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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살아가는 드넓은 곳인 세상과 세계의 어감의 차이는 어떠한가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1. 12. 30. 03:47
세상은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크고 너른 마당이다. 물고기에게 물이 생존환경이라면 사람에게 세상은 생존환경이다. 사람은 세상으로부터 한 걸음도 벗어날 수 없다. 관용구 세상을 떠나다의 의미가 죽다일 수밖에 없는 것은 그래서다.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서 세상을 살다가 세상을 떠난다
세상은 모든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드넓은 곳을 추상적, 주관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면 세계는 지구 전체의 공간을 명시적, 객관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곧 세계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나라와 인류 전체를 가리킨다.. 세상과 세계 모두 크고 넓은 곳이지만, 범위나 영역의 면에서 세상은 막연하고 주관적인 성질을 띠는 반면, 세계는 명확하고 객관적인 성질을 띤다
자기가 사는 동네를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라 할 수는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반면에, 어떤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해 말할 때에는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보다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 더 정확해 보인다. 또 세계곳곳은 지구상의 많은 나라를 명시적으로 가리키지만, 세상 곳곳은 많은 나라일 수도 있고 막연히 넓은 범위의 이곳저곳일 수도 있다. 아는 사람을 만나면 야 세상 참 좁다라고 말하지 야 세계 참 좁다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이때의 세상은 활동범위나 공간을 주관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세상은 수많은 사람이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회나 그 사회의 속성을 가리킬 수 있으나 세계는 그럴 수 없다. 흙수저로 태어난 사람이 뼈 빠지게 일해도 가난의 질곡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때 무위도식하는 금수저를 바라보면서 하는 말이 있다.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푸념이다. 이 경우 세상은 장소의 의미를 잃고 인간사회나 그 사회의 속성 및 생리라는 추상적인 의미이다 세상을 모른다고 할 때도 다르지 않다. 어떤 사람이 남의 말만 믿고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전 재산을 날렸다면 그는 세상을 모르는 사람이다. 세상을 모른다는 말은 사회의 속성이나 실상을 모른다는 말과 같다
세계는 사물의 한정적 영역, 또는 그 영역에 있는 사물의 성질을 가리킬 수 있으나 세상은 그럴 수 없다. 직업의 세계, 동물의 세계, 동심의 세계와 같이 영역이나 속성을 뜻한다. 세상은 부사적으로 쓰일 수 있으나 세계는 그럴 수 없다. 세상 말을 들어 먹어야지처럼 도대체의 의미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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