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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넘나들 수 없는 우리말 2인칭 대명사 너와 당신과 그대의 어감 차이는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1. 10. 19. 04:38
우리말에는 영어의 YOU와 같이 상대를 가리지 않고 보편적으로 쓸 수 있는 2인칭 대명사가 없다. 우리는 너, 자네, 당신, 댁, 그대, 귀하 등 우리말 2인칭 대명사 가운데 그 어느 것도 상하 구별없이 두루 쓸 수는 없다
너는 2인칭 대명사 가운데 사용 빈도가 높은 말이지만 손아랫사람이나 친구 사이에만 쓸 수 있다. 성년의 경우에는 아랫사람이나 동년배라 하더라도 친밀한 관계나 말을 놓는 관계가 아니면 너를 사용하기 어렵다. 또한 너는 문장의 해라체로 너는 거기 가지 마라나 해체로 나 너가 세상에서 제일 예뻐와 같이 쓰인다. 다만 너가 해요체와 쓰는 너나 잘하세요는 비문이지만 의도적인 유머에서 가능하다
당신은 의미의 스펙트럼이 넓어 어떨 때는 높이는 말 같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낮추는 말 같기도 하다. 당신은 대등한 관계의 상대를 대접하여 이를 때 쓸 수 있다. 주로 부부 사이에 서로 상대를 대접하여 가리키는 경우에 쓴다. 한편 부부간이 아니면 당신은 얕잡은 어감이 강하다. 이를 상대방은 공격으로 받아들여 누구한테 당신이래 ? 하고 반발할 수도 있다. 상하관계에서 권력을 쥔 자가 아랫사람을 당신이라고 지칭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에는 위압적인 어감을 가지기도 한다. 가령 공사장에서 현장 감독이 하급 노동자에게 이봐 당신 이라고 우월적 지위에 상대를 억누르는 느낌이 있다
오늘날 당신은 입말보다 글말에서 더 많이 쓰인다. 시구나 대중가요의 노랫말 속 당신은 주로 연인을 가리킨다. 연인끼리 편지글에서 상대를 가리켜 당신이라 정답게 이르기도 한다. 현대국어에서 당신은 윗사람을 가리키지 못하지만 시에서는 가능하다. 특히 어머니를 가리키는 경우에 쓰기도 한다. 기도문에서는 절대자를 높혀서 부르기도 한다. 또한 불특정 다수를 가리켜 당신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책이나 독자를 상대로 말하거나 광고에서 소비자를 상대로 말할 때 대중 캠페인에서 쓰인다
그대는 가장 사용빈도가 낮고 사용조건도 제약적이다. 현대국어에서 입말로 사용되는 일은 거의 없다. 시나 편지글 같은 글말에 더러 쓰이는데 흔히 사랑하는 임이나 정다운 대상을 가리킨다. 당신도 사랑하는 사람을 가리키나 당신에 비해 그대가 고풍스럽고 기품 있는 어감을 준다
자네는 나이가 지긋한 사람이 아랫사람이나 동년배를 대접하여 이를 때에 쓰이고, 댁은 잘 모르는 사람, 특히 나이가 비슷하거나 아래로 보이는 사람을 완곡하게 이를 때, 귀하는 주로 공적인 편지나 글에서 상대를 높여 이를 때 쓰는 2인칭 대명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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