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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숙한 우월감의 소산인 거만과 오만과 교만의 어감의 차이는아들을 위한 인문학/우리말 어감 2021. 8. 20. 04:02
거만,오만,교만은 모두 우월감의 소산이라는 점에서 닮아있다. 자신이 남보다 잘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콧대가 높아지고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또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부와 명예를 거머쥐게 되면 쉬이 자아도취에 사로잡힌다. 세상이 발아래로 보이거나 우주가 자기를 중심으로 도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그럴 때 어김없이 거만이나 오만, 교만 같은 징후가 나타난다. 거만은 셋 중 가장 겉으로 잘 드러난다. 거만은 표정이나 몸짓 등에서 쉽게 읽을 수 있다. 젠체하면서 어깨에 힘을 주거나 턱을 들고 상대를 내려다본다. 가만한 사람은 자기보다 못하다 생각되는 사람 앞에서는 의기 양양하여 거드름을 피우지만 자기보다 낫다 여겨지는 사람 앞에서는 이내 주눅이 들어 꼬리를 내린다. 거만이 겉으로 드러난 행동에 강조점이 있다면 오만은 행동할 때의 심리적 태도에 초점이 있다. 곧 아집과 독선 등이 마음 속에서 자리 잡고 있는 상태나 그런 심리가 행동으로 표출된 것을 가리킨다. 오만한 사람은 남의 말을 잘 듣지 않고 자기 생각만 고집하며 지나친 자기 확신에 빠지곤 한다. 좀처럼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며 생각이 경직되어 외골수로 치닫기 일쑤다. 오만함에 대한 판단은 즉각적으로 이루어지기보다 일정 시간 관찰의 결과로 이루어진다. 교만은 오만보다도 더욱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거만하거나 오만하지 않아도 교만할 수 있고, 겉으로는 겸손해도 속으로는 교만할 수 있다. 거만이나 오만은 외부로 드러난 행동으로 판단이 가능하지만, 교만은 내면을 들여다 보아야만 판단이 가능하다. 사람은 자기의 부족함을 미처 깨닫지 못할 때 교만해지기 쉽다. 절대자의 시선으로 보면 나약하고 결함투성이일 수밖에 없는 인간은 자신의 부족함을 겸허하게 인정할 줄 알아야 교만을 벗을 수 있다. 성공가도를 달릴 때에는 승리감에 취해 있다가 실패의 늪에 빠졌을 때 비로소 내가 너무 교만했었구나하고 통탄하게 된다. 한편 영국 작가 제인 오스틴의 소설 <Pride and Prejudice>는 오만과 편견으로 해석되는데 영어에서는 Pride는 오만과 자만심뿐 아니라 우월감, 긍지, 자부심 등을 뜻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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