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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관련한 살수대첩의 수공과 아전인수, 국제 물분쟁에 대해서아들을 위한 인문학/수문학 2025. 6. 26. 02:56
이순신의 한산도대첩, 을지문덕의 살수대첩, 그리고 강감찬의 귀주대첩을 한국사의 3대 대첩이라고 부른다. 대승한 전투는 물과 관련되어 있다. 3대 대첩이 수공으로 알려졌는데 수공은 전쟁에서 물을 이용해 적을 공격하는 것을 말하는데 보를 이용해 물을 막았다가 적들이 건널 때 보를 터뜨려 수장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막상 실행하기에는 쉽지 않은 일이다. 먼저 물을 가두기 위해서는 보를 만들어야 하는데, 살수대첩이 있었던 고구려 시대의 토목 기술로는 충분한 양의 물을 가둘 보를 단기간에 축조하기가 쉽지 않았다. 단기간에 축조했다고 하더라도 적절한 타이밍에 물을 한꺼번에 흘려보내기 위해서는 보를 순식간에 무너뜨려야 하는데 폭파기술이 없었던 당시에는 이 역시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수공에 성공하려면 도하작전은 적의 공격에 직접 노출되는 위험 때문에 신속함이 중요하고 적들이 강 가운데에서 일정 시간 동안 머물러 있어야 한다. 사실 이 전쟁을 언급한 우리나라와 중국의 사서에는 보를 무너뜨려 수공을 했다는 기록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오로지 우리나라 근대의 기록인 신채호의 조선상고사에만 두 대첩을 수공으로 기록하고 있다.
평화의 댐 1986년 우리나라 정부는 북한이 북한강 상류에 금강산댐 건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그 댐의 목적은 수공 작전을 통해 서울을 물바다로 만드는 것이라고 발표한다. 당시 정부는 금강산댐의 저수량이 최대 200억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이 댐이 붕괴되다면 12시간 만에 수도권이 완전히 수몰되어 63빌딩의 중턱까지 물이 차오를 수 했다. 이에 대응해 평화의 댐을 위한 전 국민 모금운동이 번졌다. 순식간에 700억원의 성금이 모였고 여기에 국고 867억원을 더해 1567억원을 들여 1987년 2월 강원도 화천군에 평화의 댐이 착공했다. 착공 2년만인 1898년에 높이 80m의 댐이 완공되었다. 그러나 그 금강산댐은 정국 불안 조성을 목적으로 추진되었으며 서울 물바다의 시나라오는 과장되었다는 내용의 감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북한의 금강산댐 건설 계획과 그 댐이 우리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사기극과 달리 평화의 댐은 홍수 조절 기능을 해냈다 1996년, 1999년 여름철 폭우가 있었을 때에는 평화의 댐 저류를 통해 하류에 있는 화천댐의 범람을 막아냈다. 2002년에는 금강산댐에서 엄청난 양의 토사와 흙탕물이 쏟아져 들어와 평화의 댐이 범람 위기까지 겪었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증축 공사를 시작해 2005년 10월에 지금의 높이 125m 댐이 완성되었다.
아전인수는 내 논에 물대기라는 뜻을 가진 사자성어이다. 도량으로 흘러가는 물을 내 논으로 끌어온다는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어떤 일을 자기에게만 유리하게 하는 경우 쓰는 말이다. 논을 의미하는 논답이 쓰여야 하지만 밭을 의미하는 밭 전이 사용되었다. 중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는 한자에 언어 기원을 두고 있지만 나라에 따라 일부 한자는 의미가 다르게 쓰이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 논농사가 위주였던 일본에서는 밭 전이 논을 의미하여 중국의 밭전의 의미와 다르다. 우리나라는 중국처럼 밭을 의미하는 밭전과 논을 의미하는 논답이라는 새로운 한자를 만들었다. 논답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한자다. 아전인수는 일본에서 유래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내논에 물을 댄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에 긍정적 상황보다는 부정적 상황에 주로 쓰인다. 주로 이기적인 모습으로 비추지만 우리 속담과 연결해 보면 좋은 의미가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속담 중에 세상에서 가장 보기 좋은 것이 내 논에 물 들어가는 것과 내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이다라는 표현이 있다. 도랑의 물을 내 논으로 끌어온다는 것은 논 주인으로서는 좋은 일이지만 주변 논 주인 입장에서는 자기 잇속만 챙기는 이기적인 모습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아전인수는 이웃 간에 갈등을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윗논 주인과 아랫논 주인의 물꼬 논쟁이 심지어 마을간의 싸움으로 번지면서 철천지원수로 만들었다. 이것은 더 나아가 국가간의 국제분쟁으로 비하되기도 했다. 국가간 물 분쟁은 주로 물이 부족한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이지만 하나의 하천을 여러나라가 공유하는 지역에서는 예외없이 갈등이 존재한다. 특히 요르단강 유역이 물 부족에 정치적 대립까지 더해지고 있다. 이 강을 두고 이스라엘을 비롯한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 간의 팽팽한 대립은 결국 전쟁으로 이어져 1967년 6월 일명 6일 전쟁이라고 불리는 3차 중동전쟁이 일어났다. 시리아가 요르단강 상류에 댐을 건설하려 한 것이 원인이었다. 댐의 하류에 있는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댐이 건설하면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으로 댐을 폭파한다. 이 전쟁에서 승리한 이스라엘은 갈릴리 호수로 흘러드는 물의 발원지인 골란고원을 강제로 점령한 후 지금까지 시리아에게 돌려주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의 식수원인 갈릴리 호수의 발원지를 적대국인 시리아에 맡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아프리카에서도 나일강에 대해서 이집트를 비롯해 에티오피아, 수단, 케냐 등의 사막국가에 나일강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나일강 상류에 있는 아프리카 최대 호수인 빅토리아 호수가 최근 수위가 급격히 줄어들고 수질이 나빠지면서 나일강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그뿐 아니라 나일강의 또다른 상류에 있는 에티오피아는 2011년부터 대규모 댐을 건설하고 있다. 이 댐이 준공되면 아프리카에서 가장 크고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큰 수력발전소가 된다. 하지만 댐이 물을 저장하기 시작하면 하류에 있는 수단, 이집트가 겪어야 할 물 부족은 뻔하다. 이 때문에 이집트는 물 부족이 발생할 경우 군사행동도 불사하겠다고 이미 선포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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