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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삼국지에 동이는 음주가무를 즐겼다고 하는데 조선의 가수인 가객의 변모는아들을 위한 인문학/조선시대 직업들 2022. 5. 9. 02:21
눈을 찔러 장님 된 악사 사광이던가 / 동방의 가곡 스물 네 소리를 모두 통달했다네 가득 모여 백 전 되면 술에 취해서 가니 / 어찌 반드시 서평군을 부러워하랴 - 조수삼 <장님 악사 손씨 > - 드라마에서 시작된 한류는 방탄소년단을 기점으로 한류 4.0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대중음악이 전 세계를 열광시키는 한류의 중심이 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서는 현재 세계에서 한류만큼 성공한 대중문화를 찾기 힘들다고 평을 내놓았다. 1700여년전 중국의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서 음주가무를 좋아하고 일상생활에서 노래를 즐겼다라고 한 기록이 나온다. 고대 사회부터 이어졌던 이러한 특성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전문화와 직업화의 길에 들어선다
가곡, 시조, 가사 따위를 노래로 부르는 조선시대의 전업 가수를 가객이라 한다. 주로 남자를 지칭한다. 기녀도 노래를 불렀지만 기녀는 노래 외에도 하는 일이 많았으므로 전업 가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은 개인 소유의 가비나 가동을 두고 노래를 즐기기도 했다. 가비아 가동은 신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사대부에게 예속된 존재였으므로 독자적인 활동을 불가능했다. 직업적인 가객은 17세기 이후에 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8세기 전후에 전성기를 맞이했다
김천택의 시조집 <청구영언>에는 당시 가객으로 명성이높았던 여향육인이 등장한다. 장현, 주의정, 김삼현, 김성기, 김유기, 김천택이 그들이다. <해동가요>에는 고금 창기 제씨 56명의 명단이 실려있다. 조선시대 전문 가객의 명단이다. 박효관과 안민영이 편찬한 가곡원류에서 편시조 명창과 판소리 명창을 비롯한 40여명의 기녀를 소개했다. 박효관을 중심으로 가객, 호걸, 노래를 즐기는 사람들이 승평계와 노인계를 조직해서 풍류를 즐겼다. 성대중이 즐기는 사람들이 승평계와 노인계를 조직해서 풍류를 즐겼다. 성대중이 지은 해총에는 서울의 3대 가객 중 한 사람이었던 유송년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한량으로 지내면서 노래가 좋아 막대한 가산을 탕진했는데 주로 평안북도 선천지역에서 활동하던 유명한 가객 계함장을 데리고 평안도 일대를 유람했다. 그 과정에서 유송년의 노래 실력이 크게 좋아져 스스로 무적이라 자부했고 주변에서도 그의 노래를 흠모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록에는 가객의 일상과 풍류의 구체적인 실상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가객의 일상이 비교적 자세히 묘사한 글은 한문 단편이다. 이옥이 지은 <노래하는 송실솥 이야기 >기 데표적이다. 송실솥은 서울에 사는 가객이었다. 실솔곡이라는 노래를 잘 불러서 실솔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폭포 아래 산꼭대기를 찾아다니며 노래 솜씨를 갈고 닦은 그는 마침내 사물과 사물을 움직여 각종 악기에 잘 어울릴 정도로 득음의 경지에 이른다 솔실솔이 노래를 부르면 다른사람이 모두 귀를 기울이며 공중을 바라보았다
특히 왕실의 후손이자 외교관, 갑부로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서평군 이요가 송실솔의 노래에 흥미를 보였다. 그는 송실솔의 노래가 자신의 반중에 어울리는지 시험해 보았는데 송실솔은 보기 좋게 실력을 증명해 보인다. 음악을 담당하는 노비만 10여명을 양성하고 가무에 뛰어난 여성만 첩으로 삼은 서평군을 감동시켰다는 것은 송실솔의 노래가 보통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가객의 노래는 신분이 높고 부유한 사람만 향유할 수 있었으므로 공연료 일부 만만찮았지만 자세한 기록이 없다. 18세기 한양의 대표적인 버스커 손씨의 사례에서 생계형 가수의 수입을 추정할 뿐이다. 손씨는 우조와 계면조를 비롯한 스물네 가지 노래에 모두 통달했다. 그의 노래가 절정에 이르면 감상하던 사람들이 던지는 엽전이 비처럼 쏟아졌는데 열 냥 정도가 모이면 곧 일어나 떠나곤 했다. 쌀한가마가 두석 냥이었던 시절이었으니 버스킹으로 올린 열냥의 수입은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었다 부잣집과 왕실 행사의 공연료 역시 상당한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의 가객 노래는 사치스러운 문화 상품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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