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약에 대해, 우물가는 낭만 장소, 연못의 의미, BOD 의미아들을 위한 인문학/수문학 2025. 11. 25. 01:07




< 사약에 대해 >
사약은 마시면 죽는 독약이기는 해도 임금이 내리는 약이었기 때문에 아무나 받을 수 없었다. 어느 정도의 사회적 지위가 있어야만 가능했다. 사약에서 사는 죽을 사가 아니라 줄 사로 쓰인다. 임금이 하사하는 약이라는 의미에서다. 사약은 명망있는 선비나 궁궐 내 왕의 친인척들이다. 사약은 그들에게 임금이 내리는 마지막 배려인 셈이다. 따라서 사약을 받은 사람은 왕의 처소를 향해 네 번 큰절을 올리고서 마시는 것이 관행이었다. 사약은 궁중 의약을 만드는 내의원이 철저한 보안 속에 제조하고 관리했기에 사약에 관한 레시피는 남아 있지 않다. 다만 독성이 강한 비상, 부자, 천남성과 같은 재료를 섞어서 제조했을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조선시대 독살설이 떠도는 임금은 문종, 단종, 연산군 정조 등을 비롯해 10명이 넘는다. 임금은 독살의 두려움에 있어 수라상 옆에 항상 음식을 미리 먹어보는 기미상궁을 두었다. 사약을 귀양지에 여러 날을 운반해 가는 동안 사약이 상해 약효가 떨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통치 않은 약효 때문에 죄인이 사약을 마시고도 죽지 않는 경우가 있다. 송시열과 조광조도 여러 사발의 사약을 마시고 죽었다. 한편 독살은 다른 방법에 비해 은밀하게 죽일 수 있었고 사망 원인을 명확하게 밝혀낼 수 없었다. 독을 검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서양에서도 나폴레옹과 모차르트도 독살설이 제기되는 인물이다. 죄인을 죽이는 방법은 목을 베는 참수형과 목을 매다는 교수형이 간단했는데 사약을 쓰는 이유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몸은 머리카락도 함부로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래서 신체를 깨끗하게 죽게 하는 방법이었다. 또한 공개적인 처형을 아니라 특권층에 대한 배려로 한다

김홍도 우물가 


< 우물가는 낭만의 장소인가 >
조선시대 화가 김홍도의 풍속화첩 중에 우물가라는 그림이 있다. 그림의 배경은 우물가이고 한량으로 보이는 한 사내가 갓을 벗고 앞섶을 풀어헤친 채 여인들에게서 물을 얻어 마시고 있다. 물을 얻어 마시는 사내의 응흉한 눈빛은 여인들을 향한다. 사내의 이런 민망한 행동에 젊은 두 여인은 두레박으로 물을 떠주면서도 눈길을 돌려 애써 외면한다. 사내 뒤에서 이 모습을 못마땅하다는 듯이 눈을 흘기고 있는 나이 든 여인의 모습이 대비를 이룬다. 우물가는 여인들의 공간이었다. 남자가 우물가를 찾는 경우는 흔치 않았기 때문에 물 한 바가지를 주고 받은 인연으로 사랑이 싹텄다. 때로는 그 사랑이 역사의 한 장면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고려 태조 왕건과 장화황후 오씨, 조선 태조 이성계와 신덕왕후 강씨는 모두 우물가에서 물 한 바가지의 인연으로 맺어진 사랑이다. 두 여인은 물이 담긴 바가지에 나뭇잎을 띄워서 건네는데 나뭇잎을 왜 띄웠냐고 물으니 물을 급히 마시면 체하실까 싶어 나뭇잎을 불어가며 천천히 드시라고 띄운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여자의 입장에서 우물가는 물을 긷고 빨래하고 설거지하는 고단한 삶의 눌어붙은 곳이다. 김홍도의 우물가에서 아낙네가 이고 있는 물동이는 18리터 정도로 18kg로 옹기무게와 함께 하면 20kg은 된다. 사무실 생수통 무게가 20kg정도다. 이는 하루 한 사람의 양이고 7명이 가족이 살았다면 140리터로 물 일곱 동이는 족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허드렛일은 여자의 몫이었다. 그러다가 1970년대 상수도가 보급되면서 많이 줄어들었다. 우리나라 상수도 보급률은 99.4%이다. 케냐 소말리아 등은 여전히 먼 길을 물을 긷기 위해 가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가뭄이 들면 더 멀리 걸어서 물을 길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연못은 하늘과 통하는 곳 


< 연못의 의미 >
선녀와 나뭇꾼과 금도끼 은도끼가 대표적인 전래동화다. 이 동화는 모두 연못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래동화 중에는 숲속, 연못을 공간적 배경으로 하는 것이 많다. 동화 속에서 연못은 신비한 존재이다. 하늘 나라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하기도 하고 산신령이 살기도 한다. 용으로 승천하기만을 기다리는 이무기도 연못 속에 살고 있다. 이처럼 연못은 신성한 존재를 넘어 하늘과 통하는 성스러운 연결통로로 여겼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연못에 대한 신성한 생각은 농경 사회에 뿌리를 둔다고 볼 수 있다. 인류가 농경생활을 시작하면서 물은 풍요를 결정짓는 차원을 넘어 생명의 근원이자 신성한 존재로 인정한 셈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용과 관련된 지명의 약 43%가 우리나라의 대표 곡창지대인 전라도 지방에 집중되어 있다. 용은 연못에서 나서 비를 관장한다고 믿었던 조상들의 믿음이 지명에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외에 우물과 연못은 어머니들의 소박하고 간결한 주술과도 이어진다. 어머니들은 집안에 어려운 일이 있거나 누군가 먼 길을 떠날 때면 장독이나 부뚜막 위에 정화수 한 사발을 올려놓고 기도를 올렸다. 물은 하늘과 연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더러운 것을 씻어내는 정화력 즉 부정을 물리치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이제 물은 전설과 민담을 넘어 종교의 영역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간다. 기독교의 세례, 불교의 관불, 힌두교인들의 갠지스강 목욕 의식은 모두 물의 정화력에 기원을 두고 있다. 또한 연못은 네모나게 만들고 가운데는 둥근 섬을 두는 기법이 유행한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라는 천원지방의 유교적 우주관에 근거한 것이다. 음의 기운의 지닌 땅과 양의 기운을 가진 하늘과 만나 조화를 이룬다는 음양오행과도 통했다. 연못에서 못으로 써도 되는 것을 굳이 연못이라 하는 이유는 못에는 연꽃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연꽃은 불교의 상징이라기 보다 선비들이 사랑하는 꽃이었다. 연꽃은 진흙에서 나고도 더러워지지 않은 꽃으로 군자과 같아서 선비들은 좋아했다.




< BOD의 의미 >
라면 국물을 땅 위에 버리면 부패가 일어나고 이 과정에서 해충과 악취가 발생한다. 그리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모두 분해되어 사라진다. 물이 오염물질을 분해해 정화하는 과정을 자정작용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산소가 필요하다. 미생물이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산소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오염물질 양이 많으면 필요한 산소량도 당연히 많아진다. 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량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기준량 이샹의 오염 물질은 분해되지 못하고 썩기 시작한다 이렇게 되면 물 색깔이 검게 변하고 악취가 발생하며 더 이상 생물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된다. 한편 물속의 오염 물질량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주로 사용되는 수질 항목이 바로 생화학적산소요구량 또는 BOD(biochemical oxygen demand)이다. 의미는 오염 물질이 분해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산소량이다. 단위는 물 1리터 당 소비하는 산소량을 뜻하는 mg/L 또는 피피엠으로 표시한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깨끗한 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BOD 2mg/L이하를 좋은 물이라고 정하고 있다. 그리고 10mg/L초과하면 매우 오염된 물이다. 한편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먹는 음식의 BOD는 상상 외로 높다. 라면국물, 된장국, 육개장 등의 국물을 가진 음식의 BOD는 20만mg/L를 훌쩍 넘는다. 우유, 콜라 등의 음료를 비롯해 소주, 막걸리 등의 술도 10만mg/L의 높은 값을 나타낸다. 가정하수와 비교해 보면 가정하수의 BOD는 200mg/L로 라면 국물의 BOD가 20만mg/L로 1천배 오염도가 높다. 따라서 라면 국물을 깨끗한 하천 수준인 BOD 2mg/L로 만들기 위해서는 버린 라면 국물양의 10만배의 해당하는 맑은 물이 필요하다
'아들을 위한 인문학 > 수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화도 무신정권의 식량해결 / 베네치아도시 형성 계기 / 인디언 기우제 (0) 2025.09.04 물과 관련한 살수대첩의 수공과 아전인수, 국제 물분쟁에 대해서 (1) 2025.06.26 물의 흐름이 세상을 바꾼다 (0) 2025.04.10 물과 커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 (3) 2024.09.03 물의 특성과 다양한 기능을 살펴보면 (0) 2024.05.30