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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에 사는 우리 겨레로 교포와 동포, 교민의 어감의 차이는 어떠한가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1. 9. 24. 04:06
우리는 한반도를 터전으로 하여 오랫동안 단일민족으로 살아왔다. 수천 년 동안 외세의 칼날에 수없이 베이고 찢기면서도 하나의 핏줄이라는 정체성을 꿋꿋이 지켜왔다. 그렇지만 근대의 길목에서 우리 민족의 일부는 어쩔 수 없이 낯선 땅으로의 엑소더스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혹은 강요에 의해 고국을 등지고 북간도, 연해주, 하와이, 일본 등지로 떠나야 했다. 국외에 사는 우리 겨레를 가리켜 흔히 교포, 동포, 교민 등으로 부른다. 교포는 같은 민족에 속하지만 다른 나라에 정착했거나 다른 나라의 국민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고, 동포는 거주지나 국적이 어디든 상관없이 같은 민족에 속하는 사람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동포는 한배에서 태어난 형제자매를 뜻하던 말이었는데 같은 민족을 뜻하는 말로 의미가 확대되었다. 교민은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동포로 교포뿐 아니라 외국에 장기간 머무는 유학생과 주재원 등을 모두 이르는 말이다. 정리해 보면 동포는 국내의 자국민과 국외의 동포와 북한 동포를 아우르는 말이고, 국외 동포는 교민과 같은 말로 교포와 외국 장기 체류자를 아우르는 말이다. 교포는 외국에 정착한 무국적 동포와 국적 취득 동포를 가르킨다. 따라서 교포는 교민에 포함되고 교민은 동포에 포함되는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해방 이전만 하더라도 국내의 자국민에 대해 동포라고 일컫곤 했으나 오늘날에는 국내 자국민은 동포 대신 국민이라는 말을 주로 쓴다. 일제 강점기에 그리고 해방 이후에도 한동안 국내의 자국민을 향하여 동포라고 불렀으나, 오늘날에는 일반적으로 외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이나 북한 주민만을 동포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근자에는 교의 뜻이 더부살이로 부정적 어감이 강하다는 이유에서 교포나 교민이라는 말을 가급적 지양하려는 흐름이 있다. 재미교포 대신에 재미동포 나 재미한인을 사용한다든지 교민회 대신 한인회를 사용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교포 대신 동포를 사용하는 현상은 1999년 재외동포법이 시행된 이후 뚜렷해졌다. 그러나 언어현실에서는 교포와 동포가 여전히 뒤섞여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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