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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화도 무신정권의 식량해결 / 베네치아도시 형성 계기 / 인디언 기우제
    아들을 위한 인문학/수문학 2025. 9. 4. 02:37

     

    작은 논은 삿갓배미라고 하는데 논을 세는 단위인 배미를 붙여 논이 삿갓만큼 작다는 의미로 쓰인다. 손바닥만 한 땅도 농지로 만들었던 조상들의 억척스러운 팍팍한 삶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찔한 산비탈에도 논을 붙일 정도로 땅 한평이 간절했던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곳이 있었다. 바로 밀물과 썰물에 따라 바다도 되고 육지도 되는 갯벌이었다 갯벌을 메꿔 땅으로 만드는 간척 사업이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역사는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간척 사업의 시작은 전쟁과 닿아 있다. 고려시대 몽골과의 전쟁이 끝난 뒤 무신정권은 수도를 개경에서 강화도로 옮겼다. 기마병 중심의 몽골군을 방어하는데는 육지보다 섬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화도에 인구가 늘어나면서 식량이 부족해진 것이다. 이때 쌀을 생산할 땅으로 눈에 띈 것이 바로 강화도에 있는 갯벌이었다. 당시 갯벌을 메꿔 농지로 만드는 것은 대규모 토목공사 없이도 비교적 쉽게 농지를 얻는 방법이었다. 더욱이 이렇게 만든 논밭에서는 생산량이 2배에 이르렀다고 기록되어 있다. 간척을 통해 농지를 만드는 일은 조선시대에 들어서면서 서해안과 남해안으로 확대되었다. 요즘에도 새만금을 비롯해 영종도, 송도, 청라 등은 모두 예전에 바다였지만 간척사업을 통해 육지로 바뀐 곳이다

    우리가 이민족 침입이라는 아픈 역사로 간척을 시작했던 것처럼 이민족 침입으로 뭍에서 내몰려 갯벌의 삶의 터전을 꾸린 사람들도 있다. 그 도시가 이탈리아 베네치아다. 이들도 훈족을 피해 당시 갯벌과 습지였던 베네치아로 쫓겨간다. 베네치아는 갯벌과 습지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건물을 짓는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물렁물렁한 갯벌에 나무 말뚝을 박아 기초를 다지고 그 위에 건물을 짓는 것이었다. 사람 힘으로 말뚝을 깊게 박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선택한 대안은 많이 박는 것이었다.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건물인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을 짓는 데 110만개 이상의 나무 말뚝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기초를 다지는 데만 22개월이 걸렸다. 지금 150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바다로 내몰릴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에 기후변화로 해수면 상승이 더해지면서 배네치아 해수면은 도시를 처음 건설했을 때보다 1.8m나 높아졌다고 한다. 지반침하를 가속화했던 지하수 사용도 금지했지만 베네치아는 지금도 매년 1-4mm씩 가라앉고 있다. 침수를 막기 위해 8조원을 들여 가동 둑도 만들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했다. 이민족 침입을 막아주는 자연의 해자 역할을 하고 먹거리와 삶의 터전을 내어주던 그 바다가 이제는 위협적인 존재로 변했다

    기우제

    조선의 3대 왕 태종은 오랜 가뭄으로 백성들의 삶이 도탄에 빠지고 역병마저 창궐한다는 말을 듣고 궁궐 후원에 단을 쌓고는 기우제를 지냈다. 이는 용의 눈물에 나오는 명장면으로 나온다. 임금은 하늘이 내리고 비는 하늘이 관장한다고 믿었기에 자연재해는 모두 통치권자가 부덕한 탓이라고 생각했다. 기우제는 하늘이 감복하도록 정성을 다해 지내야 한다. 한편 한번 시작하면 비가 올 때까지 지내는 기우제를 인디언 기우제라고도 한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무슨 일이든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표현이 있다. 물이 증발해 구름이 되고 구름이 비가 되는 기상 현상이다. 그런데 기우제의 허구성을 비판한 성악설의 순자가 있다. 그는 하늘과 인간의 별개의 존재이고 자연은 그저 자연의 법칙에 따라 움직일 뿐이기 때문에 인간이 하늘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늘이 세상을 움직인다고 믿었던 시기에 이치를 분명하게 꿰뚫어 본 학자다. 그리고 인공강우는 구름씨앗이라고 부르는 물질을 구름 속에 뿌려 수증기를 물방울로 응결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구름은 머리카락 굵기 1/4정도의 아주 작은 수증기로 이루어져 있는데 2mm정도의 빗방울이 되려면 구름 입자 수백만 개가 모여야 한다. 구름씨앗을 뿌려주면 이 물질이 응결핵이 되어 구름 속에 있는 수증기를 쉽게 물방울로 만들어준다. 한편 인간이 가진 기술은 구름에서 비를 만드는 기술이지 구름을 만드는 기술은 없다. 그뿐 아니라 인공강우로 특정지역에 비를 내리면 원래 비가 내릴 지역은 비가 오지 않기 때문에 지역 간 또는 국가 간 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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