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 층위의 현대 사회 집단으로 군중과 대중, 민중의 어감 차이는 어떠한가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1. 10. 5. 04:39
우리말에서 사람의 무리를 나타내는 단어는 적지 않은데 그중에도 군중과 대중, 민중은 근현대 역사에서 문제적이다. 파시즘과 군중, 매스미디어와 대중, 저항운동과 민중은 서로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
군중은 어느 곳에 모인 수많은 사람 특히 시위나 집회 등에 일시적으로 모인 사람을 가리킨다. 군중은 충동적이고 비이성적인 존재이다. 그들의 생각과 감정은 선동하는 사람의 암시에 따라쉽게 감염되고 조종된다. 이른바 군중심리에 의해 자제력을 잃고 쉽사리 부화뇌동하곤 한다. 한편 난동, 폭력, 광기의 대명사인 홀리건은 군중의 일그러진 얼굴을 잘 보여준다
대중은 군중과 달리 눈에 보이는 존재가 아니다. 어떤 장소에 모여있는 구체적 존재가 아니라, 사방에 흩어져 있는 불특정 다수로서 추상적 존재이다. 대중은 19세기 이후에 출현한 산업사회의 산물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매스 커뮤니케이션의 발달을 특징으로 하는 현대사회의 구성원을 가리킨다. 도시화현상으로 인해 익명화되고 원자화되어 서로 유대감을 가지기 어렵다. 인간 소외를 겪기 쉽고 주체성 없이 남을 추종하는 타자 지향성을 띠기 쉽다. 대중은 군중과 다른 이유로 몰개성적이고 무비판적 존재가 되기 쉽다. 군중은 집회가 해산되는 순간 자기 정체성을 회복하지만 대중은 대중문화 및 대중사회의 자장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개성과 비판 의식을 견지하기가 쉽지 않다
민중은 지난 시대에는 단순히 다수의 백성이나 인민을 뜻하였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사회적 모순과 정치권력에 저항하는 피지배 집단의 뜻으로 더 널리 쓰이고 있다. 특히 1970년-80년대 군부 독재정권의 정치적 억압이 엄혹하던 시절, 민중은 모순과 갈등을 혁명적으로 해결하고자 거대한 세력으로 떨치고 일어났다. 부마항쟁이나 5.18민주화 운동 등은 민중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여 저항의 몸짓을 치열하게 보여 준 일대 사건이었다. 그즈음 민중문학을 비롯하여 민중 미술 등 진보적 이념이나 운동으로서 크게 부각되기도 했다
'아들을 위한 인문학 > 우리말 어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로 같은 마음이 되는 동감과 공감의 어감 차이는 어떠한가 (0) 2021.10.15 뇌에 아로새겨진 지난 일의 흔적인 기억과 추억의 어감차이는 어떠한가 (0) 2021.10.12 일정한 영토에서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국가와 나라의 어감의 차이는 (0) 2021.10.01 범주에 따라 사물을 가르는 일로 구별과 구분의 어감의 차이는 어떠한가 (0) 2021.09.28 국외에 사는 우리 겨레로 교포와 동포, 교민의 어감의 차이는 어떠한가 (0) 2021.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