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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한 영토에서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국가와 나라의 어감의 차이는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1. 10. 1. 04:40
초기 인류는 집단에 속함으로써 고립된 개인의 나약함을 극복하였고 그 결과 맹수의 습격과 혹독한 자연재해로부터 살아남았을뿐 아니라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을 제어하는 질서와 규범을 세울 수 있었다. 집단은 초기에 씨족사회와 같은 혈연 중심 공동체의 성격을 띠었다가 점차 규모가 커지면서 부족사회로 확대되었고 더 나아가 법과 제도를 갖춘 국가로 발전하였다. 국가란 매우 복잡다기한 구조물이지만 일정한 영토를 소유하고 외부의 지배로부터 독립하며 그 관할 내에 있는 모든 개인과 집단에 대하여 법률을 제정하고 집행하는 정치기구를 지닌 인간 집단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국가는 흔히 나라라고도 하는데 근본적 개념 차이는 없다. 실제 언어생활에서는 두 단어는 구별없이 사용될 때가 많다.
나라는 사람들이 모여 일정한 주권을 가지고 스스로 삶을 영위해 가는 일정한 범위의 땅이라는 뜻풀이에서 보듯 일정한 범위의 땅이라는데 의미의 초점이 놓인다. 그에 비해 국가는 정치적 공동체로서 집단고 조직이라는 점에 의미의 초점이 놓인다. 곧 나라는 감각이나 감성으로 포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상을 뜻하는 어감이 강하고, 국가는 관념으로 접근할 수 있는 추상적 대상을 가리키는 어감이 강하다. 따라서 일본은 우리에게 공간적으로는 가까워도 심리적으로는 먼 나라일 수 있지만, 가깝고도 먼 국가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 또 나라를 뺴앗긴 백성은 자연스럽지만 국가를 빼앗긴 백성이 부자연스러운 이유이다. 나라는 구체적 대상으로 땅이므로 물건처럼 빼앗길 수도 되찾을 수도 있지만, 국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 대상이므로 그렇게 하기 어렵다
국가는 다른 단어와 어울려 숙어나 개념어를 만드는 특성이 강하나 나라는 그러하지 못하다. 군주국가와 민주국가는 되지만 군주나라와 민주나라는 안된다
한편 나라는 일부명사나 관형격조사 의 다음에 쓰여, 그 사물이 존재하는 세계나 세상을 가리킬 수 있으나 국가는 그럴 수 없다. 달나라나 하늘나라는 달이나 하늘에 있는 국가가 아니라, 그곳에 있다고 믿어지거나 상상되는 세상을 가리킨다 여기에 동화의 나라와 모험의 나라도 동일한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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