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생각의 전개로 상상과 공상의 어감 차이는 어떠한가

공상과 상상은 잡념과 사색의 중간 지대에서 또 다른 기능을 한다. 그것은 잡념처럼 자유롭지만 어지럽지 않고, 사색처럼 골똘하지만 냉철하지 않다. 오직 직관적이고 감성적이다. 사색과 사유가 지적 영역을 넓혀 왔다면 상상과 공상은 창조적 영역을 확장해 왔다. 공상은 현실에 있지 않은 것을 생각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상상과 같지만, 실현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서 상상과 구별된다

 

상상과 공상은 둘 다 엉뚱할 수도 있고 아무짝에도 쓸모없을 수도 있지만, 상상은 공상보다 훨씬 더 창조적이고 생산적일 수 있다. 예술작품을 창작해 내기 위해 참신한 생각을 떠올리는 것 역시 공상보다는 상상에 가까울 터이다. 또한 백수건달이 방구석에 처박혀 온갖 비현실적인 생각을 떠올리고 있다면 그 생각은 상상이라기보다 공상임이 분명하다

 

공상은 비록 비현실적인 생각을 가리키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소설, 영화, 만화 등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얼핏 허무맹랑해 보이지만 가상의 유사 과학을 토대로 하여 공상적 미래를 묘사한 것이 공상과학 소설과 영화이다. 한편 상상력은 가능하지만 공상력은 불가능하고 공상가는 가능하지만 상상가는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