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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에 있는 유대인 박물관은 유대인의 아픔을 기억하기 위해 어떻게 건축했는지아들을 위한 인문학/건축 2021. 8. 4. 03:15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는 많은 도시에 유대인박물관이 세워진다. 그중에서 가장 독특하고 인상적인 박물관은 독일 베를린에 있는 유대인박물관이다. 유대인박물관은 1933년에 설립되었으나 나치에 의해 1938년 폐쇄되었다. 1989년 국제 현상공모가 개최되어 다니엘 리베스킨트의 설계안이 당선된다. 1999년에 완성되었다가 별다른 전시품없이 개장되어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다가 2001년에 정식으로 개관했다. 다니엘 리벤스킨트 역시 유대인 건축가이다. 그는 1946년 폴란드에서 태어났지만 1957년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음악을 전공하려고 미국으로 유학을 갔으나 미국에서 미술 공부에 전념하다 쿠퍼유니언 대학으로 가서 결국 건축을 하게 된다. 한때 그는 해체주의라고 하는 급진적인 경향의 건축을 추구했다. 러시아의 구성주의 건축가들의 드로잉을 연상시키는 그의 드로잉은 그 당시 자하 하디드의 건축처럼 현실에서 구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그는 독일 베를린 유대인박물관을 통해 명성을 얻게 되고 그의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건축은 홀로코스트라는 주제를 감당하기에 적당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독일 외에도 덴마크 등 여러곳에 유대인박물관을 설계했다. 아연과 티타늄으로 둘러싸인 유대인박물관의 표면에는 사선으로 그어진 선들이 손톱에 할퀴어진 상처처럼 도드라지게 보인다. 건물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창문이 없고 어디로들어가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입구도 창문이 없는 터라 내부의 공간도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것은 건축이 아니라 어떤 상징이며 하나의 조형물로 존재할 뿐이다
사람의 눈높이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건물로 긴 막대기를 마구 늘어놓은 듯 어지럽게 펼쳐져 있다. 철갑을 두른 듯한 외관에는 표정도 없고 몸짓도 없다. 다만 뚜렷한 의도가 읽히지 않고 특별한 패턴도 읽히지 않는 사선으로 그어진 상처만이 있을 뿐이다. 유대인발물관은 추상회회처럼 구체적인 설명은 없으나 어떤 강력한 메시지를 전해준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더욱 혼란스럽다. 우리에게 익숙한 동서남북의 방향성이 여기에는 없다. 그리고 빛도 없다. 육체의 혼란과 정신의 혼란을 겪으며 들어가면 24m 높이의 높고 좁은 공간으로 들어가거나 납작한 철로 만들어진 가면이 깔린 길을 걸어가게 된다. 이 가면들은 사람이 밟으면 비명과도 같은 요란한 소리를 낸다. 그 소음을 들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모든 것은 혼란스럽게 만들고 난감하게 만드는 유대인박물관은 생각없이 남을 고려하지 않고 타인의 고통을 배려하지 않았던, 과거에 인류가 저질렀던 죄악에 대한 강력한 건축적인 기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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