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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교훈과 깨달음을 압축한 속담과 격언과 명언의 어감의 차이는 어떠한가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2. 1. 4. 04:21
장황한 말보다 짤막한 한 마디가 더 가슴을 칠 때가 있다. 또 직설적인 말보다 에둘러 이르는 말이 더 강한 설득력을 가지기도 한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가는 법이라는 촌평이 남의 일에 간섭하는 것이 헛된 일임을 구구히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더 호소력을 띨 수 있다.
속담은 삶에 대한 교훈이나 깨달음 등을 담거나 어떤 대상을 풍자하는 짤막한 말로 오랜 시간에 걸쳐 사람들 사이에 전해져 온 것을 가르킨다. 그래서 속담은 비유와 해학, 의표를 찌르는 표현이 그것이다. 낫 놓고 기역자를 모른다처럼 웃음을 유발하는 해학이 있다. 등잔 밑이 어둡다처럼 의표를 찌르기도 한다.
뜻은 같지만 표현이 조금씩 변용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속담의 특징이다. 가령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 가랑잎이 솔잎더러 바스락거린다고 한다. 숯이 검정 나무란다. 이는 속담이 오랜 세월에 걸쳐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창조적으로 바뀌거나 응용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속담에는 말의 재미와 유희, 운율과 리듬이 있다. 망할 놈 나면 흥할 놈 난다에서는 망할 놈 / 흥할 놈과 나면/난다의 대구적 리듬이 재미있고, 미주알고주알 밑두리콧두리 캔다에서는 미주알/고주알, 밑두리/콧두리의 각운이 주는 말놀이가 즐겁다. 돈만 있으면 처녀 불알도 산다의 경우에는 거침없는 비속어가 친근하고 정답기까지 하다. 속담이 지식층의 추상적이고 관념적 언어가 아니라 서민들의 솔직하고 발랄한 언어임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격언은 인생의 교훈이나 지침이 될 만한 어구나 문장을 가리킨다. 삶의 지혜를 일깨워 준다는 점에서 속담과 겹치는 면이 많다. 이를 금언, 경구, 잠언이라고도 부른다. 티끌 모아 태산.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는 교훈을 담고 있어서 격언이면서 속담이기도 하다. 그에 반해 시간의 금이다, 펜은 검보다 강하다처럼 속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격언은 속담에 비해 지적이고 명징하여 말의 재미나 유희적 특징이 덜하다. 속담은 교훈을 담지 않을 수 있으나 격언은 그러기 어렵다
한편 명언은 세상에 널리 알려진 말로, 일반적으로 유명인의 말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대개의 경우 심오한 뜻이나 의미 있는 진실을 담고 있어 곱씹어 볼 만하지만 격언처럼 반드시 교훈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카이사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데카르트), 신은 죽었다(니체)에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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