치(1869)에서는 비극적인 그리스도 상을 묘사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가장 의미심장한 기독교 소설이라는 평을 받는 카라마조프의 형제에서는 아버지가 살해당하는 일을 겪은 세 아들이 선과 악의 문제와 기독교 신앙을 매우 다양한 시선과 색다른 방식으로 풀어 나가고 있다
도스토옙스키를 깎아내리는 사람들은 그의 문체가 난해하고 종종 건조하다고 비난하지만 등장인물이 심리를 예리하고 치밀하게 분석하는 능력은 의심할 여지없이 뛰어나다. 특히 범죄자, 정신적으로 불안한 사람들, 사회의 변두리에 속한 사람들의 심리를 묘사하는데 탁월하다. 도스토옙스키의 인물분석과 성격묘사는 문학적 유산을 넘어 프리드리히 니체에서부터 알베르 카뮈에 이르기까지 20세기 허무주의와 존재론 철학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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