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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단단한 아시아의 별인 싱가포르에 대해서아들을 위한 인문학/경제 2026. 3. 31. 01:29



싱가포르는 인구 570만명에 불과한 도시국가가 세계 자본주의의 빛나는 진주로 성장했다. 과거 베네치아가 이탈리아반도를 넘어 지중해를 아우르고 북해까지 진출했듯이 싱가포르도 동남아시아를 초월해 세계를 대상으로 발전하는 전략을 보여왔다. 유사점으로 베네치아가 육지와 바다 사이 석호의 질퍽한 지대 위에 인간의 줄기찬 노력으로 세워졌듯이, 싱가포르 또한 말레이반도 끝 작은 섬 위에 인간의 강력한 의지로 들어선 도시국가다. 1965년 독립할 때의 싱가포르 영토는 580㎢였지만 바다를 메워 면적을 720㎢까지 확장했다. 싱가포르는 2030년까지 추가로 56㎢의 영토를 더 확보할 계획이다. 싱가포르는 현대 자본주의 시대에 처음으로 열대지역에 등장한 선진국이다. 이런 점에서 21세기 싱가포르는 중세 베네치아의 도시국가 모델을 재현하는 것은 물론, 더운 기후에서 인류 최초로 풍요로운 삶의 시대를 열었던 바빌로니아제국의 부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싱가포르는 산유국 카타르나 유럽의 소국 룩셈부르크 등과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소득수준을 자랑한다. 2019년 기준 명목소득은 6만 달러를 넘어섰으며 구매력평가지수는 10만 달러 이상이다. 소득수준을 넘어 국민의 생활수준까지 평가하는 국제연합의 인간개발지수에서도 싱가포르는 세계 8위다. 세계경제포럼은 2004년부터 세계경쟁력보고서를 발표해 경제적 풍요를 창출할 수 있는 국가의 능력을 비교해왔다. 여기서도 싱가포르는 계속해서 상위권에 머물러왔으며 2019년에는 1위를 차지했다. 국제연합의 인간개발지수가 복지를 강조한다면 세계경제포럼의 세계경제력보고서는 제도나 정책, 사회적 기반 등을 산업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볼 수 있다.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측정하는 기타 다양한 지수에서도 싱가포르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싱가포르는 영국의 전통을 이어받아 독립된 사법부가 법을 집행하는 한편, 낮은 세금과 최소한의 규제로 자유로운 사업환경을 선사하고, 국제적으로 활짝 열린 시장 개방성을 자랑한다. 정부가 경제에 개입하는 일을 자제함으로써 기업의 창의력과 에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정치는 1965년 독립한 이후 보수적 권위주의 체제가 일관되게 계속되고 있다. 실제 싱가포르는 영국 식민지였던 1959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인민행동당이 집권 중이다. 국부 리콴유는 1991년 고촉통에게 총리직을 넘겨줬지만 2004년 리콴유의 아들 리셴룽이 다시 총리를 맡아 권력 세습을 실현했다. 싱가포르는 정치적 권위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를 조합한 나라로 인식된다


싱가포르투자청 
싱가포르는 원래 영국 동인도주식회사의 토머스 래플스가 1819년 세운 무역기지였다. 당시 동남아시아 무역의 주요 항구였던 리아우나 자카르타 등과 경쟁하기 위해 싱가포르는 자유무역항으로 출범했다. 시장의 개방성을 앞세운 전략은 1965년 독립 후에도 지속되어 외국기업의 수가 165개에서 1976년에는 3739개로 대폭 증가했다. 시장 개방성 뒤에서 경제를 치밀하게 관리하고 국부를 직접 경영한 것은 국가였다. 싱가포르투자청은 1981년 국부펀드를 출범시켜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세계경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폈다. 대략 4400억달러 자산을 보유한 것을 평가되지만 정확한 액수는 기밀이다. 싱가포르투자청이 싱가포르의 외환보유고를 관리하는 중앙은행 산하의 투자기관이라면 테마색은 정부의 전략적 투자를 총괄하는 공공 부문의 총괄 기관이다. 전력의 셈코프 파워, 통신의 싱텔, 항공의 싱가포르 항공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테마섹의 자산 규모는 2천억달러를 넘는다. 싱가포르 국가자본주의의 특징은 두가지다. 첫째는 테마섹이라는 지주회사를 통해 다양한 공기업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전략적으로 운영한다는 사실이다. 둘째는 공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도록 장려한다는 점이다. 한국이 재벌를 낳았다면 싱가포르는 국가가 세계시장을 무대로 활동하는 국부펀드 자본주의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싱가포르는 국가가 주택을 지어 저렴한 가격에 국민에게 제공하는 주택 사회주의의 나라다. 싱가포르의 국민이라면 80% 이상이 정부의 주택개발청이 분양한 아파트에 거주한다. 이들 가운데 80% 이상이 99년 임대권이라는 안정적인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국토가 협소한 탓에 수백만명의 국민에게 안정적으로 주택을 제공하는 것은 식민시대부터지속된 정부의 중요한 의무였다. 1960년대 초 설립된 주택개발청은 대형 화재로 살 곳을 잃은 이재민에게 작은 임시 주택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출범했지만 점차 전 국민을 위한 주택 복지 해결사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주택 개발을 위한 토지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웠는데 최소한의 보상만으로 강력하게 토지 국유화를 추진하였다. 또 다른 관문은 국민이 주택을 구매할 수 있도록 재정장치를 마련하는 일이었다. 싱가포르는 1955년부터 연금을 관리하는 중앙저축기금에 전 국민이 가입하도록 의무화했다. 주택건설과 분양을 국가가 담당하는 만큼 1가구 1주택의 원칙을 세웠다. 싱가포르는 주택 사회주의를 실천하는 신자유주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싱가포르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원칙을 실용적으로 혼합한 삶의 방식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다. 한편 싱가포르는 정기적인 선거를 치르면서도 인민행동당이라는 단일한 정당이 독립 이후 계속 정권을 잡아왔다. 민주적 독재라고 부르는 싱가포르 정치는 정책의 추진력과 지속성을 유지하면서도 문제가 생기거나 반대 여론이 거세지면 정부가 양보하거나 민감하게 반응한다. 완전한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나 야당의 존재가 상당한 비판 기능을 보장한다. 게다가 싱가포르는 유교 전통의 청백리 모델을 현대국가에 적용했다. 뛰어난 인재를 세계명문대학에 국비로 유학시킨 뒤 관료로 채용해 높은 소득을 보장하되 부패와 관련해서는 엄격하게 처벌받는다. 민주주의의 형식적 틀과 강한 정부를 조화시키며 전통적 관료제를 현대에 맞게 조절함으로써 싱가포르가 경제적 부를 일구고 있다




싱가포르 주변의 말레이반도와 제도가 이슬람이 지배하는 녹색 바다라면 중국계 이민자들의 나라 싱가포르는 붉은 점에 불과하다. 녹색이 이슬람의 색이라면 붉은색은 중국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인구 3200만명과 인도네시아 인구 2.7억명을 더하면 3억명에 가깝지만 싱가포르는 570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국가 규모의 차이뿐 아니라 문화나 종교적 이질성 때문에 싱가포르는 항상 위협에 노출되어 있었다. 그래서 민주적 독재가 생겨난 것일 수 있다. 싱가포르는 국방이 최우선으로 하여 GNP의 3%이상을 국방에 투자하고 국민 징병제를 시행한다. 영토가 워낙 작아 군사훈련은 타이완이나 보르네오섬 등 해외로 나가 실시해야 할 정도다. 인구는 중국계가 75%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원주민이라고 할 수 있는 말레이계가 13% 인도계가 9%다. 싱가포르만 따지면 중국계 나라이지만 주변의 녹색 바다를 감안하면 말레이계의 세상이다. 다수인 중국계가 말레이계를 무시할 수 없는 구조다. 중국 대 말레이라는 대립구도를 완화해주는 완충제 역할을 인도계가 담당한다. 싱가포르는 생존을 위해 중국계의 나라가 아닌 다인종 국가임을 선포했다. 국어선택에서도 다수결로 하면 중국어지만 싱가포르는 식민제국의 언어인 영어를 공용어로 선택했다. 그리고 겸해서 중국어 말레이어 인도어 등 제 2언어도 교육받는다. 인도도 마찬가지로 공용어를 영어를 사용한다. 싱가포르의 교육수준은 세계 최고로 시민들은 영어를 가장 잘하는 민족으로 부상했고 싱가포르 국가 정체성의 핵심이 되었다. 한편 싱가포르는 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시간대에 있어 금융 허브로도 성장할 수 있었다. 동아시아의 도쿄나 홍콩 시장을 유럽의 프랑크푸르트와 런던시장에 연결해주는 역할을 담당해온 것이다. 최근 중국의 홍콩에 대한 통제 강화는 싱가포르가국제 금융 허브로 도약하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싱가포르는 금융의 발전과 함께 제조업도 건실하게 유지하고 있다. 홍콩이 제조업 비중이 1%이하인데 비해 싱가포르는 국내총생산의 19% 즉 1/5을 제조업이 담당한다. 싱가포르의 정치제도도 인민행동당이 63년을 집권하면서 리콴유 고촉통 리셴룽의 3명의 통치자가 안정적으로 다스렸다. 도시국가인 싱가포르가 엘리트의 철권통치와 청렴성 유지, 시민의 일관된 지지를 받아 아시아의 작지만 커다란 국가로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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