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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세 이전에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남성 누드는 어떤 작품과 내용이 있나
    아들을 위한 인문학/미술 2021. 8. 23. 04:33

    제우스와 가니메데스

    올림포스의 신들은 여신뿐 아니라 남신들도 각자의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전쟁의 신 아레스, 태양의 신 아폴로 그리고 신들의 왕인 제우스 등 대부분의 신들은 초월적 능력만큼 훌륭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가 정신만큼 육체를 중요시했던 문화이다 보니 인간을 초월하는 신은 분명 훌륭한 육체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특히 아름다운 외모 때문에 제우스에게 선택을 받은 남성도 있었다. 트로이의 미소년, 가니메데스이다.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에 따르면 가니메데스는 필멸의 인간들 중 가장 아름다운 남자였다고 한다. 그 아름다움에 반해서 제우스가 독수리를 시켜서 올림포스산으로 납치를 한다. 그것으로 제우스와 가르메데스는 동성 간의 사랑 역시 인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플라톤은 향연에서 성인 남성과 소년 간에 덕을 키워주는 에로스를 좋은 에로스로 평가하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시민인 남성과 소년이 마치 멘토와 멘티처럼 가르치고 배우며 이루는 사랑 즉 에로스를 긍정했고, 이러한 에로스를 통해 희생과 단결 등 강한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봤다

     

    원반 던지는 사람

    고대 그리스에서 신체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점은 당시의 교육시설인 Gymnssion이 발달한 점에서 알 수 있다. 일종의 종합운동시설이자 교육의 장인 이곳에서는 체조, 권투, 씨름 등 다양한 운동이 펼쳐졌다. 이렇듯 몸을 단련시킨 것은 시민이 전쟁터의 군인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균형잡힌 육체와 건전한 정신은 함께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도 문무를 겸해야 한다는 생각이 옛 시대에 있었던 것과 같다. 이러한 생각은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이 모였던 올림피아 제전으로 이어졌다. 그들은 기원전 776년부터 4년에 한번씩 열렸는데 각 도시국가의 대표들이 모여 제우스에게 제사를 지내고, 육상,원반던지기,투창던지기,전차경주 등을 했다. 로마제국 시기 모작으로 남아있는 미론의 <원반 던지는 사람>을 보면, 원반을 멀리 던지기 위해 강하게 온몸의 힘을 응축시키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선수들은 누드로 경기에 참가하였는데 이것은 올림피아 제전의 경기 복장 규정에 따라 실 오라기도 걸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주로 여름에 열렸으니 날씨가 따뜻하기도 했지만 어쩌면 부정행위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보기도 한다. 게다가 건강한 남성의 신체를 중시하고 그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던 시대였기에 당시에는 이상하지 않았다. 이는 종합운동시설에서도 운동할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이들의 누드는 외설적이거나 성적인 욕망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인간의 육체에 대한 표현을 부정적으로 생각한 것은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가 되고 유럽이 중세로 접어들면서부터였다

     

    쿠로스와 코레

    고대 그리스에서 여성보다 남성의 누드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기원전 7세기 전후부터 등장한 아르카익 양식의 조각상 쿠로스와 코레에서 드러난다. 쿠로스는 남성, 코레는 여성 조각상을 부르는 명칭으로 초기 고대 그리스 지역에서 발굴된다. 주로 경직되어 있는 입상 모양인데, 쿠로스의 경우 왼발을 앞으로 내고 팔을 몸통에 붙이고 서있는 자세로 표현되고, 코레는 두꺼운 옷을 입어 원통형의 몸을 가리지만 손의 동세는 쿠로스보다는 다양하다. 쿠로스와 코레의 얼굴 역시 도식화되어 개인의 개성이 드러나진 않는다. 게다가 신전 근처에서 많이 보인다는 점에서 제의를 위하여 설치되고 제물을 들고 있던 조각상일 것으로 추정한다. 고대 이집트의 조각상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당시 앞서 있던 이집트의 문화를 지중해 문화를 통해 받아들인 그리스가 자기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한편 쿠로스는 누드로 표현되어 있다는 점에서 여자 코레와 차이가 있다

     

    벨베데레의 아폴론

    고전기의 남성 조각 중 가장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벨베데레의 아폴론>의 경우에도 균형 잡힌 신체를 뽐낸다. 현재 바티칸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이 작품 역시 기원전 330년경 레오카레스라는 조각가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조각을, 로마 때에 복제한 대리석 작품이다. 태양의 신인 아폴론이 사냥을 나가는 듯 왼손에 활을 들고 있는 자세인데, 활은 현재는 부러져서 손으로 쥐고 있는 부분만 남아있지만 등에 화살통을 들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유추 가능하다. 이 조각에서는 신화 속 아폴론에 어울리는 균형 잡힌 신체와 그에 걸맞은 고귀한 움직임이 드러난다. 그리고 고대의 미감이 잘 드러나 그리스의 청동조각은 로마에까지 이어져 복제되었다. 당시 로마제국의 귀족들은 고대 그리스의 훌륭한 조각들을 복제하고 이를 조상의 초상조각과 함께 저택과 정원에 전시했는데, 이는 자신의 부와 문화적 소양을 과시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남성 신체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자 하는 욕망 역시 계속되었다. 한편 <밀로의 비너스>는 하반신 정도라도 천을 걸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미셸 푸코

    최근 들어 아름다움에 대한 편견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프랑스 철학자 푸코는 고대 그리스에서 이루어졌던 남성 간의 에로스에 다시금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고,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의 차이가 사회적 편견에서부터 나왔다는 연구들도 있다. 외모를 가꾸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여성 역시 여성스러워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고 있다. 아름다움에 대한 의식의 변화가 일상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또한 게이나 레즈비언처럼 성 소수자의 사랑도 보편적으로 인정하는 사회로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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